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공룡 기업이 자체칩 개발하는 이유

하순명 기자
입력 2021.09.09 06:00
애플, 아마존, 페이스북, 테슬라, 바이두 등 세계 최대 기술 회사들이 TSMC와 같은 칩 개발회사들에 의존하지 않고, 자사에 필요한 맞춤형 자체 칩을 개발한다고 CNBC가 8일 밝혔다.

TSMC 회사 전경 / TSMC
시에드 알람 액센츄어 글로벌 반도체 리더는 "이러한 회사들은 경쟁업체와 동일한 일반 칩을 사용하기보다 애플리케이션의 특정 요구사항에 맞는 맞춤형 칩을 점점 더 원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에 대한 통제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경쟁업체와 차별화를 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영국 반도체 회사 다이얼로그 세미컨덕터의 전 비상임이사인 러스 쇼는 "맞춤형 칩은 기성 제품보다 더 잘 작동하고, 더 저렴하다"며 "또한, 특정 목적에 따라 설계된 칩들은 필요한 작업만 수행하기 때문에 에너지 낭비도 줄여준다"라고 말했다.

분석전문 기업 포레스터의 글렌 오도넬 연구담당 이사는 세계적으로 지속되는 칩 부족 현상이 대기업들을 고민하게 했고, 코로나19로 칩 공급망에 큰 타격을 입히며, 자체 칩을 만들도록 부추겼다고 주장했다. 칩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각사의 혁신 속도에 차질을 빚었다고 분석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움직임은 애플이 새로운 아이맥과 아이패드에 탑재한 M1 프로세서일 것이다.

테슬라는 맞춤형 AI 칩으로 자동차를 생산하기 시작하더니 최근 데이터센터에서 인공지능 네트워크를 훈련시키기 위한 도조(Dojo) 칩을 만들고 있다고 발표했다.

2018년 독자 개발 AI 반도체 칩인 ‘쿤룬’을 공개했던 바이두는 지난달 성능이 향상된 쿤룬2 칩을 대량생산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쿤룬보다 2~3배 높은 처리 능력과 7나노(nm) 공정을 갖춘 쿤룬2는 자율 주행과 같은 분야에서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비밀리에 특정 반도체 프로젝트를 진행 중인 회사도 있다.

보도에 따르면 구글은 크롬북 노트북을 위한 자체 중앙 처리 장치(CPU)를 개발해 2023년경부터 크롬북과 크롬OS로 운영되는 태블릿에 사용할 계획이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아마존은 네트워크상에서 데이터를 이동하는 하드웨어 스위치에 전원을 공급하기 위해 자체 네트워킹 칩을 구상 중이다. 만약 아마존이 칩 개발에 성공한다면, 브로드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인공지능 수석 과학자는 2019년 블룸버그에 새로운 종류의 반도체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렇듯 자체 칩을 개발하는 세계 최대 기술 회사 중 어느 회사도 칩을 직접 개발할 생각은 없어 보인다. 제조는 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대만의 TSMC와 같은 공장을 세우는 데는 약 100억달러(약 11조6700억원)의 투자비가 필요하고, 완공까지 몇 년이 걸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순명 기자 kidsfoca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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