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이 중고거래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최근 중고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중고서점을 운영으로 적잖은 이익을 본 알라딘이 중고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셈이다. 알라딘이 중고 거래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중고 거래 플랫폼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이목이 쏠린다.

/알라딘마켓 화면 갈무리
/알라딘마켓 화면 갈무리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라딘은 ‘알라딘마켓’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올해 8월부터 시작했다. 알라딘 회원을 대상으로 정식 서비스 전 다양한 기능을 실험 도입하는 시범 서비스 성격이다. 알라딘은 현재 알라딘마켓 앱에서 중고 거래를 진행한 회원을 대상으로 알라딘에서 사용 가능한 적립금을 제공하는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연간 20조원 노다지 시장…MZ세대까지 끌어안을 수 있어 매력적

알라딘이 중고거래 시장에 뛰어든 건 이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데다가 MZ세대를 끌어모을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거래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2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개인거래 특성상 집계에 잡히지 않는 거래까지 포함하면 적어도 50조원의 시장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 시장은 MZ세대가 중심이다. 필요한 물품을 샀다가 필요가 없어진 물건은 이를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다시 되파는 적극적인 경제관을 갖췄다. 여기에 리셀 재테크 등의 바람도 불고 있어 시장 확대가 점쳐진다.

특히 알라딘은 도서와 음반 등의 중고 거래 서비스를 운영해왔던 노하우를 갖춘 만큼 중고거래 플랫폼 역할을 통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08년 온라인 중고샵을 오픈하고, 2011년 중고서점 오프라인 매장을 열면서 적잖은 이익을 올렸다. 중고서점을 열기 전인 2010년 당기순이익은 22억원이었지만 2020년에는 약140억원까지 성장했다.

알라딘 관계자는 "중고책 거래 서비스를 13년 동안 제공해 오면서 사기나 사고가 한 건도 없었다"며 "이런 노하우를 전체 상품으로 확대하면 알라딘마켓이 믿고 거래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동네 생활권 아닌 대면·비대면 중심 서비스…사기 예방 및 거래 편의성 높여

알라딘마켓 클로즈베타는 대면과 비대면 거래를 함께 중개하는 ‘중고나라'형 서비스에 가깝다. 롯데택배 기사가 판매자 자택을 방문해 상품을 수거하고 발송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이용자는 고고엑스의 퀵서비스나 편의점 택배도 선택할 수 있다. 이렇듯 비대면 거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배송 서비스 지원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동네 생활권'을 중심으로 이용자 간 직접 거래를 매개하는 당근마켓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알라딘마켓 클로즈베타 서비스를 이용해본 한 판매자는 "판매자가 송장을 붙이지 않고, 포장한 상품을 집앞에 두면 택배사에서 자체적으로 송장을 발급해서 가져간다"며 "비대면 중고 거래에서 배송과 송장 부착의 번거로움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거래 편의를 위해 현금 외 결제 수단을 제공하는 것도 특징이다. 신용카드나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간편결제 서비스를 통해서도 결제가 가능하다. 이는 거래시 현금, 계좌이체를 통해서만 거래가 가능했던 기존 중고 거래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알라딘은 ‘현금 없이도 거래가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사기 방지 기능도 도입했다. 알라딘은 인공지능(AI)을 통해 위험한 중고거래를 빠르게 판단, 알려주는 기능을 탑재했다. 또 비대면 거래시에는 판매자가 상품 발송 직전 직접 상자에 포장하는 모습을 인증 영상으로 촬영해 최종 상태를 증명해야 하는 절차를 의무화했다. 알라딘 측은 배송 전 촬영된 작품 포장영상으로 생생한 상태를 확인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가격 비교 서비스 도입을 통해 중고 상품간 가격 경쟁도 유도한다. 판매자가 상품 등록 페이지에서 상품명을 입력하면 알라딘 마켓 DB와 매핑되어 제시된 상품을 자동으로 분류해서 등록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구매자들은 상품군별 검색을 통해 구매하려는 중고상품 가격을 비교해 구매할 수 있다.

다만 알라딘은 거래 편의성을 위해 간편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만큼 판매자에게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알라딘은 판매자에게 판매 수수료의 4%를 가져간다. 반면 당근마켓은 거래 과정에서 수수료를 부과하지 않고 있다. 중고나라는 ‘안전거래’ 선택 시 수수료로 판매대금의 1.65%(계좌이체 기준)를 받고 있다. 구매자와 판매자 사이 거래를 관리하는 업체가 끼기 때문에 그렇다.

알라딘 관계자는 "카드나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다보니 수수료를 해당 기업에 납부해야 한다"며 "이를 이유로 판매자에게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