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시장에서 단종된 코나EV가 현대자동차의 해외 시장 엔트리급 전기차 라인업 역할을 꾸준히 수행한다. 코나EV는 초기 아이오닉 일렉트릭과 함께 현대차 전기차 라인업을 책임졌지만, 전용전기차인 아이오닉5 출시와 일부 차량에서 발생한 배터리 화재 문제 등으로 국내에서 단종됐다.

현대차는 내수에서 영향력이 있던 코나EV 관련 전략을 수정했다. 한국 시장이 아닌 수출용으로 차량을 돌렸다. 관련 생산라인을 그대로 유지하는 등 코나EV의 해외시장 판매 경로를 계속 이어왔다. 코나EV는 해외시장에서 국내 수출물량·유럽현지 생산판매량을 포함해 아이오닉5 수출 물량과 비슷한 수준을 기록하는 등 선전 중이다.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2022년형 코나EV / 현대자동차그룹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2022년형 코나EV / 현대자동차그룹
17일 완성차 업계와 현대자동차 8월 판매실적 등에 따르면, 코나EV는 8월 1107대가 수출됐다. 수출량은 매달 2000대 이상 수출실적을 기록했던 올해 1분기보다 절반정도 줄었다. 대신 1월부터 꾸준히 1000대이상 판매실적을 올리며 수출용 국산 전기차로써 명맥을 잇는 중이다.

코나EV가 비록 아이오닉5 등 신형 전기차 등장으로 국내 단종돼 수출용 생산라인만 생존한 상황이지만, 전체 수출·해외판매실적은 준수하다. 생산라인을 보유한 현대자동차 체코공장(HMMC)의 코나EV 8월 판매실적이 2006대로, 8월 국내 수출물량과 해외현지법인 코나EV 판매량을 모두 합하면 3114대다.

8월 코나EV 수출·해외판매 실적이 반짝 성적인 것도 아니다. 코나EV는 올해 8월까지 국내 수출물량 1만4357대, 해외법인 생산판매량 1만2966대 실적을 기록했다. 2021년 총 수출·해외판매량이 2만7323대로 9월 실적에 따라 한 달안으로 올해 3만대 판매 달성도 가능하다.

현재 현대자동차 전기차 라인업의 플래그십 역할인 아이오닉5의 8월 해외판매(수출)량은 3369대로 코나EV와 차이는 250대쯤이다. 아이오닉5 판매를 개시한 4월 기준으로 8월까지 아이오닉5는 1만8952대를 해외판매했고, 코나EV는 1만5183대를 판매했다. 코나EV가 배터리 화재로 이미지에 타격을 입었지만, 엔트리급 전기차로 준수한 성적을 기록해 아이오닉5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공학과)는 "코나EV는 유럽시장에서 전반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모델이라 브랜드 이미지가 탄탄하다"며 "기존에 쌓았던 입지가 탄탄했던만큼 배터리 화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럽 등 해외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여력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용전기차 플랫폼이 나오고 있지만, 기존 내연기관차 이미지를 선호하면서 시스템은 전기차를 요구하는 고객들도 있는데 코나EV가 이런 틈새시장에 먹힌 것으로도 볼 수 있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코나EV도 흐름에 따라 전용전기차 라인업에 밀려 완전 단종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