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해외직구족 기대에 못미친 SKT 11번가·아마존

김형원 기자
입력 2021.09.16 06:00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 SKT와 11번가가 국내 해외직구족을 잡기 위해 야심차게 준비해 내놓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와 ‘우주패스'에 대해 일각에서는 실망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문제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주패스와 구글원 계정연동이 불안정하다는 것과 미국 아마존 대비 확연히 부족한 상품 수다.

SKT는 자사 구독 서비스 우주패스 미니에 ‘구글원 100GB’ 혹은 ‘웨이브 라이트'를 선택해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하지만, 막상 우주패스에 가입해 보면 구글원과 SKT·11번가 계정 연동이 제대로 안되는 경우가 발생했다.

문제 발생 후 나온 SKT의 대응도 아쉽다. 서비스 론칭 초기 콜센터 직원 교육이 이뤄지지 않아 우주패스와 구글원 간 연동은 안된다고 했고, 이후 허겁지겁 직원 교육을 시켜 바로잡았다. 하지만 계정연결시 또다시 문제가 발생했다. 이용자에게 언제까지 문제를 해결해주겠다는 기약을 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SKT측은 ‘준비 부족’이라는 설명이다. 소비자 피드백을 받아 문제점을 빠르게 고쳐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우주패스가 제공하는 아마존 상품 1만원 할인쿠폰도 정작 상품 부족으로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1번가는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론칭 당시 상품 정글로 평가받는 미국 아마존의 수천만가지 상품을 11번가를 통해 쉽게 구입할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하지만, 결과는 확연한 상품 수 부족이다. 11번가를 통해 구입할 수 있는 제품 종류는 미국 아마존에서 배송지역을 한국으로 설정했을 때 나타나는 것과 비교할 때 턱없이 적다.

해외직구족이 찾는 일부 핵심 상품도 11번가 아마존에서 찾아볼 수 없다. 11번가는 론칭 당시 PC 부문에 강점을 지녔다고 설명했다. 뚜껑을 열고 보니 PC게이머와 플레이스테이션5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특정 브랜드 SSD 상품은 구입할 수 없었다. 11번가는 해당 문제가 미국 아마존과 제조사에 의한 ‘지역제한' 탓이라고 밝혔다. 아마존과 제조사가 지역제한을 풀지않는 한 11번가에서 해당 상품을 구입할 수 없다.

해외직구 이용이 빈번한 소비자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 밖에 없다. 11번가가 아마존을 끌어들여 기대감을 잔뜩 올려놨지만, 없는 상품이 많아 결국 기존대로 직접 미국 아마존 상품을 구매하거나 구매·배송대행 업체를 이용해야 하기 때문이다.

SKT측이 서비스의 장점을 부각시켜 홍보하려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준비 부족으로 서비스가 소비자들이 기대했던 것에 미치지 못한다면 치열한 e커머스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역시 힘들다. SKT와 11번가의 존재감을 고려할 때, 더 제대로 준비해서 출범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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