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컬럼에서는 서예 작품의 역대 경매 거래 데이터 분석 결과를 공유하려 한다. 서예작품을 좋아하기도 하고 예술시장 관련 첫 논문이 2019년 한국증권학회지에 게재된 ‘서예작품의 담보대출 적격성 분석’이어서 서예작품은 필자에게 더욱 의미가 있다.

서예 작품은 1998년부터 2021년까지 총 1811작품이 2012회에 걸쳐 작가 407명의 작품들이 경매에 출품됐다. 이는 지난 21년간 약 201회의 재거래가 시도되었음을 시사한다.

1998년부터 2021년까지 거래된 서예 작품들의 낙찰가 평균은 1450만원이었고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은 2015년 9월 14일 서울옥션에서 개최한 ‘고서첩 경매-책의기운 문자의 향기’에서 7억5000만원에 거래된 정약용의 ‘하피첩’이다. 이 작품의 최대 추정가는 5억5000만원이었고 최소 추정가는 3억5000만원이었기에 낙찰가가 최대 추정가를 한참 상회했다.

다음 표는 서예 작품들의 연간 총 낙찰액 추이를 나타낸다.

./ 출처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출처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위 표를 보면 서예 작품들은 2006년, 2015년, 2016년, 2017년 그리고 2018년에 총 낙찰액이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에 낙찰된 16여억원 중 7억5000만원은 ‘하피첩’이었음 또한 알 수 있다.

경매 전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가 발표되며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의 차이가 클수록 작품의 가치에 대한 예측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컨센서스 밴드의 크기는 전문가들이 판단한 작품 가치의 불확실성의 정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다음 표는 서예 작품들의 컨센서스 밴드 추이를 나타낸다.

./ 출처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출처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같은 기간 동안 최대 추정가를 최소 추정가로 나눈 컨센서스 밴드는 1.19에서 2.22 사이에서 변화했고 지속적으로 증가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전문가들의 서예 작품에 대한 낙찰가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이 최근 들어 높아졌다는 의미이다.

서예 작품 경매의 경우 총 2012건의 경매 중 45.83%인 922건이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 사이에서 낙찰되었고 54.17%인 1090건의 경매가 유찰되거나 추정가 범위 밖에서 낙찰됐다.

이번 컬럼에서는 서예 작품의 경매 데이터를 이용해 예술품 거래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떠한 의미를 갖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논의하도록 하겠다. 이번 컬럼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해석을 도와준 아트파이낸스 그룹의 데이터 분석 담당, 류지예 팀장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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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