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아토스 단종 후 19년만에 국내 경차 시장에 재진출한다. 차박이 가능한 경형SUV라는 특성의 ‘캐스퍼’ 차량이 그 주인공이다. 캐스퍼는 사전예약 첫날 주문량은 1만8940대로, 현대차 역대 내연기관 모델 주문량 중 최고 기록을 썼다.

IT조선은 현대차 경형SUV 캐스퍼를 경기도 용인시를 출발점으로 삼아 경부고속도로를 경유해 반환전 없이 복귀하는 경로로 시승했다. 시승차량 모델은 최상의 트림인 인스퍼레이션 풀옵션으로 1.0터보 엔진을 장착하는 캐스퍼 액티브2와 선루프·스토리지 옵션 등이 적용됐다. 차량가격은 2007만원이다.

현대자동차 경형SUV 캐스퍼와 기아의 박스형 경차 레이 / 이민우 기자
현대자동차 경형SUV 캐스퍼와 기아의 박스형 경차 레이 / 이민우 기자
캐스퍼 출시가 다가오면서 많은 운전자가 궁금했던 부분 중 한 가지는 사촌지간인 기아 레이와의 차이다. 박스형 경차인 레이는 최근 캠핑·차박 트렌드의 대중화로 높은 공간 활용도를 인정받아 캠핑 전용 튜닝을 할정도로 MZ세대 등 다양한 계층에게 차박용 차량로 인정받는다.

캐스퍼가 출시와 동시에 ‘차박’이 가능한 경차를 정체성 중 하나로 가져온만큼, 차박계 터줏대감인 레이를 상대로 어떤 차별화로 경쟁에 나설지 눈길이 쏠렸다. IT조선은 캐스퍼 시승전 미리 기아 레이로 주행한 뒤 비교 시승에 나섰다.

우선 캐스퍼의 강점은 경차 중 최고 수준의 안정성이다. 최하위 트림인 스마트에서도
하이빔 보조와 차로이탈방지·차로유지보조 등 안전 관련 옵션이 기본으로 탑재됐다. 주행성능 면에서도 경형’SUV’답게 울퉁불퉁한 노면에도 충격을 어느정도 완화하고 가속 성능도 제법이다. 시승구간 근처에 물류센터가 다수 위치해 양 옆에서 대형 화물차가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모닝·레이 등과 비교해 흔들림이 확연히 적었다.

비록 경차의 태생적인 불안감을 완전히 씻지는 못했지만, 차급을 감안하면 캐스퍼의 안정감·주행성능은 기대이상이다. 특히 비교대상인 레이는 박스형 경차 특성상 고질적인 주행 불안과 높은 전복 사고 가능성에 시달린다. 선호도 높은 캠핑장이나 차박장소로 향할때 고속도로·오프로드 주행 가능성이 높은만큼 캐스퍼의 주행안정성은 플러스 요인이다.

조수석 을 풀폴딩한 현대차 캐스퍼(왼쪽)와 기아 레이 내부 공간 모습 / 이민우 기자
조수석 을 풀폴딩한 현대차 캐스퍼(왼쪽)와 기아 레이 내부 공간 모습 / 이민우 기자
캠핑·차박에서 중요한 것은 공간 활용도다. 전체적인 공간 규모 면에서는 박스형 경차인 레이가 캐스퍼를 압도한다. 제원면에서부터 차이가 있다. 레이는 전고 1700㎜ 높이에 전장 3595㎜·전폭 1595㎜다. 차량 내부 공간을 판가름하는 축거(휠베이스) 길이도 2520㎜에 달한다. 전고는 중형SUV인 쏘렌토 수준에 축거는 코나 등 소형SUV급이다.

캐스퍼는 전장과 전폭은 레이와 같고 전고와 축거는 각각 1575㎜과 2400㎜로 레이보다 작다. 제원 상 드러난 차이는 내부 규모에도 반영된다. 조수석과 2열을 전부 풀폴딩(눕힌) 후 트렁크 끝에서 조수석 콘솔까지 측정한 길이는 캐스퍼가 2090㎜쯤, 레이는 2140㎜정도다. 풀폴딩된 좌석 등받이에서 천장까지 측정한 길이도 캐스퍼는 790㎜쯤인데 반해 레이는 910㎜쯤이다. 레이가 캐스퍼보다 내부 공간에서도 더 넓고 높다.

하지만 캐스퍼는 레이와 달리 운전석 포함 1·2열을 전부 풀폴딩 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기아 레이는 조수석과 2열 운전석의 풀폴딩이 가능하나 운전석은 불가능하다. 운전석까지 풀폴딩하는 튜닝 레이 캠핑카가 나오는 이유다. 캐스퍼의 1열 운전석 풀폴딩은 최상위인 인스퍼레이션 트림을 택하거나 중간 모던 트림 선택후 컴포트 옵션을 추가하면 사용할 수 있다. 컴포트 옵션의 가격은 40만원이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