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디스플레이가 11월 QD디스플레이(QD-OLED) 패널 양산에 돌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년 1월 CES 2022에서 QD디스플레이를 적용한 차세대 TV를 공개하는 삼성전자가 주 고객이다. 하지만 부족한 양산능력과 불안정한 수율은 풀어가야할 고민거리다. 향후 몇년 간 LG디스플레이의 W(화이트)-OLED 패널을 압도하기가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삼성디스플레이는 QD디스플레이 관련 불확실한 전망에도 플렉시블 OLED 패널의 맹활약에 웃는다. 폴더블폰 시장이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면서 중소형 OLED 부문에서 삼성디스플레이의 입지가 더욱 강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 전경 / 삼성디스플레이
29일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8.5세대(2250×2500㎜) 기준 월 3만장 생산능력을 갖춘 아산사업장 Q1 라인에서 QD디스플레이 패널의 본격 양산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8.5세대 패널 1장은 65인치 TV를 3대 만들 수 있다. 단순 계산으로 연간 100만대의 QD디스플레이 TV를 생산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TV 판매량 4900만대의 2%쯤에 불과한 수치다.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평가되는 60% 이상 수율 달성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초기 생산량은 100만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양산능력이 떨어지고 수율이 낮은 QD디스플레이 생산 초기에는 사실상 적자가 우려된다"며 "삼성디스플레이는 2022년부터 QD 증설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시장 수요가 불확실할 경우 계획대로 투자를 이어갈지 관건이다"라고 말했다.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의 불확실성에도 웃을 수 있는 이유는 폴더블폰 시장 확대라는 호재를 만난 중소형 OLED 부문의 실적 개선 기대감 때문이다.

디스플레이 전문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2022년 폴더블 기기 출하량은 총 750만대로 올해 대비 232%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추정치 보다 35% 증가한 수준이다. DSCC는 2022년 폴더블 기기 판매 예상치를 20% 높여 잡은 1590만대로 추정했다. 폴더블폰은 2026년까지 5100만대가 출하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스 영 DSCC 최고경영자(CEO)는 "이런 엄청난 성장은 공격적인 가격의 갤럭시Z플립3, 높은 완성도와 많은 기능을 갖춘 갤럭시Z폴드3 출시 결과다"라고 설명했다.

삼성 갤럭시Z 폴드3 팬텀 블랙 / 삼성전자
삼성 갤럭시Z 폴드3 팬텀 블랙 /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폴더블폰 패널 생산 대응을 위해 베트남 공장 폴더블폰 모듈 라인 증설을 추진 중이다. 증설에 나설 경우 폴더블폰 패널 생산능력은 연간 1700만대에서 2500만대로 50%쯤 늘어난다.

중국 IT 매체 기즈차이나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아이폰13 시리즈의 플래그십인 프로와 프로맥스의 OLED 9500만대 중 7400만대를 공급한다. 향후 애플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내놓을 것이란 반가운 소식도 있다.

애플 전문 분석가로 알려진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증권 연구원은 21일 내놓은 메모에서 애플이 2024년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했다. 애플은 2016년부터 꾸준히 폴더블폰 관련 기술 특허를 출원해왔다. 형태는 세로로 접거나 가로로 접는 방식이 대부분으로, 롤러블(돌돌 말리는) 제품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폴더블폰 시장 성장에 따라 패널 생산에서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가진 삼성디스플레이의 중소형 OLED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며 "이는 LCD 사업 철수로 인해 과도기를 겪는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