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M&A 폭풍전야…’총수 복귀’ 삼성에 쏠린 눈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9.02 06:00
반도체 시장이 대규모 인수·합병(M&A)으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낸드플래시 2·3위 업체간 합병설이 나왔고, 시스템반도체에서 활약하는 인텔은 ‘글로벌파운드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이재용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합류한 삼성전자 역시 적극적인 M&A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미국 반도체 기업 웨스턴디지털(WD)은 200억달러(23조4000억원)에 일본 키옥시아 인수를 추진 중이다. 낸드 플래시 세계 3위 기업이 2위 업체를 사들이는 것으로, 양사의 M&A가 현실화할 경우 1위 삼성전자의 자리가 위태로울 수 있다.

지난해 5월 중국 산시성 시안 반도체 사업장을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왼쪽 두번째) / 삼성전자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2분기 WD와 키옥시아의 낸드 점유율(매출 기준)은 각각 14.7%, 18.3%다. 양사의 점유율을 합치면 삼성전자(34%)와 1%포인트 차이로 좁혀진다. 낸드 시장이 삼성전자·웨스턴디지털·SK하이닉스의 3강 체제로 재편되면 이 부문에서 줄곧 1위를 지켜온 삼성전자에는 큰 위협 요인이 된다.

인텔은 파운드리 시장에서 유의미한 M&A를 추진 중이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에서 "(반도체) 산업에서 합병이 있을 것이고 그런 경향은 지속될 것이다"라며 "우리가 통합의 주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그는 인텔의 글로벌파운드리 인수설에 대한 질문에 회사명을 직접 언급하는 것을 거부했지만 "M&A는 자발적인 인수자와 매각자를 필요로 한다"며 "우리는 자발적인 인수자다"라고 말했다.

인텔이 글로벌파운드리를 인수하면 파운드리 시장에서 단숨에 세계 3위로 도약하며 2위 자리까지 넘볼 수 있는 성장판이 열린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파운드리 시장점유율(1분기 기준)은 TSMC가 55%로 압도적 1위다. 삼성전자가 17%, 글로벌파운드리와 UMC가 각각 7%로 뒤를 잇는다.

경쟁자들의 위협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복귀로 향후 대규모 투자와 인수합병(M&A)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 출소 11일 만인 8월 24일 ‘3개년 24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M&A 가능성을 시사했다.

앞서 반도체 업계는삼성전자가 M&A에 나설 유력 후보로 NXP반도체를 꼽았다. 하지만 최근 차량용반도체 수급난이 불거지고 전기·자율주행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NXP의 몸값은 80조원쯤으로 상승했다. 이에 삼성전자는 NXP 인수 계획을 사실상 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스위스 마이크로칩 일렉트로닉스, 독일 인피니언 등을 인수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투자 확대를 통해 전략사업 주도권을 확보할 계획이다"라며 "과감한 M&A로 기술·시장 리더십 강화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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