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산하기관에 정보보호 전담 조직을 만든다. 산하기관 고위 임원을 정보보호 최고책임자로 지정하는 등 사이버 위기 대응체계 강화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최근 정부·공공기관에 대한 사이버 침해(해킹) 시도가 늘어나는 추세라는 지적에 따라 출연연 등 산하기관과 함께 사이버 위기 대응체계 개선방안을 마련했다고 1일 밝혔다.

세종시 과기정통부 건물 전경 / IT조선
세종시 과기정통부 건물 전경 / IT조선
산하기관이 정보보호 업무를 전문적이고, 체계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기관규모 등을 고려해 2-22~2023년까지 정보보호 전담 조직을 신설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는 정보보안 기본지침을 개정해 산하기관이 최소한으로 확보해야 할 정보보호 전담 인력의 기준도 상향할 계획이다. 현재 재직 중인 정보보호 담당직원은 정보보호 전문자격증을 취득하거나, 정보보호 전문기관의 교육이수를 의무화토록 할 계획이다.

정보보호 투자도 늘린다. 정보보호 투자의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해 정보보호 사업예산을 정보화사업 등 다른 사업과 분리하고, 정보화사업 예산대비 15%이상 반영하는 것을 의무화할 방침이다.

산하기관의 정보보호 수준을 높이되, 업무 편의성을 함께 고려하여 내부망과 외부망을 분리해 나갈 방침이다. 망분리 방식은 크게 물리적 망분리와 논리적 망분리 방식이 있는데, 가장 안전한 물리적 망분리 방식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추진할 계획이다.

외부에서 내부통신망 접속이 불가능하도록 공인IP를 사설IP로 전환하고, 무선침입방지시스템, 암호화 솔루션 등 다양한 정보보호시스템도 확대 도입할 계획이다. 특히 정보보호가 취약한 개별 연구단위는 연구용 서버의 정보보호 수준을 자가진단 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사이버 침해를 예방하고 대응력을 높이기 위한 사이버 모의 침투 훈련도 2021년 처음으로 25개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실시하기로 했다.

화이트 해커를 통해 외부에서 이들 25개 기관의 보안취약점을 뚫어 내부 정보시스템으로 침투해 볼 예정이다. 훈련 결과는 해당 기관에 통보함으로써 보안취약점을 보완토록 할 방침이다.

사이버 위기대응 체계를 점검하기 위해 과기정통부-사이버안전센터-산하기관 등이 참여하는 연합훈련(도상)도 실시하기로 하였다.

정보보호 중요성에 대한 인식 개선에도 나선다. 산하기관의 모든 구성원들이 정보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기관운영평가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기관운영평가 시, 현재의 정보보호 배점 1.05점을 1.5점으로 상향하고, 기관의 정보보호 예산확보 실적도 평가에 반영한다. 이는 기존 배점과 비교하면 1.4~7배가량 기관운영평가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이다.

정보보호를 기관의 중요 정책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산하기관의 부원장이나 부총장, 선임본부장 등 고위 임직원을 ’정보보호 최고책임자‘로 지정·운영하기로 했다. 대부분의 산하기관이 정보보호 최고책임자가 없어 정보보호 업무를 실무자급에 맡겨 놓는 경우가 있었다.

산하기관의 정보보호 정책․사업에 대한 이행 점검을 강화하기 위해 ‘정보보안 감사지원시스템’을 도입하고, 정보보호 관련 외부 전문가 투입도 확대한다.

내외부망 분리가 어려워 인터넷과 연결해 사용 중인 외부 접점에 있는 정보보호 장비와 DMZ 구간 등에 대한 점검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태희 과기정통부 기획조정실장은 "국가 간 기술패권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원자력, 항공, 위성 분야 등 국가 핵심기술에 대한 갈취 목적으로 해킹이 증가하고 있다"며 "앞으로 과기정통부는 우리나라의 국가 핵심기술을 사이버 침해로부터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