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표적인 소프트웨어(SW) 벤처 1세대 기업으로 꼽히는 ‘티맥스소프트'가 매각된다는 소식에 업계가 소란하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는 박 회장 보유 지분(28.9%)과 티맥스그룹 계열사 티맥스데이터를 통해 보유 중인 지분을 포함한 지분 전량 매각을 추진 중이다. 삼정KPMG가 매각 주관을 맡았다.

티맥스소프트는 국내 몇 안 되는 업력 20년 이상의 소프트웨어(SW) 기업이다. 국내 미들웨어 시장점유율 1위 기업이기도 하다. 미들웨어는 운영체제(OS) 해당 운영체제에서 실행되는 응용 프로그램 사이에 존재하는 소프트웨어로, 통신 및 데이터 관리를 가능하게 한다.

티맥스소프트 안내 이미지 / 티맥스소프트
티맥스소프트 안내 이미지 / 티맥스소프트
1일 SW 등 업계에 따르면, 티맥스소프트의 갑작스러운 매각의 이유 중 공통적으로 지목된 것은 계열사 자금난이다. 티맥스소프트는 최근 공공사업 호조로 실적 회복세를 보였지만, 계열사 티맥스데이터가 대규모 자금 상환 압박을 받앗다.

티맥스데이터는 박 회장이 2003년 설립한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DMBS) 개발사다. 박대연 회장 일가가 95.91% 지분을 보유한 오너일가 기업으로 티맥스소프트 지분(24.05%)을 보유 중이다. 티맥스데이터는 2020년 말 기준 유동부채가 2400억원에 육박하는 등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티맥스데이터는 연결기준 2020년 영업손실 16억7000만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를 이어가는 중이다. 공개매각이 성사되면 티맥스데이터는 차입금을 상환할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

이번 매각 추진으로 IPO 추진에도 차질이 빚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티맥스그룹은 오래전부터 IPO를 추진했지만, 계열사 재무구조 등을 이유로 지지부진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오너 박대연 회장은 티맥스소프트 상장과, 2030년까지 티맥스 그룹사 전체 매출 10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매출 100조원은커녕 일부 계열사는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공시를 하는 계열사 중 과반수는 적자다. 운영체제(OS) 및 클라우드 플랫폼을 개발하는 티맥스A&C는 2020년 433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 밖에 티맥스에이아이는 2020년 영업손실 2억원, 티맥스오에스는 영업손실 78억원을 기록했다.

SW 업계에서는 티맥스 그룹이 자금난을 타개하기 위한 하나의 방향으로 매각을 검토하는 것일 뿐, 기업공개(IPO)를 중단하는 것은 아닐 것이라는 분석과, 이번 매각으로 IPO 추진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전망이 엇갈린다.

티맥스소프트 측은 매각과 관련해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