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제2021] '정부 협업·규제 개선·시스템화' 3중주, 시장 육성 최대 관건(종합)

이광영 기자
입력 2021.09.16 06:00
디지털 치료제 시장에서 글로벌 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정부 부처 간 협업은 물론 디지털 기술의 포괄적 접목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정부의 규제 개선과 함께 민간에서 서비스 수준을 높이면서 병원과 이용자에게 신뢰를 줄 수 있는 사회적 시스템 구축도 뒷받침 돼야 한다는 목소리다.

글로벌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 중이다. 5월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치료 시장은 2020년 21억1780만달러(2조4800억원)에서 2025년 69억460만달러(8조800억원)로 커질 전망이다.

디지털치료제는 질병이나 장애를 예방, 관리, 치료하고자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제 중재를 제공하는 고도화한 소프트웨어 의료 기기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전홍진 성균관대 교수·이준우 IITP PM·박지훈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의료기기 PD·김철중 조선일보 기자·강성지 웰트 대표·한승현 로완 대표·정태명 히포티앤씨 대표·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 / 테크카페 갈무리
IT조선은 15일 서울 역사책방에서 개화하는 디지털치료제 시장의 현황을 살피고 앞으로 정책과제를 논의하기 위한 ‘디지털 치료제 2021’ 웨비나를 열었다. IT조선 주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이 후원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려해 행사는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됐다.

15일 오후 1시 30분부터 동영상 생중계로 진행한 행사는 과기정통부와 IITP의 기조 연설에 이어 기업별 주요 전략을 발표하는 4개 세션으로 구성했다. 7인의 패널이 참석한 토론을 끝으로 행사를 마무리 했다.

용홍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디지털 치료제 생태계와 미래 전망'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연평균 27.2%씩 성장하는 디지털 치료제 산업에 우리가 뛰어들기 위해서는 식약처와 협업이 중요하다는 조언이 했다.

용 차관은 "디지털치료제 개발 진검승부는 임상에 있다"며 "아무리 좋은 소프트웨어라도 식약처 가이드라인에 의해 움직여야 하기에 식약처와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뇌과학 선도 융합기술 개발사업은 과기정통부가 뇌과학 분야 신규 사업 예타 조사를 추진하고자 2023년 착수를 목표로 11년간 진행하는 사업이다.

용 차관은 "뇌과학 선도 융합기술 개발 사업은 디지털치료제뿐 아니라 바이오 등 모든 것을 융합할 수 있게끔 하는 사업이다"며 "8000억원 규모로 예타 조사를 금년 8월에 신청한 상태다"고 말했다.

용홍택 과기정통부 제1차관이 디지털치료제 2021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 테크카페 갈무리
이준우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방송콘텐츠 PM은 ‘메디컬 트윈 산업 동향 및 디지털치료제 전망’을 주제로 발표에 나섰다.

이준우 PM은 ICT가 접목한 기술적 고도화가 필요한 부분에서는 치료제로 범위를 국한하기 보다는 헬스케어나 의료분야에 접목할 수 있도록 많은 디지털 기술을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적 데이터를 공급받아 AI로 분석하는 등 기술 범위를 포괄적으로 접목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디지털기술 자체를 디지털치료제라는 범위에 국한시켜 기술 고도화나 서비스 개발에 치우치게 되면 더 많은 가능성이 존재할 수 있는 헬스케어나 의료분야에 접목의 필요성을 놓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IITP는 민간이 다양한 분야에서 선제적으로 기술확보를 추진할 수 있는 R&D나 중장기 추진계획을 정리 중에 있다"고 말했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의료기기 기반 우울증 재택 치료 전자약 식약처 시판허가 및 상용화 성공 사례’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많은 임상 데이터를 확보한 것이 와이브레인의 글로벌 진출의 토대가 됐다"며 "정부가 특별법을 통해 규제를 완화해준다면 국내 전자약 기업들의 해외시장 진출이 극대화 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정태명 히포티앤씨 대표는 디지털치료제 업계가 상용화를 위한 서비스 수준 향상과 활발한 글로벌 시장 공략, M&A, 의료·IT 통합 전문가 양성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환자와 의료진이 사이버 메디컬센터를 통해 정보를 주고받고 진단·치료하고 물리적인 병원과 협력하는 환경이 이뤄지면 인류 건강에 크게 공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아직 디지털치료제가 현실에 가깝지는 않지만, 생태계 확장과 고객 믿음에 따라 실제 현실화 될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승현 로완 대표는 다섯가지 영역 즉, 혈관, 인지, 운동, 영양, 동기부여로 구성돼 있는 인지중재치료 프로그램인 슈퍼브레인 앱을 소개하며 국내 디지털 치료제의 급여화 진입이 퍼스트 무버 전략에 매우 중요한 요소임을 강조했다.

한 대표는 "디지털 치료제에 환자 실손 보험 청구가 허용되면 슈퍼브레인이 치매 예방 시장 선점에 유리한 고지에 오를 수 있다"며 "한국은 제약이나 의료기기 분야에서 세계 톱 10 기업은 없지만 세계적 의료진을 보유하고 IT·게임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만큼 디지털치료제 시장에서는 세계적 수준에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성지 웰트 대표는 미국식품의약국(FDA)를 중심으로 한 디지털치료제 안전성 검증 시스템과 전자약에 합당한 값어치가 메겨질 수 있는 파이프라인 구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 대표는 "스마트워치가 디지털치료제 소프트웨어를 통해 임상 데이터 취합하면 예방 치료를 위한 메시지를 던지게 될 것이다"라며 "이 경우 해당 메시지가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어야 하는데, FDA 중심으로 한 시스템을 구축해 안전성을 검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왼쪽부터 IT조선 디지털치료제 2021 패널 토론에 참석한 전홍진 삼성서울병원 디지털치료연구센터장·이준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방송콘텐츠 PM·박지훈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의료기기 PD·김철중 조선일보 의학전문기자·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 ·정태명 하포티앤씨 대표·한승현 로완 대표·강성지 웰트 대표 / IT조선
‘디지털치료제 상용화와 정책 과제’를 주제로 열린 패널 토론은 전홍진 성균관대 교수를 좌장으로 ▲박지훈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의료기기 PD ▲김철중 조선일보 기자 ▲이준우 IITP PM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 ▲정태명 히포티앤씨 대표 ▲한승현 로완 대표 ▲강성지 웰트 대표가 참석했다.

토론은 현행 디지털치료제의 확산 쟁점과 현황 평가를 화두로 시작했다. 디지털 치료제 업계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2017년 약물중독 치료를 위해 모바일 앱 리셋(reSET)을 허가한 시점이 가장 큰 분기점이었으며 코로나19를 통해 크게 이슈 확산이 됐지만, 관련 논의는 꾸준히 이뤄진다고 입을 모았다.

강성지 대표는 "디지털치료제가 코로나19로 더 주목을 받았지만 가장 큰 분기점은 미국 FDA의 허가였다"며 "기존 규제와 시스템을 벗어나 처음 공식적으로 디지털치료제를 인정하는 사례가 나온만큼, 다른 기업 등에서 연이어 허가를 제시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김철중 의학전문기자는 "디지털치료제는 누적된 데이터를 통해 의료적 판단을 내릴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하고 있어 일종의 의학적 혁명이라고 생각된다"며 "기존 의학체계와 다른 관점에서 당장 질병단계가 아니더라도 디지털치료제로 환자 상태를 일상생활에서 개입할 수 있는만큼 폭발적인 수요가 존재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답했다.

디지털치료제는 의료산업과 IT산업이 접목되는 만큼 양 업계간 의견조율·합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환자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하고 이용하고 있어 개인정보보호와 안전한 활용·보안 문제 등도 수면위로 떠오른다.

정태명 대표는 "소프트웨어와 제약 산업 간 차이에 대해 파악하는 것이 필요하다. 제약 중 임상 분야는 사람의 위해성을 판단하는 영역으로 결과 도출에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소프트웨어와 의료 분야의 특성적 차이를 인지하고 두 산업이 긴밀하게 융합할 수 있도록 간극과 격차를 줄일 수 있도록 신경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원 와이브레인 대표는 "제도 완화도 중요하지만, 단기적 관점으로 봤을 때 중요한 것은 기존 의료체계에 디지털치료제를 어떤 방식으로 적용시킬 것인지가 관건이다"라며 "디지털치료제처럼 병원 외 일어나는 처방 행위에 대해서는 보험체계 적용이 어려운 부분이 있어 새로운 처방·보험 개념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박지훈 의료기기 PD는 바이오 데이터 등 디지털치료제를 위한 개인정보 활용에 대해 "현재 의료법을 시작으로 데이터 3법 등 다양한 안건이 바이오 데이터에 맞물려 있다"며 "모든 것을 한꺼번에 고민하는 것은 늘어질 수 있는만큼, 디지털 치료제는 케이스별로 하나하나 띄어놓고 제도별 개선을 시행할 필요도 있다고 본다"고 제안했다.

정부의 디지털치료제 관련 트랙에서 정부·업계 차원에서 추가적으로 필요한 움직임에 대한 공감대도 형성됐다.

한승현 로완 대표는 "신산업인만큼 태동에 어렵고 구조적 문제도 존재한다. 질병기관인 심평원이나 식약처 등 기관과 함께 대화하는 장이 필요하다"며 "미국이나 유럽처럼 기관·업계 간 대화를 자주 시도하고 신산업 출발에서 발생하는 업계 내 언어·소통 간극을 줄이는데 집중해야한다"고 제시했다.

이준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PM은 "한가지 이슈만 비대하게 논의하면 결론나지 않는 문제들이 확산되고 재생산돼 도돌이표에 빠질 수 있다"며 "기우라고 생각하지만 대화의 장 외에도 업계차원에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개방된 업계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지훈 PD는 "산업부에서 제시한 과제가 7개정도 있다. 이 과제를 수행하고 있는 분들만이라도 모여서 의견교환을 할 수 있는 장을 만들려고 한다"며 "산업부 차원에서라도 노력할 수 있는 부분과 공론의 장과 기능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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