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픽카드 금값 시대, "그럼 빼"

최용석 기자
입력 2021.09.24 06:04 수정 2021.09.24 09:35
조립PC 구매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그래픽카드 가격이 안정화되는가 싶더니, 9월 신학기가 시작하면서 무섭게 다시 오르고 있다. 가성비 좋은 조립PC를 구매하려 했던 이들 중에는 조립PC 대신 노트북으로 선회하는 경우도 있지만, 아예 비싼 가격에 PC 구매를 포기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하지만 학업용 또는 업무용으로 쓸 PC라면 그래픽카드는 꼭 필요한 선택은 아니다. 최신 CPU의 내장 그래픽만으로도 게임을 제외한 어지간한 PC 작업은 충분히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내장 그래픽을 기본으로 탑재한 인텔 11세대 프로세서는 당장 그래픽카드가 없어도 PC를 구성할 수 있다. 인텔 11세대 프로세서 제품 패키지 모습 / 인텔
4K출력, 멀티모니터 구성도 가능한 인텔 최신 내장 그래픽

흔히 CPU 내장 그래픽은 단순 화면 출력 기능만 제공할 뿐, 성능이나 기능은 별도의 그래픽카드에 비해 부족한 제품으로 인지되곤 한다. 실제로 초창기 CPU 내장 그래픽은 그래픽카드로서의 성능보다는 단순히 ‘화면 출력’을 위해서만 사용할 정도였다.

CPU 내장 그래픽이 처음 등장한 배경은 업무용 PC에서 꼭 필요하지 않은 그래픽카드를 제거하고, 저렴한 비용으로 PC를 구성하고 사용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초창기 CPU 내장 그래픽은 화면 출력 기능만 중시한 나머지, 그래픽카드로서의 성능은 기대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오늘날 내장 그래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도 여기서 시작한다.

하지만 CPU 내장 그래픽의 성능은 꾸준히 발전해왔다. 물론 내장 그래픽 성능은 별도의 외장 그래픽만큼은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인터넷 검색, 문서작성, 동영상 재생 등 대부분의 PC 작업은 충분히 처리할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

인텔 11세대 프로세서의 특징 중 상당수가 내장그래픽의 성능 및 기능 향상이다. / 인텔
특히 인텔 11세대 프로세서에 탑재된 ‘UHD 그래픽스 750’은 인텔의 최신 ‘Xe 그래픽’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인텔의 역대 데스크톱 CPU 내장 그래픽 중 최고의 성능을 제공한다.

UHD 그래픽스 750은 최신 사양의 그래픽 인터페이스인 HDMI 2.0과 디스플레이포트 1.4b 규격을 지원한다. 덕분에 내장 그래픽임에도 불구하고 4K 60㎐ 영상 출력을 기본으로 지원한다. 즉 4K UHD 해상도(3840x2160)를 지원하는 TV나 모니터 연결 시, 100% 완벽한 4K 화질을 프레임 저하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의미다.

그뿐만이 아니다. 최대 3대까지의 고해상도 모니터를 동시에 연결해 멀티 디스플레이 환경도 간단하게 구성할 수 있다. 재택 근무자들이 업무 효율 향상을 위해 멀티모니터를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즉 멀티모니터 환경을 구성하는데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의미다.

캐주얼 게임 및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내장 그래픽으로 충분

조립PC에서 그래픽카드가 필요한 가장 큰 이유는 ‘게임’이다. 최신 고사양 게임을 최적의 화질과 퍼포먼스로 즐기려면 그만한 3D 그래픽 가속 성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평소 즐기는 게임이 ‘스타크래프트’,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중저사양 게임이라면 내장 그래픽으로도 충분하다. 특히 인텔 11세대 프로세서 내장 UHD 그래픽스 750은 이전 10세대 프로세서의 ‘UHD 그래픽스 630’ 대비 3D 그래픽 성능이 약 50% 향상(인텔 자체 테스트 기준)됐다.

인기 온라인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 정도는 인텔 11세대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라이엇게임즈
그 결과, 풀HD 해상도 기준으로 그래픽 옵션만 적당히 조절하면 ‘리그 오브 레전드’ 같은 인기 온라인 게임은 평균 100프레임의 퍼포먼스로도 즐길 수 있다. 이는 현재 약 10만 원대에 판매 중인 별도 그래픽카드 지포스 GT 1030 DDR4 제품과 비슷한 성능이다.

때문에 평소 가벼운 게임을 주로 즐기는 경우, 일단 인텔 11세대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으로 버티다가 나중에 가격이 정상화됐을 때 그래픽카드만 추구하는 식으로 PC를 구성하는 것도 방법이다.

멀티미디어 재생 성능도 발군이다. 인텔 UHD 그래픽스 750 내장 그래픽은 H.264와 H.265, VP9, AV1 등 업계에서 널리 사용하는 최신 고화질 비디오 코덱을 최대 8K 60㎐까지 하드웨어 가속을 지원한다. 즉 현재 ‘최고 화질’의 영상을 별도 그래픽카드가 없어도 물 흐르듯 부드럽게 재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내장그래픽으로 스트리밍 1인 방송&영상 편집도 가능해

최근 유튜브나 트위치 등 스트리밍 플랫폼을 통한 1인방송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영상 송출 및 편집을 위한 PC 수요도 상당하다. 이러한 영상 송출 및 편집용 PC의 구성으로 최신 멀티코어 CPU와 그래픽카드가 필수로 꼽힌다.

그런데 인텔 11세대 CPU의 UHD 그래픽스 750 내장 그래픽으로도 최상급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영상 송출 및 편집 작업이 가능하다. 이는 인텔 내장그래픽에 탑재된 ‘인텔 퀵싱크 비디오(Quick Video)’ 기술 덕분이다.

인텔 퀵싱크 비디오는 각종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재생(디코딩)과 제작 및 편집(인코딩)을 위한 미디어 코덱에 내장 GPU의 하드웨어 가속을 적용, CPU 부담을 줄이면서 고화질·고품질 영상을 더욱 빠르고 부드럽게 재생하거나, 제작에 걸리는 시간은 단축하는 데 사용한다. 실제로 앞서 언급한 최대 8K 화질 미디어의 가속 기능 역시 퀵싱크 비디오 기술의 일부다.

덕분에 인텔 11세대 CPU의 내장 그래픽만 가지고도 풀HD급 화질의 영상 스트리밍 방송과 간단한 편집 작업은 충분히 할 수 있다. 나중에 별도의 그래픽카드를 장착하더라도 인텔 내장그래픽의 퀵싱크 비디오 기술을 이용하면 1대의 PC로 게임과 실시간 방송을 동시에 진행하는 ‘응용’도 가능하다.

11세대 코어 i5 프로세서부터 향상된 내장 그래픽 성능과 기능을 제공한다. 11세대 코어 i5-11400 제품 패키지 모습 / 인텔
다만, 이러한 인텔 11세대 내장 그래픽의 장점을 최대한 활용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 첫째, 우선 CPU 자체가 내장 그래픽을 포함한 모델이어야 한다. 제품 모델명 끝에 ‘F’자가 붙은 모델(예시: 코어 i7-11700KF)은 내장 그래픽을 제거해 가격을 낮춘 모델이다. F자가 없는 일반 모델을 구매해야 그래픽카드 없이 화면 출력이 가능하고, 내장그래픽의 모든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둘째, 인텔 UHD 그래픽 750 내장 그래픽은 11세대 코어 i5 모델 이상 제품부터 탑재된다. 코어 i3 이하 모델은 일부 기능이 빠지고 성능도 떨어지는 ‘UHD 그래픽 730’을 탑재해 위에서 소개한 장점들의 상당 부분이 반감된다.

2021년 9월 현재 내장 그래픽이 달린 인텔 11세대 코어 프로세서 중 가장 추천할 만한 모델은 11세대 코어 i5 프로세서 중 가장 막내인 ‘코어 i5-11400’ 제품이다. 이 제품부터 UHD 그래픽 750 내장그래픽을 탑재해 외장 그래픽 없이도 어지간한 PC 작업을 척척 해낼 수 있다.

구성도 6코어 12스레드로 충분하고, 가격도 현재 20만원 중반대에 형성되어 있어 ‘가성비’도 좋다. 나중에 그래픽카드만 따로 달아주면 일반 업무용·학업용 PC에서 쓸만한 게이밍 PC로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물론 나중을 고려해 그 이상의 CPU를 고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현재 11세대 코어 i5급 이상 CPU와 이를 이용해 구성한 데스크톱 PC는 최소 3년 이상은 추가 업그레이드 없이 오래 쓸 수 있는 성능을 제공한다. 당장 그래픽카드가 없어도 PC 구매까지 포기할 필요가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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