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훈풍 LFP 배터리에 삼원계 고집 K배터리 중대 기로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9.05 06:00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세력을 확장한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LFP 배터리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다. K배터리 업계는 그동안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원료로 한 삼원계(NCM) 배터리에 주력해온 만큼 고민이 깊다. 니켈 함량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 대중화에 집중할지, 아니면 전략을 수정해 LFP 비중을 늘릴 지 중대 기로에 섰다.

4일 배터리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중국 배터리 업체 CATL은 최근 테슬라와 LFP 배터리 공급계약 유효기간을 2022년 6월에서 2025년 12월로 3년 6개월 연장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에 이어 신형 모델Y에도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CATL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형 / CATL
LFP 배터리는 양극재로 리튬과 인산철을 배합해 쓴다. 겨울철 등 저온에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코발트와 니켈 등이 들어가지 않아 양산이 쉽고 안전성이 높다. 소재 특성상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LFP 배터리 가격은 NCM 배터리 대비 20%쯤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카 역시 원가절감을 위해 삼원계 배터리가 아닌 LFP 배터리 탑재를 검토한다. 중국 CATL과 BYD가 유력 공급업체로 거론된다.

에너지 전문 시장조사업체 우드맥킨지에 따르면, 세계 배터리 시장에서 LFP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10%에서 2030년 30%로 3배 이상 증가한다. 반면 같은 기간 NCM 배터리 비중은 70%에서 30%로 절반 이상 축소된다.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삼성SDI 등 K배터리 3사는 니켈 함량 비중을 높인 하이니켈 배터리 개발에 집중한다. LFP 배터리 생산 병행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내비친 바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월 열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배터리 업체의 LFP 확대에 따른 시장 점유율 변화 양상을 묻는 질문에 "저렴한 비용이 강점인 LFP 배터리는 저가 전기차에 적용될 가능성은 있지만, NCM 배터리보다 성능면에서는 떨어진다"고 밝혔다. 저가 전기차가 아닌 이상 긴장할 필요가 없다는 말로 풀이된다.

삼성SDI는 "삼원계 배터리는 기술 진보를 통해 에너지 밀도가 더 높아지고, 재료비 절감 효과를 통한 LFP와의 가격차 축소 등 특징이 있다"며 "시장 메인스트림은 삼원계 배터리가 가져가고 LFP 배터리는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NCMA 배터리 / 이광영기자
하지만 테슬라에 이어 독일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벤츠 등 글로벌 자동차 업체가 자사 전기차 원가를 낮추기 위해 LFP 배터리를 적용하기로 하면서 K배터리의 고심이 깊어진다. 중저가 전기차 맞춤형으로 LFP 배터리 병행 생산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이유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파우치형 LFP 배터리 개발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통형·각형 LFP 배터리를 만드는 중국 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함이다. 이르면 2022년 시제품 생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 제품군 다양화를 위해 LFP 배터리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며 "제품 출시까지 염두에 둔 상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동섭 SK이노베이션 배터리사업 대표는 7월 1일 열린 ‘SK이노베이션 스토리 데이’에서 "LFP 등 케미스트리 변경 등을 연구했지만, 결심한 단계는 아니다"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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