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정의 AI 세상] "한국 AI 시장 매력적" 보폭 넓히는 엔비디아

이윤정 기자
입력 2021.09.03 09:00
그래픽카드의 대명사를 꼽으라면 대부분은 엔비디아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 엔비디아가 더욱 큰 비전을 갖는다. 바로 인공지능(AI) 분야다. 단순히 AI를 위한 하드웨어를 제공하는데 그치지 않는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기술, 매니징 서비스 등을 갖추는 것은 물론 인재 양성, 스타트업 지원 등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전방위적인 지원에 팔을 걷었다.

엔비디아 본사의 큰 비전에 따라 한국은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엔터프라이즈 부문은 지난해 매출 100% 신장에 이어 올해도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국지사 멤버들의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가시적인 성과를 낼 수 없었음은 자명한 일이다. 물론 AI 분야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워지는 국내 상황도 성장을 이끄는 밑바탕이 되고 있다. 매년 성장 결과에 앞으로의 챌린지가 부담스럽다고 겸손해하는 유응준 엔비디아 엔터프라이즈 부문 한국 대표를 만났다.

유응준 엔비디아 엔터프라이즈 부문 한국 대표./ 이윤정 기자
-그래픽카드 전문기업에서 AI 기업으로 향하는 스펙트럼이 넓은 것 같다.

"엔비디아는 게이밍 그래픽카드 전문 회사로 출발했다. 이를 바탕으로 그래픽 분야에 전문화된 워크스테이션으로 진출했다. 이의 발전이 고성능 컴퓨터(HPC) 분야의 진출로 이어졌고, 그 발전이 최종적으로 AI 진출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

-AI 분야에 대한 도전이 남다르다.

"데이터가 급진적으로 늘어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한 AI 모델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단순 시스템을 넘어서 데이터센터 레벨의 대응이 요구된다. 이를 최적화하기 위한 기술과 관리 솔루션도 있어야 한다. 엔비디아는 AI 컴퓨팅 플랫폼 회사이며, 데이터센터 최적화 솔루션 회사로 행보하고 있음을 강조하고 싶다."

-엔비디아가 지향하는 AI 컴퓨팅 플랫폼 회사를 구체화한다면.

"AI 모델이 복잡해지면서 데이터센터 규모의 최적화가 요구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DGX라는 AI 전용 시스템을 통해 시스템 컴퍼니의 입지를 다졌고, 다수의 DGX를 관리할 수 있는 베이스 커맨드(Base Command)를 통해 소프트웨어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다. ​​​​네트워크 솔루션인 블루필드2 DPU(데이터 처리장치)를 내놨고, AI 애플리케이션과 모델의 구축 및 관리를 단순화하고 안전하게 하기 위해 플릿 커맨드(Flatt Command)라는 새로운 서비스도 발표했다. ISP 파트너인 VM웨어 등과의 협력으로 엔드투엔드, 즉 엣지부터 클라우드까지 매니징하는 솔루션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

-AI 분야에서 엔비디아 플랫폼의 중심축은 무엇인가.

"리얼타임 렌더링을 제공하는 RTX에서부터 실제 프론티어 시스템인 DGX로 저변을 확대했다. DGX는 운영체제(OS), 프레임웍이 설치되어 있어 원하는 애플리케이션을 바로 개발할 수 있다. OS와 프레임웍을 설치하고 시스템 튜닝까지 최적화하는데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수 있는 OEM 서버와 비교하면 타임투마켓이 중요한 AI 분야에서 기업들이 도입 후 즉시 운영이 가능한 DGX 도입을 선호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DGX 반응이 심상찮다.

"대당 가격이 수억원 대로 만만치 않지만, 본사에서도 한국의 DGX 수요에 놀라워할 정도다. 국내 기업이 수백 대를 구매한 건 이미 알려진 바이고, 최근에는 게임사, 생활 가전 기업 등 산업군을 가리지 않고 수십 대를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도 여러대 구매에 나설 정도다. 엔비디아의 AI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인셉션(Inception)에 참가한 한국의 스타트업들의 구매도 작년 대비 10배 정도 늘었다."

-해외와 비교하면 어떤가.

"한국에 공급한 DGX 시스템 규모가 글로벌 순위에서 3위다. 인구가 4배쯤 많은 일본보다도 구매력이 높다. 그만큼 한국의 기업들이 AI를 활용하고자 하는 갈망이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런 만큼 한국의 AI 분야 성과도 좋다. 앞서 얘기한 수백 대를 구매한 기업의 경우 이를 활용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글로벌에서도 좋은 사례로 소개될 정도다. 중국은 우리나라의 10배쯤 되는 구매력을 갖는다. 한국의 차별점은 AI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실현 가능한 AI를 가능하게 한다는 점이다."

유응준 엔비디아 엔터프라이즈 한국 부문 대표./ 이윤정 기자
-성장성에 대응하기 위한 엔비디아 한국 조직의 변화도 있을 것으로 본다.

"공공 수요도 늘고 있고, AI 기술이 특정 고객이 아니라 전 산업으로 확대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이에 대응해 내부 인력도 강화한다. 한편으로는 유통망도 확대한다. 1호 총판인 베이넥스와 함께 한국 시장의 양적, 질적 확대를 위해 최근 에즈웰플러스를 총판으로 영입했다.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글로벌 OEM인 델, HPE, 슈퍼마이크로를 비롯해 아태 지역의 에이수스 등과도 시장 확대를 위해 협력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서비스형 AI(AIaaS)는 국내도 제공하나.

"데이터센터 비즈니스 업체인 에퀴닉스와 미국을 기반으로 서비스형 AI(AI as a Service)를 시작한다. 에퀴닉스 데이터센터에 우리의 DGX 시스템을 구성해서 클라우드 기반에 원하는 고객들에게 즉각적으로 AI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아시아 시장으로 확산할 것으로 본다. 다만 한국은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들이 있기 때문에 글로벌 클라우드 서비스 프로바이더가 아닌 로컬에서 AI 서비스를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그들을 위한 특화 프로그램 제공을 고려하고 있다. 물론 본사와 협의해서 결정하게 될 것이다."

-국내 AI 생태계 활성화를 위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학계에서도 AI에 대한 개발이 많이 확대되고 있다. 그 배경으로 10개 인공지능 대학원, 4개 특화대학을 필두로 대학에서 체계적으로 인재를 개발하고 육성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하지만 현재보다 AI 분야 인력이 10배는 더 확대해야 할 것으로 본다. 국내 굴지 회사가 1000명의 인력을 확대한다고 하는데 중국의 바이두가 3년 내 10만명을 양성한다는 것과 비교하면 인력 수급 차원에서 차이가 큰 것을 느낀다. 인력 충원과 개발에 대한 수요가 각 층에서 더 활성화되기를 기대해본다."

-대학, 스타트업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선다고 들었다.

"엔비디아의 AI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인 인셉션에 가입된 회원사가 8500개다. 여기에 참가한 한국의 스타트업은 서울로보틱스, 스트라드비젼, 뷰노, 루닛 등 250여 개사다. 인셉션에 참가하면 전문가와 다양한 네트워크로 교류할 수 있고, GPU 지원과 기술 교육, 마케팅 지원 등 다양한 혜택이 제공된다. 인셉션에 더 많은 스타트업이 참여하고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리소스를 투자해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딥러닝 핸즈온, 캠퍼스 앰버서더 등 대학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엔업(엔비디아를 통한 업)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중기부와는 매년 30곳의 스타트업을 지원하고 있다."

-매년 성장이 부담스럽기도 할 것으로 보인다. 각오를 밝힌다면.

"본사에서 한국에 대한 기대치가 높다. 한국은 매력적이고 기회가 있는 나라로 평가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일반 컴퓨터가 풀 수 없는 것을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의 길이라고 했다. 없던 시장을 만들어내는 엔비디아의 행보와 같이, 한국의 스타트업과 개발자들 그리고 학생들이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전문 인력으로 성장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지속적으로 투자할 것이다."

이윤정 기자 ityoo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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