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이 10대 여성 청소년에 유해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다."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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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페이스북이 지난 3년 간 인스타그램이 젊은 이용자층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심층 연구를 지속했고 10대 여성 청소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은 2020년 3월 내부 게시판에 자료를 올리며 "10대 여성 청소년의 32%가 ‘인스타그램이 나를 더 비참하게 만든다'고 답했다"고 했다. 이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타인과 자신을 비교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자신의 신체에 만족하지 못하는 10대 여성 청소년이 인스타그램 인플루언서들의 ‘완벽한 몸'을 보면서 좌절감을 느낀다는 것이다. 페이스북은 "인스타그램으로 비교를 하는 행위는 자존감을 낮추는 이유가 된다"고 지적했다.

2019년 연구에서는 "연구원들이 10대들의 불안과 우울 증가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했다"고도 했다. 또 다른 조사에서는 자살 충동을 느낀 영국 사용자 중 13%가 그 원인으로 인스타그램을 지목했다고 밝혔다. 다양한 이용자들의 게시물을 모아 보여주는 ‘둘러보기'페이지는 이용자를 유해한 콘텐츠에 빠져들게 할 수 있다고 지적한 연구도 있었다.

WSJ은 이러한 심층 연구 결과를 페이스북 고위 경영진이 확인했고, 마크 저커버그 최고 경영자(CEO)도 브리핑을 받았다. 그러나 저커버그는 2021년 3월 의회 청문회에서 "소셜 미디어앱을 사용하면 다른 사람과 연결하면서 정신 건강 이점이 있다는 것을 우리 연구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정 반대의 답변을 한 셈이다. 또 지난 5월 아담 모세리 인스타그램 조직장은 기자들에게 "자신이 확인한 연구에 따르면 10대의 ‘웰빙'에 소셜미디어가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작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WSJ는 페이스북이 자체적으로 10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확인해왔음에도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현실이 이런데도 페이스북은 13세 이하 어린이용 인스타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페이스북 대변인은 "사생활 보호 등 때문에 내부 문제 조사 결과물을 공개하는 데 어려움이 있지만 투명성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