페이스북 "메타버스로 포스트 구글 꿈꾼다"

이은주 기자
입력 2021.09.01 06:00
"앞으로 수 년간, 사람들이 페이스북을 메타버스 회사로 인식하기를 바란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올해 7월 29일 2분기 실적 발표를 하며 강조한 발언이다. 이는 구글과 애플을 의식한 발언으로 분석된다. 이미 이들 기업이 모바일 인터넷 생태계 규칙을 좌우하는 플랫폼을 선점한 만큼 페이스북은 다음 세대 플랫폼으로 메타버스를 주목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양방향 투자를 통해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페이스북 호라이즌 워크룸스 화면 갈무리 / 유튜브 Oculus 채널
저커버그는 당시 실적 발표에서 메타버스를 페이스북이 지향하는 미래라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메타버스를 ‘아바타' 캐릭터가 움직이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구축된 가상 현실 공간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들이 (페이스북이 개발한) 디바이스를 통해 상호 교류가 가능한 공간에 접속해서 소통하고, 일을 하거나, 러닝머신 대신에 피트니스를 할 수 있는 ‘실물감' 있는 차세대 가상공간으로 메타버스를 바라봤다. 저커버그는 더버지 인터뷰에서 "많은 사람이 메타버스를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있는 게임으로 생각하지만 저는 메타버스가 단지 게임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메타버스는 사용자가 디스플레이에 전시된 가상 공간을 보면서 경험하는 것에 그쳐선 안된다는 의미다. 가상 세계에서 존재하고 머문다고 느낄 수 있을만큼의 강력한 ‘실물감’을 느끼는 것이 핵심이다. 이런 기준에 따르면 로블록스, 제페토 같은 게임은 메타버스 요소를 다수 갖추고, 메타버스를 발전시키고 있을 뿐이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실물감 구현’을 위한 플랫폼 구축의 관점에서 메타버스 실행을 위해 투자하고 있다. 구글이나 애플에 의존하지 않고 사용자에게 서비스를 전달할 수 있는 차세대 플랫폼을 구축을 선점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저커버그는 "우리가 증강현실에 많은 투자를 하는 이유는 페이스북은 스마트폰과 동시에 등장했기 때문이다"라며 "그렇기 때문에 페이스북은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큰 역할을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은 구글, 애플이 지배하고, 이들이 수수료와 같은 주요 정책을 바꾸면 이를 따를 수밖에 없는 콘텐츠 기업 한계를 넘어설 방안을 구상하기 위한 관점에서 메타버스에 투자한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가상현실 영역에 따른 투자를 2014년부터 시작해왔다. 2014년 가상현실 디바이스 오큘러스를 23억달러(약2조6000억원)에 인수한 것이 시작이다. 메타버스 세계에 접속할 수 있는 기기 시장을 빠르게 선점하기 위해서였다.

오큘러스가 개발한 ‘오큘러스 퀘스트2’는 오큘러스 가상현실 구현을 가능케 한다. 오큘러스 퀘스트2는 자체적으로 전용 운영체제 및 프로세서를 탑재, 외부 PC나 콘솔 없이 자체적으로 가상현실(VR) 콘텐츠의 실행과 플레이가 가능한 독립형 VR 기기다. 무선 방식으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고, 경쟁 제품들과 비교해 우수한 하드웨어 사양과 성능, 편의성을 제공한다. 오큘러스의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같은 분기 34%에서 75%로 급상승하는 등 하드웨어 시장에서 승기를 잡은 상태다.

페이스북은 플랫폼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9년에는 VR기기로 접속할 수 있는 SNS 서비스 호라이즌을 출시해 가상의 공간을 구축했다. 호라이즌에 접속하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이용자들과 가까이에서 이야기를 하는 듯한 ‘실물감'을 느낄 수 있다. 특히 호라이즌의 회의용 앱 워크룸스를 이용하면 가상현실(VR)과 세계에서 원격으로 협력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면서 업무를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사용자는 개인 아바타를 통해 회의에 참여하고 가상 화이트보드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다. 문서 작업이나 자료도 함께 볼 수 있다.

외신에 따르면 앤드류 보스워스 부사장은 간담회에서 "워크룸앱은 페이스북이 메타버스 요소들을 어떻게 그리는지 분별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워크룸앱은 퀘스트2 헤드셋을 통해 무료로 제공된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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