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의 E클래스 세단에서 이상소음이 발생해 인해 수 차례 정비를 진행했지만, 8개월째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원인조차 파악하지 못한 사례가 발생했다. 해당 차주는 국토교통부에 자동차 교환·환불 관련 중재를 신청했으며, 정비 과정 중 메르세데스-벤츠와 직접적인 소통이 불가했던 점에 대한 불만도 토로한다.

23일 IT조선과 인터뷰를 진행한 벤츠 E클래스 디젤엔진 E220d 세단 소유주 김민구씨는 2020년 9월부터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E220d 세단을 탔다. 김씨는 차량 출고 후 3개월쯤이 지난 12월부터 엔진부에서 일반적인 엔진소리와 다른 귀뚜라미·방울 소리에 가까운 간헐적 이상 소음이 발생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상소음 문제를 겪고 있는 김민구씨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E220d 세단 / 이민우 기자
이상소음 문제를 겪고 있는 김민구씨의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E220d 세단 / 이민우 기자
IT조선이 단독 입수한 정비내역서에 따르면, 김씨는 1~8월 이상소음 해결을 위해 경기도 고양 모터원, 서울 방배 한성모터스 등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공식 판매 딜러사를 직접 방문했다. 여러차례 정비를 받아 소음 발생 유무와 문제 위치를 확인 받았다. 엔진룸 커버에 방음 작업을 하는 등 조치도 했다. 하지만 1년 가까이 센터를 방문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상소음 문제 해결은 고사하고 정확한 원인도 잡아내지 못했다.

김민구씨는 더 이상 센터 정비로는 이상소음을 해결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국토교통부에 자동차 교환·환불 중재를 신청했다. 차량에 일반 하자가 발생할 경우, 3회 이상 수리후 하자 재발 또는 누적 수리기간 30일 초과시 교환·환불 중재를 신청할 수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1월 S클래스 2019년식 S 350d 4매틱의 하자로 교환명령을 받은 바 있다. 한국형 레몬법을 처음 적용받은 사례다.

김민구씨는 "4주이상 정비를 진행하면서도 이상소음 문제의 원인을 찾지 못하다보니 수리가 불가능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고, 차량을 판매한 딜러사 측에 다른 방식의 대응방법을 제안하기도 했다"며 "보증기간 연장 등에 대한 이야기도 있었지만, 연장된 보증기간 내에 수리가 가능할 것이라는 확신이 들지 않아 업체측 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에 접수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220d 세단 교환·환불 중재 신청서 / 김민구씨 제공
국토교통부에 접수된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220d 세단 교환·환불 중재 신청서 / 김민구씨 제공
김씨는 센터에서 정확한 문제 원인을 찾지 못한 것 외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의 대응 방식에도 불만이 컸다. 그는 판매 딜러사를 통하는 것 외에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로부터 처리 내용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전달받을 수 있는 창구를 찾을 수 없었다.

특히 김씨는 센터방문 과정에서 딜러사 측으로부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본사 테크니션을 배정해주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신청 후 몇 개월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로부터 연락을 받지 못했다. 9월 23일에야 판매 딜러사 어드바이저를 통해 10월 테크니션 동반 정비가 가능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는 연락이 왔다고 주장했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고객과 최대한 소통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이상 소음 문제를 호소한 해당 고객의 경우 판매 딜러사를 통해 수리 입고 요청을 드리고 있다"며 "수리 입고시 본사 기술팀과 연계해 최대한 문제 원인을 찾아 수리를 진행할 계획이며, 환불·교환의 경우 국내 자동차관리법 절차와 기준을 따르는 부분이라 현재 단계에서는 확답드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고객과의 소통은 판매 딜러사 고객담당 팀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직접 관련 내용을 전달하지 않는다"며 "공식 판매 딜러사를 통한 소통도 회사의 공식적인 입장이라고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민구씨는 "10월 벤츠 본사 테크니션의 정비가 가능하다고 한 만큼, 원활한 교환·환불 중재 신청 진행을 위해 차량을 센터에 입고할 계획이다"며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측과 직접적인 소통도 없었고, 뒤늦게 딜러사 자동차 어드바이저를 통해 테크니션 정비에 관한 이야기를 접한 점이 매우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