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 급성장 ‘취미’ 시장 정조준

김형원 기자
입력 2021.09.29 06:00
국내 주요 중고 플랫폼의 시선이 ‘취미 시장'으로 쏠린다. 번개장터가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했고, 최근 당근마켓은 관심사 기반 커뮤니티인 ‘남의집'에 투자했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취미·관심사가 일치하는 사람들을 끌어 모으는 것이 상품 거래량 증가는 물론 하이퍼로컬 사업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만화 ‘철인28호’ 소재 피규어 / 야후재팬
당근마켓은 최근 ‘남의집’에 10억원 규모 지분 투자를 진행했다. 지분율은 공개되지 않았다. 남의집은 취미가 비슷한 사람들의 오프라인 모임을 연결하는 커뮤니티 서비스다. 2030세대를 중심으로 마니아층이 형성돼 있고, 작업실·공방 등 정보가 공유된다.

당근마켓이 ‘남의집’에 투자를 결정한 이유는 코로나 시대 커뮤니티 활동의 주축이 ‘취미·취향’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1인 가구 증가와 MZ세대의 소유보다 경험을 중시하는 소비 트렌드, 취향 중심의 모임 트렌드가 점차 활성화되고 있는 추세라는 설명이다.

김성용 남의집 대표는 "공통의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같은 공간에 모여 교류하고 취미를 나누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며 "이번 제휴를 통해 2100만 당근마켓 하이퍼로컬 커뮤니티에서도 취향을 나눌 공간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중고거래 플랫폼의 취미 분야 투자는 번개장터서도 진행된 바 있다. 번개장터는 지난해 10월 스니커즈 커뮤니티 ‘풋셀’을 인수했다. 풋셀은 2004년 설립돼 회원 수만 19만명을 보유한 스니커즈 마니아층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다.

취미 관련 상품의 거래액도 증가추세다. 번개장터가 조사한 올해 상반기 중고거래 동향 자료에 따르면 '취향템'으로 평가받는 스타 관련 상품 거래 건 수는 올 상반기에만 70만건, 하루 평균 3800건 이상의 거래량을 보였다. 스타 상품 거래 건수의 76% 이상을 차지하는 '보이그룹'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53만5000건을 기록했다.

고가 한정판 상품이 거래되는 키덜트 카테고리 거래 건 수는 올해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5% 늘어난 34만건을 기록했다. 거래액은 전년 대비 47% 성장세를 보였다.

피규어·인형 거래 비중은 61%를 차지했다. 피규어 중 카카오 프렌즈와 베어브릭 협업 상품의 경우 200만원 초반대에 거래되기도 했다.다양한 컨셉의 피규어로 마니아를 사로잡은 배구 만화 '하이큐'와 인기 판타지 만화 ‘주술회전’ 관련 상품도 35만건 이상의 검색량을 기록했다.

이색 취미 상품에 대한 수요도 증가세를 보인다. 롯데쇼핑에 따르면 보석십자수·칼림바 등 매출이 늘었다. 롯데온 7월 1~25일 취미용품 매출 자료에 따르면 십자수나 명화 그리기 등 DIY 상품 매출은 220.7% 증가했다. 원예·가드닝 용품의 경우 166.3% 늘었다. 유통업계는 집콕족 증가가 이색 취미 수요 확산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취미형 공예용품 수요 증가는 세계적인 추세다. 시장조사업체 이비스월드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 등 미국 e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판매된 공예용품 매출은 2020년 기준 전년 대비 20% 증가했다. 조사 업체는 연평균 4.3% 성장률을 바탕으로 2025년 183억달러(21조7100억원) 시장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는 집에서 즐기는 취미 상품 소비를 끌어 올리고,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들의 커뮤니티 확산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성장세가 뚜렷한 만큼 중고거래 플랫폼의 취미 산업 투자도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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