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10대 완성차 수주가 목표"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CEO는 2006년 올라웍스를 공동 창업했던 인물이다. 올라웍스는 2012년 추정가 350억원에 인텔에 인수됐다. 올라웍스는 스마트폰이 대중화되지 않았던 시절 생소했던 얼굴 인식 기술의 가치를 인정받으며 이른바 대박이 났다. 당시 삼성전자와 LG, 팬택 등이 만든 스마트폰에는 올라웍스 기술이 탑재됐다.

인텔 인수 후 수석 엔지니어로 활동하던 김준환 CEO는 2014년 같은 올라웍스 출신 인사와 의기투합해 스트라드비젼을 설립했다. 스트라드비젼은 세계최초로 자율주행 소프트웨어(SW) 양산에 성공하는 등 국산 자율주행 스타트업 성공 신화를 노리는 기업이다. 미래차 시대 핵심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과 카메라기반 자율주행 솔루션이 스트라드비젼의 무기다.

스트라드비젼이 초기 개발한 것은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SW였다. 김 CEO는 완성차 산업도 웨어러블 디바이스처럼 작은 사이즈와 범용성을 두루 지닌 SW를 원한다는 것에 주목하고 시장에 뛰어들었다. 보수적인 완성차 산업에서 인정받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꾸준히 완성차 산업 기준을 따라잡고 경쟁력을 입증해 기업공개(IPO)를 타진할 정도로 성장했다.

IT조선은 최근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CEO를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중국 법인 설립 등 사업확장 길에서 숨가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김 대표지만, 얼굴에는 생기가 넘쳐났다. 인터뷰에서 만난 그는 카메라·라이다 시장에서 선보이게 될 스트라드비젼의 경쟁력을 뽐냈고, 중국법인 설립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줬다.

IT조선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CEO / 이민우 기자
IT조선과 인터뷰를 진행한 김준환 스트라드비젼 CEO / 이민우 기자
-초기 사업 방향은 조금 달랐다. 완성차 산업에 진입을 결정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은데.

"당초 목표했던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 시장이 예상보다 잘 안됐다. 결국 피보팅(기업의 기술과 가치는 유지하면서 사업분야에 변화를 주는 것)을 하게 됐는데, 완성차·부품 시장이 스마트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비슷한 SW니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마침 피보팅을 진행하던 중에 완성차 산업군의 잠재고객으로부터도 연락이 오기도 했었고 진입을 결정하게 됐다"

-완성차 산업은 신규업체에 꽤 보수적이라 인정받기가 어려운 것으로 안다.

"물론이다. 완성차와 부품사로부터 연락이 왔었지만, 인정받기까지는 오래걸렸다. 기존에 개발했던 SW의 수준 자체는 인정받았지만, 완성차·부품사에서 요구하는 기준과는 꽤 차이가 있었다. 이런 갭(GAP)을 메우는데 시간이 걸렸지만 완성차에서 제시하는 표준, 즉 벤치마크를 맞추는데 집중했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었다"

-스트라드비젼에서 어필하는 장점은 무엇인가.

"웨어러블 디바이스용 SW를 개발하다보니 당시 개발한 SW의 사이즈가 스마트폰의 10분의 1쯤으로 매우 작았고 전력소모도 낮았다. 현재도 이런 장점을 유지하고 있다. 정확도 등 기능을 유지·상승시키면서 SW의 작은 사이즈를 유지하면 이식성도 좋고 여러가지 기능을 투입할수도 있다. 이를 기반으로 수주사에 맞는 커스터마이징도 진행한다. 카메라도 6~8대로 늘어나고 카메라 1대의 화소수도 늘어나고 있다"

-어떤 커스터마이징을 했는지 구체적 사례가 궁금하다.

"예시로 서라운드 모니터링에서 주차지원 시스템이 있다. 핵심기술이 비어있는 주차장을 찾는 것인데, 보통 주차공간을 찾는 기준은 직사각형으로 표시된 주차선이다. 한 고객사가 해당 시스템을 두고 차간 거리 등 일정 기준을 제시한 뒤 주차선이 없는 빈공간도 주차공간으로 인식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응해 수주했다"
-스트라드비젼이 보유한 SVnet의 수준은 어느정도인가.

SVnet은 실제 라이다와 비교해 거리오차가 5~10%정도다. 이를 2~2.5%까지 줄이려고 한다. 거리오차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는데, 장애물 유무를 정확하게 판별하는 능력이다. 현재 자동차 기준으로는 99%로 이를 100%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 의사라이다 솔루션 등을 개발하는 이유도 1%를 메꿔 100%에 수렴하는 정확도를 만들기 위함이다"

스트라드비젼에서 개발중인 다양한 자율주행·ADAS 솔루션 / 스트라드비젼
스트라드비젼에서 개발중인 다양한 자율주행·ADAS 솔루션 / 스트라드비젼
-카메라 자율주행을 택했는데 라이다 방식 대비 장점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카메라는 일단 기기 비용이 라이다보다 저렴한 편이다. 읽어내기가 어려울 뿐 실제 캐치할 수 있는 정보도 많다. 물론 인공지능 데이터 수집과 학습에 소모되는 비용도 있고 최근 라이다 반도체 가격도 빠르게 낮아졌다. 하지만 비(非)교사 학습 등 인공지능에 소모되는 인력비용을 줄이는 솔루션도 개발·적용돼 전체적인 코스트에서는 여전히 라이다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다"

-중국 시장에 정식 법인을 설립했다.

"중국 시장과 협업 2019년부터 진행하고 있었다. 양산도 2년째 진행 중이다. 중국시장에 양산 대수와 모델 종류가 늘어날 것으로 생각한다. 일반적으로 법인을 세우고 양산하는 것과 달리 양산을 먼저 시작했는데, 지금보다 중국 시장과 수요가 더 커질것으로 생각했고 중국 완성차·부품사도 로컬 서비스를 원하는 경우가 많아 정식 법인 설립 절차를 밟았다"

-중국은 거대하고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리스크도 큰데.

"사실 환율이나 외교 문제 등의 리스크는 기업차원에서 대응하기 쉽지 않다. 대신 중국 현지 고객사 문제나 법규·행정규칙 등에 대응해 리스크를 감소를 꾀하고 있다. 일례로 중국은 도로데이터·비디오 등의 외부 반출을 금지하고 있다. 중국 현지에서 데이터를 전부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전부 갖췄다. 중국은 수주시 양산에 걸리는 시간이 1년에서 1년 반 정도로 짧은 장점도 있다"

-향후 스트라드비젼이 완성차·자율주행 시장에서 이루려는 목표가 궁금하다.

"5년내로 10대 완성차 기업에 모두 수주를 달성하는 것이 목표다. 자율주행차 시장의 도래는 가능·불가능의 문제가 아닌 ‘언제’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 중에서도 레벨3 자율주행은 예상보다 금방 도래할 것으로 본다. 인식률 100%를 달성하고, 다가올 레벨3 자율주행에서 확실한 인식 SW로 입지를 다져 인명·재산을 보호하는데 집중하고 싶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