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른 속도로 시장 규모를 키우는 디지털 치료제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식약처와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나왔다.

용홍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15일 IT조선 주최로 열린 ‘디지털치료제 2021’ 행사에 참여해 "디지털치료제 개발 진검승부는 임상에 있다"며 "아무리 좋은 소프트웨어라도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의해 움직여야 하기에 식약처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지털치료제 2021은 디지털 치료제 세계 동향과 산업 향후 전망 등을 짚고자 IT조선이 주최한 행사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이 후원했다. 디지털 치료제는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 관리, 치료하고자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제 중재를 제공하는 고도화한 소프트웨어 의료 기기를 말한다.

용홍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이 디지털치료제 2021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테크카페 갈무리
용홍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이 디지털치료제 2021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테크카페 갈무리
용홍택 차관은 이번 행사에서 ‘디지털 치료제 생태계와 미래 전망'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스마트폰 보급의 확산과 만성 질환으로 인한 의료비 부담이 증가하면서 디지털 치료제 분야가 주목 받는다고 강조했다.

용 차관은 "디지털 치료제 분야는 연평균 27.2%씩 성장하고 있다"며 "앞으로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뷰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0년 33억2000만달러(3조8863억원)에서 2025년 86억7000만달러(10조1508억원)로 161.14% 증가한다. 올해는 39억6000만달러(4조6339억원) 규모다.

용 차관은 디지털 치료제 개발이 국내보다는 해외서 활발히 진행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에선 다수 혁신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신경 손상과 고혈압, 비만, 천식, 당뇨병 등 여러 질환에 디지털 치료제가 활용된다는 설명이다. 미국에선 식품의약국(FDA) 승인은 받은 디지털 치료제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국내서도 점차 디지털치료제 사업에 뛰어든 기업이 모습을 보인다. 가상현실(VR) 기반으로 뇌손상 시야장애 프로그램 임상을 진행하는 뉴냅스와 호흡재활 자가관리 및 원격 모니터링 플랫폼 임상을 진행하는 라이프시맨틱스가 대표 사례다. 에임메드(웨어러블 디바이스 기반 불면증 치료 솔루션)와 로완(다중영역 인지기능 향상 훈련 프로그램), 웰트(온라인 근감소증 진단 및 관리 플랫폼) 등도 활발히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같은 상황에서 국내 디지털 치료제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여러 사업을 추진 중이다. 과기정통부뿐 아니라 산업통상자원부(산업부), 보건복지부(복지부), 중소벤처기업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각각 세부 과제를 두고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범부처로 배뇨장애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모습도 보인다.

용 차관은 "많은 부처에서 디지털 치료제 관련 R&D(연구개발)를 하고 있다"며 "과기정통부는 발달장애 몰입 콘텐츠와 원격재활 디지털 콘텐츠 등 콘텐츠 위주로 하고 있고, 산업부는 니코틴 중독 치료제를, 복지부는 자폐와 뇌질환 등을 치료하고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디지털 치료제 분야에서 ▲비대면 디지털 치료 플랫폼 개발 ▲자폐 혼합형 디지털 치료제 개발 ▲뇌과학 선도 융합기술 개발사업 등 세 사업을 진행 중이다.

비대면 디지털 치료 플랫폼 개발 사업은 과기정통부와 한양대, 서울대, 삼성병원, 네이버 등 민관이 함께 디지털 치료제 관련 플랫폼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올해부터 2024년까지 정부 140억원, 민간 149억원 등 총 289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진행한다. 데이터 수집부터 시작해 플랫폼 개발과 서비스 출시까지 디지털 치료제 출시 전 과정을 연계한 통합 사업에 속한다.

용 차관은 "이 사업이 과기부가 정부가 지금까지 진행한 디지털 치료제 사업 중에는 가장 큰 사업이 아닐까 싶다"며 "큰 예산을 들여서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폐 혼합형 디지털 치료제 개발은 2022년도부터 시작해 2025년까지 진행한다. 과기정통부와 복지부가 공동으로 하는 사업이다. 코로나19 확산 후 늘어난 자폐 인구에 도움이 될 디지털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목적이다.

뇌과학 선도 융합기술 개발사업은 과기정통부가 뇌과학 분야 신규 사업 예타 조사를 추진하고자 중장기로 진행하는 사업이다. 2023년 착수를 목표로 진행해 향후 11년간 총 8172억 규모로 사업을 진행한다. 디지털 치료제 개발과 디지털바이오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총괄하는 사업이다.

용 차관은 "뇌과학 선도 융합기술 개발 사업은 디지털치료제뿐 아니라 바이오 등 모든 것을 융합할 수 있게끔 하는 사업이다"며 "8000억원 규모로 예타 조사를 금년 8월에 신청한 상태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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