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인 사이버 테러 위협에 기업의 경계 태세가 최상급이다. IT기업의 보안체계 강화 노력으로는 자체적으로 솔루션을 도입하는 방법과 전문 보안기업을 인수하는 방법이 있는데, 최근 보안 업체를 인수합병(M&A)하는 방안에 힘이 실린다. 국내보다는 해외 글로벌 기업의 움직임이 더 활발하다.

인수합병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인수합병 이미지 / 아이클릭아트
26일 보안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해외 보안기업을 M&A하는 사례가 증가 추세다. 대표적인 예가 LG전자다.

LG전자는 전장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1억4000만달러 기업가치의 이스라엘 보안업체 ‘사이벨럼' 지분 63.9%를 확보하는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LG전자가 지분 확보에 쓴 금액은 8946만달러(1000억원)에 달한다.

LG전자가 사이벨럼을 인수한 것은 자동차와 관련한 사이버보안 위협이 커지고 있어서다. 사이벨럼은 자동차 사이버보안 기업이다. 전장사업에 공을 들이는 LG전자는 해킹을 통해 브레이크, 잠금장치, 내비게이션 등을 원격 조종하면 운전자의 목숨을 위협할 수 있는 상황을 예방하기 위한 기술력이 필요하다.

같은 보안기업끼리 인수합병이 가장 활발하지만, 빅테크 업체들도 보안기업 인수합병(M&A)에 적극적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대표적이다.

구글은 오래전부터 꾸준히 보안업체를 인수해 왔다. 구글은 ▲2007년 포스티니, 그린보더 ▲2009년 리캡챠 ▲2010년 와이드바인 ▲2011년 자이나믹스 ▲2012년 바이러스 토탈 ▲2014년 임퍼미엄, 슬릭로그인 등 기업을 인수했다. 구글 클라우드는 2019년 알파벳 내 보안기업인 클로니클을 흡수해 보안 서비스를 강화하기도 했다.

MS는 최근 M&A 분야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다. 2004년 자이언트 컴퍼니 소프트웨어 인수 후 보안기업 인수가 뜸했지만, ▲2015년 아달롬, 시큐어 아일랜드 테크놀로지스 ▲2017년 헥사다이트 ▲2020년 사이버엑스 등을 인수했다. 2021년 들어 리펌랩스, 리스크, 클라우드녹스 등 3개의 보안 회사를 품에 안았다.

MS는 보안 사업에서만 연간 100억달러(11조7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보안업체로의 입지를 강화 중이다. MS는 사이버 공격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연간 1조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한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의 국가 사이버 보안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며 향후 5년 동안 200억달러(23조5500억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국내에서는 보안기업의 인수합병이 활발하지 않지만 정보보호 기업 안랩이 보안 스타트업을 인수한 사례는 있다. 안랩은 2020년 인공지능(AI) 보안 관제 스타트업 제이슨의 지분 60%를 인수하기도 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