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용으로 소포장된 드립백커피 세트가 명절 선물로 인기가 높다. 뜨거운 물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지 손쉽게 커피를 즐길 수 있어 선물용으로 안성맞춤이다.
드립백커피는 적절한 굵기로 분쇄된 1인용 분량의 커피가루를 종이필터백에 담아 개별 포장되어 있다. 보통 드립커피를 내릴 때는 그라인더, 드리퍼, 서버, 종이필터 등 여러 도구들이 필요하다. 그러나 드립백커피는 커피추출 도구 없이도 간편하게 커피를 추출하여 즐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드립백커피를 추출할 때에는 무엇보다도 커피의 볶음도를 먼저 살펴봐야 한다. 보통은 드립백커피 외부 포장에 커피의 볶음도가 표시되어 있을 것이나, 만일 볶음도가 표시되어 있지 않다면 드립백에 담긴 커피가루의 색상을 살펴보면 된다. 즉, 색상이 밝은 갈색인지, 일반 갈색인지, 짙은 검은색이 감도는 갈색인지에 따라 볶아진 정도를 알 수 있다.
커피의 볶음도에 따라 물의 온도와 사용하는 물의 양을 달리하여야 한다, 우선 커피가루의 색상이 밝은 갈색을 띤 약볶음이면 물온도를 높여서 약 97°C ~ 95°C 로 추출하는 것이 좋다. 온도계가 없으면 물을 팔팔 끓인 후 약 3분 정도 지난 후에 사용하면 된다. 반면, 색상이 검은 갈색의 강볶음이라면 물온도를 많이 낮춰 90°C 이하의 물을 사용하고, 일반 갈색을 띠는 중볶음의 경우에는 물을 팔팔 끓인 후 약 5분 정도 지난 후의 약 94°C 정도되는 물을 사용하면 좋다.
커피 볶음도에 따라 물의 온도를 정하고 난 후 실제 사용하는 물의 양을 결정하면 된다. 물양을 많이 사용하면 과다추출되어 아주 신맛이나 쓴맛이 강하게 뽑아져 나와 마시기 어려운 커피가 된다. 색상이 옅은 약볶음일수록 사용하는 물의 양을 줄여야 한다. 약볶음의 경우에는 컵의 1/4 정도되는 소량의 원액만 추출한 후 희석하는 물 양을 많이 하여 마일드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약한 볶음일수록 커피 속에 단맛과 쓴맛보다 신맛이 더 많이 남아있어 많은 물의 양으로 추출력을 강하게 하면 신맛이 도드라지게 추출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색상이 짙은 강볶음일수록 사용하는 물의 양을 좀 더 늘려 추출량을 컵의 3/4 정도까지 추출한 원액에 희석양을 적게 추가하여 진하고 강하게 마시는 것이 좋다. 강볶음일수록 커피 속에 신맛보다 단맛과 쓴맛이 더 남아 있어 물의 양을 늘려 추출력을 더 해도 먹을 만한 커피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물의 양을 너무 많이 하게 되면 쓴맛과 탄 맛이 아주 도드라진 커피를 만들 수 있으니 강볶음 커피라고 무조건 물의 양을 많이 사용하는 것도 위험하다. 적절한 선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커피 추출에 사용하는 물의 온도와 물의 양 못지않게 커피를 추출하는 전체 시간도 아주 중요하다. 커피의 성분을 충분히 뽑아내고 커피의 고소하고 구수한 맛을 더 늘려주기 위해서는 전체 커피추출시간을 다소 길게 늘려줄 필요가 있다. 그래서 처음에 커피가루를 적신 후 불리는 시간을 충분히 주어 커피성분이 잘 뽑아져 나올 수 있게 해 주면 좋다.
드립백커피를 추출할 때, 처음에는 커피가루를 적실 수 있는 정도의 물 양을 얇은 물줄기로 달팽이를 그리듯이 한 바퀴 돌려서 붓고 충분히 기다리는 시간을 갖는다. 기다리는 시간은 커피의 상태에 따라 조금씩 다르지만 보통 1분이나 1분 30초 정도면 된다. 만일, 어떠한 사정으로 그 시간을 넘어섰다면 4분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4분이 지나면 커피가루가 다시 메마를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가루가 충분히 불리고 커피가루 속에 있는 가스가 방출되고 나면 이제는 맛있는 커피성분을 최대한 잘 뽑아낼 수 있다. 그 다음에 붓는 물의 굵기와 횟수는 자유롭게 시도하면 된다. 하지만 추출된 최종 결과물은 처음에 계획했던 양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추출된 원액을 기호에 맞게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잘 희석하여야 한다. 라떼를 원하면 우유를 가미해도 좋고 레귤러커피를 원하면 따뜻한 물이나 차가운 물을 희석하면 된다. 볶음도에 따라서 추출된 결과물에 희석하는 물양을 달리 더하여 한 잔을 만들면 된다. 신맛, 단맛, 쓴맛이 부드럽게 전반적으로 어우러져 마시기 좋은 커피농도(TDS)는 0.8~1.0 % 정도이며 그 이상을 넘어서면 신맛과 쓴맛이 도드라져서 마시기 힘들어지고 그 이하이면 묽어져 밋밋한 커피가 된다.
이제 실제로 드립백커피를 이용하여 내려보도록 하자. 여기선 드립한 결과를 측정하기 위하여 여러 도구를 준비했지만 간편하게 드립백커피, 컵, 끓인 물, 초시계만 있으면 된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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