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제네시스의 첫 전용 전기차인 GV60가 베일을 벗었다. GV60은 현대자동차의 전용 전기차 플랫폼인 E-GMP를 기반으로 제작된 쿠페형 SUV 전기차다.

제네시스는 첫 전기차인 GV60을 무선충전시범사업에 활용하는 것만 아니라, 다양한 혁신 기술을 보유한 차량으로 설계했다. 완성차 시장의 경쟁 추이가 전기차 포트폴리오 확장을 넘어 전기차 브랜드 이미지를 상승시키는 럭셔리·프리미엄 전기차 개발로 향하는 만큼 제네시스도 칼을 갈고 나왔다.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전용 전기차인 GV60 실물 외관 / 이민우 기자
제네시스 브랜드의 첫 전용 전기차인 GV60 실물 외관 / 이민우 기자
IT조선은 9월 30일 서울특별시 강남구 압구정 일대에 마련된 GV60 실차 전시관을 방문했다. 전시관은 건물 1동으로 설계됐는데, GV60에 탑재된 자연어 기반 음성인식 기술·크리스탈 스피어 전자변속기 등을 체험하는 공간과 GV60 3대를 전시해둔 전시장소로 구성됐다.

GV60 전시장소에서는 도슨트가 페이스 커넥트와 크리스탈 스피어·지문인식을 시연하는 시간이 진행됐다. 코로나와 안전상 이유로 세 기능을 직접 시연할 수 없었지만, 얼굴과 인식기가 제법 떨어졌음에도 얼굴 인식에 이은 차문 개폐가 정상적으로 이뤄져 인식률이 괜찮은 수준으로 보였다.

차량 중앙 플로팅 콘솔에 배치된 크리스탈 스피어 전자변속기는 같은 E-GMP 플랫폼을 사용한 아이오닉5·EV6와 가장 큰 차별화된 부분이다. 크리스탈 스피어는 시동을 걸지 않았을 때는 투명한 크리스탈 구 모양으로 있지만, 시동시 상하를 뒤집어 다이얼식 전자변속기를 등장시킨다.

제네시스 관계자는 크리스탈 스피어 탑재 이유에 대해 "전기차의 경우 정숙성이 뛰어나 시동 유무를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크리스탈 스피어를 통해 운전자가 GV60의 시동 유무를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오닉5의 경우 레버식 변속기를 사용했고, EV6는 다이얼식 전자변속기를 사용했으나 GV60 같은 시동 유무를 알려주기 위한 특수기능은 없다.

GV60에 탑재된 또 다른 혁신 기능 2가지는 부스트 모드 버튼과 배터리 컨디셔닝 기능이다. 2가지 기능은 주행에 특화된 기능인만큼 실차 전시에 국한된 행사에서는 확인이 어려웠다. 배터리 컨디셔닝 기능은 배터리 온도를 최적화해 출력 성능을 확보하는 기술이다. 전기차 배터리는 저온 상황에서 퍼포먼스가 저하된다. 인포테인먼트와 연계해 검색된 급속 충전소 도착전까지 필요에 따라 배터리 온도를 유지해 충전시간을 단축시키는 역할도 수행한다.

제네시스 GV60 내부 인테리어와 스티어링 휠 우측 하단에 배치된 부스트 모드 버튼·크리스탈 스피어 전자변속기 / 이민우 기자
제네시스 GV60 내부 인테리어와 스티어링 휠 우측 하단에 배치된 부스트 모드 버튼·크리스탈 스피어 전자변속기 / 이민우 기자
부스트 모드는 퍼포먼스 모델에 탑재되는데, 스티어링 휠(운전대) 우측 하단부에 배치됐다. 제네시스에 따르면, ‘BOOST’라고 기입된 노란색 버튼을 누르면 10초간 합산출력이 360㎾증대해 4초만에 제로백에 도달하는 성능을 경험할 수 있다. 부스트 모드는 사용시마다 10초씩 유지되며, 정차상태에서는 부스트 모드를 눌러도 ‘부스트 모드 사용환경이 아닙니다’라는 안내문이 나타나 사용이 불가하다.

GV60 외관은 기존 제네시스 모델 대비 확연히 크레스트 그릴이 넓다. 넓은 크레스트 그릴이 배치되면서 하단부 위치한 공기흡입구 면적도 증가했다. 공기흡입구는 차량 내부 공기순환을 통해 내부 부품의 열을 냉각하는 역할을 맡는데, GV60의 77.4㎾h 고전압 배터리의 냉각과 출력효율을 도울 것으로 보인다.

GV60의 전체적인 실루엣은 유선형을 띄는데다, 후면부에는 고정형 스포일러(날개형 부품으로 공기저항을 감소해 주행성능을 향상)도 부착됐다. 기존 제네시스 차량의 중후한 느낌보다 젊고 스포티한 감각이다. 전면부에서 차량 외관을 살펴봤을 때는 포르쉐의 SUV인 마칸·카이엔과도 유사한 느낌을 준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