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환경 오염을 우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올해 암호화폐 시장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에 의해 크게 흔들렸다. 테슬라가 1조7000억원 규모의 비트코인을 매입하고, 비트코인으로 테슬라를 구매할 수 있다고 선언해 비트코인 시세의 급등을 이끌더니, 느닷없이 환경 오염이 우려된다며 비트코인 결제 중단을 선언해 비트코인 시장은 다시 급락하기도 했다.

씨넷이 8월 31일(현지시각) 비트코인을 채굴하는 데 환경 오염을 염려해야 하는 이유를 정리했다.

중국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이더리움 채굴에 나서는 모습 / 북미 하드웨어 전문매체 비디오카드
중국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이더리움 채굴에 나서는 모습 / 북미 하드웨어 전문매체 비디오카드
비트코인은 컴퓨터를 사용해 64자리 16진수 또는 해시를 생성하는 계산 과정을 거치는 채굴을 통해 생성된다. 먼저 계산을 마치며 6.2 비트코인을 얻게 되는 구조다. 빠른 계산이 관건이다.

일반적으로 빠른 연산을 위해 고전력 전원 공급 장치와 고성능의 GPU를 사용해 계산을 처리한다. 그래픽카드 부족이 장기화되고,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는 것도 식지 않는 암호화폐 인기로 채굴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채굴이 에너지가 많이 소비되는 이유는 이 과정에서 그래픽카드가 하루 24시간 작동하기 때문이다. 3개의 그래픽카드가 있는 장비가 실행 중일 때 1000와트 이상의 전력을 소비한다. 암호화폐 채굴 업체는 보통 한 곳에 수백~수천개의 채굴 장치를 설치한다. 카자흐스탄의 한 채굴 업체는 5만개의 채굴 장비를 보유했다.

채굴은 전력을 소비할 뿐만 아니라 열을 많이 발생시킨다. 채굴 장비가 많을수록 더 뜨거워져서, 그 열기에 녹아 버릴 수도 있다. 이를 막기 위해서는 여러 대의 컴퓨터 팬이 필요하다. 개인이 소규모로 운영한다면 일반적인 스탠딩 팬으로 버텨낼 수 있지만 규모가 큰 채굴장은 금방 뜨거워져서 외부 냉방이 필요하다. 채굴 장비 규모가 클수록 더 많은 냉각시설을 갖춰야 하고, 이것은 곧 더 많은 전기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암호화폐 사이트 디지코미스트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를 채굴하는 데 1544kWh(미국의 일반 가정이 약 53일 정도의 소비하는 양) 전력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를 비용으로 환산하면 비트코인 거래당 200달러(약 23만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추정할 수 있다(미국의 kWh당 평균 비용은 13센트다).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는 것이 왜 환경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화석 연료는 미국 에너지원의 60% 이상을 차지한다. 채굴용 에너지 소비량이 많아지면서 인근 발전소에서 더 많은 전력을 생산해야 하기 때문에 화석연료가 더 많이 사용될 가능성이 커진다. 이때 화석 연료에 의해 생성된 이산화탄소는 대기로 방출되어 태양으로부터 열을 흡수해 온실 효과를 일으켜 환경이 오염된다는 설명이다.

지난 2월 케임브리지 대학의 분석에 따르면 비트코인 채굴에 사용된 에너지는 아르헨티나 국가 전체가 사용한 에너지양을 넘어섰다. 암호화폐 채굴 에너지 소비 기준 상위 30개국에 속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하순명 기자 kidsfoca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