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이어 디즈니+·HBO맥스까지…토종 OTT 생존 수면 위로

김평화 기자
입력 2021.09.15 06:00
글로벌 공룡 OTT 기업이 국내 시장에 속속 발을 디디며 토종 OTT 기업의 생존 전략에 관심이 쏠린다.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만으로는 사업 경쟁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는 상황에서 글로벌 진출이 해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국내 사업자들은 경쟁력 향상 차원에서 플랫폼 차별화를 위한 서비스를 속속 내놓지만 사정이 녹록지 않다. 세액공제 등 정부 차원의 지원 확대가 필요하다.

디즈니플러스 국내 홈페이지 메인 문구 /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갈무리
디즈니플러스에 이어 향후 HBO맥스, 애플TV 플러스도 온다?

14일 OT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OTT 기업이 속속 국내 시장을 넘보면서 토종 OTT 업계가 생존 모색에 분주하다. 국내 1위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에 이어 월트디즈니의 OTT 브랜드인 디즈니플러스가 11월 12일 국내 정식 출시를 앞뒀기 때문이다.

넷플릭스는 그간 국내외에서 상당 규모의 투자로 만든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며 가입자를 늘렸다. 디즈니플러스 역시 어벤져스 등 마블 시리즈와 디즈니 대표 애니메이션 등 자사 콘텐츠를 앞세워 국내 시장 영향력 확대를 내다본다. 자사 콘텐츠를 단독 확보해 서비스하는 배타적 전략을 통해 가입자 확보에 나서는 셈이다.

여기에 워너브라더스 OTT인 HBO맥스와 애플TV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비디오 등 글로벌 OTT의 국내 진출 가능성도 속속 들린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6월 정부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글로벌 OTT 협력 가능성 질문이 나오자 "HBO가 가시화되고 있다. 차차 얘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업자별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글로벌 진출해야"

국내 OTT 지형에 지각변동이 예고되면서 웨이브와 왓챠, 티빙, 시즌 등 국내 OTT 업체의 고민이 늘었다. 각각 공격적인 투자와 신규 사업 계획을 밝히며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일례로 웨이브는 2025년까지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글로벌 OTT 기업의 투자 규모나 콘텐츠 경쟁력 대비 아직은 부족하다. 가령 넷플릭스의 경우 2016년부터 2020년까지 국내 콘텐츠 제작을 위해 7700억원을 투자했다. 올 한해 55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내놓기도 했다.

조영직 티빙 사업관리팀장은 7월 열린 한 토론회에서 "(국내) 사업자 입장에선 2023년까지를 골든 타임으로 본다.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하면서 골든 타임을 넘기지 않고 기회로 활용해야 하는 시기다"며 "다만 오리지널 같은 배타적 콘텐츠로 사업을 유지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은 상황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상황 타개를 위한 OTT 업계의 글로벌 진출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한국 시장 파이가 한정돼 있다 보니 좁은 곳에서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기 보다 글로벌 단위로 사업 지형을 넓혀야 한다는 것이다.

문철수 한국OTT포럼 회장은 "국내 OTT 업계가 해외 OTT 기업에 비해 적은 비용으로 사업을 운영하는 상황에서 콘텐츠 재원을 어디서 조달하느냐와 관련해 해답이 뚜렷하지 않다"며 "해외 기업이 국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을 막기보다는 우리도 글로벌 진출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웨이브와 왓챠, 티빙 등 일부 OTT 사업자는 해외 사업을 진행 중이다. 각사가 갖춘 사업 경쟁력을 토대로 전략적인 글로벌 사업 확대가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노창희 미디어미래연구소 센터장은 "국내서 사업 경쟁력을 확보할 정도면 글로벌로 나가도 된다고 본다. 다만 본원 경쟁력을 키우는 게 관건이다"며 "콘텐츠 경쟁력이 있다면 콘텐츠로 승부하고, 쿠팡처럼 연계 사업에서 경쟁력이 있다면 해당 서비스를 살리는 등 맥락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등 OTT 연관 부처 역시 이같은 과제를 지원하고자 각각 사업을 계획 중에 있다.

과기정통부는 국내 OTT 업체가 글로벌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필요한 언어 자동 전환 기술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방통위는 해외 OTT 산업 동향을 살피면서 글로벌 단위 OTT 포럼을 국내에서 개최한다.

7월 열린 OTT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정책 대토론회 모습 / 김평화 기자
플랫폼 차별화도 속속 수면 위로…"정부 지원책 확대 필요"

사업 경쟁력을 높이려는 국내 OTT 업계의 플랫폼 차별화 전략도 속속 모습을 드러낸다. 국내 OTT 업계가 콘텐츠 경쟁력 대비 플랫폼 경쟁력이 낮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업체별로 차별화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일례로 왓챠는 최근 글로벌 숏폼 비디오 플랫폼인 틱톡과 서비스 연동을 시작했다. 틱톡에서 왓챠의 콘텐츠 평점 서비스인 왓챠피디아 링크가 연동돼 틱톡 영상에 콘텐츠 정보를 태그할 수 있다. 국내 OTT 업체 중 처음 선보인 기능이다.

웨이브는 7월 열린 도쿄 올림픽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해 올림픽 기간에 다수 관련 콘텐츠를 내놨다. 실시간 중계 채널과 함께 올림픽 전용 페이지를 마련해 올림픽 선수 모습이 담긴 각종 콘텐츠를 제공했다. 스포츠 영화나 예능 프로그램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OTT 업계는 이같은 사업자별 자체 노력과 함께 정부 지원도 더해져야 한다고 본다. 토종 OTT 기업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국가 단위의 지원이 필수라는 논지다.

국내 OTT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가 디지털 미디어 생태계 발전방안을 내놓으면서 국내 사업자를 글로벌 사업자 규모로 육성하겠다고 했지만 아직은 뚜렷한 지원책이 부재한 것은 사실이다"며 "기존에 나온 OTT 콘텐츠 세액공제 등의 논의가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iOS와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포함한 7월 기준 국내 OTT 가입자 1위는 넷플릭스(910만명)다. 뒤로는 웨이브(319만명)와 티빙(278만명), U+모바일tv(209만명), 쿠팡플레이(172만명), 왓챠(151만명), 시즌(141만명) 등이 차례대로 순위를 차지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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