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화 기계가 보급되고 컴퓨터, 인터넷 기술이 발달하던 시대에는 기계 기능사, 컴퓨터 프로그래머 등 기능적 기술의 중요성이 부각됐다. 그러나 오늘날 다양한 IT 및 지능형 기계는 개개인에게 특별한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 스스로 이용자의 요구사항을 간파한 것처럼 말이다.

인공지능이나 스마트 기기의 일 처리 관련 기술이 계속 발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 말하면 이제 개개인에게 중요한 것은 기능적 기술이 아니라 ‘일을 어떻게 할 것인가?’, ‘이 일을 왜 해야 하지?’라는 사고력이다.

저자는 이 책을 미래에 절실히 요구되는 ‘생각하다’에 방점을 두고 개인이 준비해야 할 일에 접근했다고 밝혔다.

이 책은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의 시대에 개인이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직종별로 접근한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미래가치와 더불어 기계에 대체되지 않기 위해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하는지 제시한다. 아직 준비할 시간은 충분하다. 기술 진화가 생각처럼 빠르게 일어나지는 않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의 일자리 위협에 대비하는 이들에게 생각하는 기계에 밀리지 않는 힘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

생각하는 기계 vs 생각하지 않는 인간
홍성원 지음 | 리드리드출판 | 240쪽 | 1만5800원

#10줄 요약 #PART 3 지금부터 진검·승부가 펼쳐진다

1. 사람들은 이제 타인과 직접적인 교류를 불편해한다. 책을 통해서 지식이나 정보를 얻는 시대도 지났다. 어떤 문제에 직면해도 여러 번 고민하거나 곱씹지 않는다. 생각의 문틈은 아주 비좁아졌고 그마저도 누가 대신해주거나 기계에 의존하는 경향을 보인다.

2. 이제는 일의 성격이 바뀌면서 일하는 방법도 바뀌어야 한다. 생각하는 기계가 등장하면서 엑셀, 통계 프로그램을 잘 다루던 직원의 역할이 바뀌었다. 엑셀을 잘 다루는 것보다 데이터 분석 결과를 어떻게 활용할까를 고민하는 사람이 업무 능력을 더 잘 발휘하는 사람이 되었다. 시대의 변화를 읽을 줄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3. 어떤 정치사상가는 인간을 ‘애니멀 라보란스’와 ‘호모 파베르’로 나누었다. 애니멀 라보란스는 매일 고된 일을 되풀이해야 하는 인간, 즉 일하는 동물로서의 인간이다. 그들은 "어떻게?"라는 질문밖에 할 줄 모른다. 호모 파베르는 판단력을 갖고서 노동하는 인간을 의미한다. 일을 진행할 때 "왜?"라고 묻고 최상의 결과를 낸다.

4. 핸리 포드가 부하 직원을 불러 답변을 구했 듯 미래에 우리는 기계를 부하 직원처럼 활용하면 된다. 나보다 더 다양한 지식과 정보가 필요한 일, 나보다 더 빨리 계산하고 반복되는 일은 기계에게 맡기면 된다. 대신 그 남는 시간에 생각이 필요한 일에 몰입하자. 기계를 이길 힘이 거기에서 나온다.

5. "AI와 로봇이 대중화되면 인간의 일자리는 사라질까? 요즘 들어 AI나 로봇이 인간의 일을 빼앗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들려오고 있다. 하지만 AI 위협론에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AI는 사고하지 않는다. 단지 계산할 뿐이다."

6. 기존의 방식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에 부딪혔을 때 해결책은 ‘새로운 개념’에서 나온다. 새로운 개념은 사유하고 분석하며 비판하는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은 "똑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정신병자다"라는 말을 남겼다.

7. 사회 구조와 기술 변화에 대응하여 갖춰야 할 역량으로 과거에는 대인 관계가 42.7%로 가장 높았다. 다음으로 도구 조작 능력, 자료 분석 능력, 리더십 순이었다. 창의성은 5.9%로 매우 낮은 응답률을 보였다. 하지만 미래에는 가장 중요한 역량이라고 응답했다. 대인 관계는 9.9%로 과거에 비해 중요성이 크게 하락했다. 자료. 분석 능력 역시 창의성 다음으로 중요한 역량이다. 자료 분석 역량, 공감 능력, 비판적 사고력이 그 뒤를 잇는다.

8. 미래의 직무 수행에 필요한 역량 역시 개발이 어려운 ‘Task 수행’ 관련 속성을 지녔다. 기계와 구별되는 인간만의 능력을 보이는 영역은 창의력, 통찰력, 논리력을 기반으로 하는 생각하는 힘과 관련된 역량이다.

9. 직종별로 중요한 핵심 능력을 언급하며 사고 역량의 중요성을 근거와 함께 제시했다. 이들 역량의 기본 속성은 논리적, 분석적, 창의적, 직관적인 사고력이다. 이것들은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능력으로 기계와 구분되는 요소다.

10. 사고 역량을 키우는 방법으로 ‘독서’가 좋다. 책을 골라 읽을 필요는 없다. 다만 지식인이 인문고전을 추천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삶의 진리, 철학, 경험을 담은 이야기가 시대를 초월해 깊은 울림을 주기 때문이다.

하순명 기자 kidsfoca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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