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트래픽 24배 늘어도 망 이용대가에 배짱

김평화 기자
입력 2021.10.06 15:23 수정 2021.10.06 16:59
넷플릭스가 최근 오리지널 콘텐츠를 늘리며 가입자가 증가한다. 그 사이 국내 통신망에 발생하는 트래픽(데이터 전송량)은 24배쯤 증가했다.

하지만 넷플릭스는 트래픽 급증에도 국내 통신사에 망 이용대가를 지급하지 않는 등 배짱 영업 중이다. 국회는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를 법제화하는 작업을 진행한다.

넷플릭스 로고 / IT조선 DB
6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및 통신 업계에 따르면,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 등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에게 전가하는 트래픽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서 발생시키는 트래픽에 따른 데이터 전송 추이는 2018년 12월 50기가비피에스(Gbps)에서 2020년 12월 700Gbps로 1년새 14배 늘었다. 올해는 9월 기준 1200Gbps를 기록해 작년 연말 대비 이미 두 배 가까운 증가 폭을 보인 상태다. 2018년과 비교하면 무려 28배 증가한 셈이다. 동시 접속자 수가 늘면서 트래픽이 급증했고, 트래픽 처리를 위한 전송 역시 급증한 셈이다.

넷플릭스 트래픽이 이처럼 늘어난 배경에는 증가한 국내 가입자가 있다. 앱 분석 업체 와이즈앱에 따르면, iOS와 안드로이드 사용자를 포함한 넷플릭스 가입자 수는 7월 기준 910만명이다. 2020년 10월 330만명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9개월 만에 3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넷플릭스로 인해 발생하는 트래픽은 늘지만 그에 따른 비용은 ISP가 부담하는 상태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국내서 발생하는 트래픽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있다. SK브로드밴드는 트래픽이 급증하는 만큼 망 이용대가를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넷플릭스는 망 이용대가를 지급해야 할 의무가 없다며 반대 입장을 내고 있다.

이같은 갈등은 소송으로까지 이어진 상태다. 2019년 11월 SK브로드밴드가 망 이용대가와 관련해 방송통신위원회에 협상 중재를 요청하는 재정 신청을 내자 넷플릭스는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망 이용대가 의무가 없다는 내용의 채무부존재 판단 소송이다. 넷플릭스는 1차 패소 후 항소를 진행 중에 있다.

국내 통신 업계 한 관계자는 "넷플릭스가 최근 오리지널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으로 세계적인 흥행 이루면서 매출이 크게 늘었지만 트래픽 비용은 ISP가 댄다"며 "돈은 넷플릭스가 벌고, 비용은 ISP가 대는 것과 같다 보니 넷플릭스가 잘될수록 국내 ISP는 손해를 본다"고 꼬집었다.

이어 "넷플릭스에서 일방향적으로 트래픽을 내리면 그걸 처리하는 ISP는 전용회선을 늘릴 수밖에 없다"며 "인터넷 망구축은 대규모 초기 투자와 망 유지 관리 및 확대에 상당한 비용이 든다"고 넷플릭스의 망 이용대가 지급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회에선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고자 넷플릭스가 국내서 망 이용대가를 지불하도록 하는 법안을 내놨다. 김영식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국민의힘)은 7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넷플릭스 등 일정 규모 이상의 부가통신사업자가 자사 서비스 제공 과정에서 인터넷망을 이용할 때 정당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김 의원은 법안 발의 당시 "글로벌 사업자가 트래픽 유발 규모에 상응하는 망 이용대가 지급을 거부하면 결국 그 비용은 다른 중소 CP(콘텐츠제공사업자)와 일반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인 오징어 게임 안내 이미지 / 넷플릭스 홈페이지 갈무리
넷플릭스는 이같은 압박에도 망 이용대가 지급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5일 열린 국회 과방위 국정감사에서 망 이용대가 대신 통신사 트래픽을 줄이는 기술을 제공해 비용을 분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여준환 넷플릭스서비시스 코리아 팀장은 "현재 오픈커넥트라는 캐시서버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이 캐시서버를 통하면 통신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절감할 수 있다고 본다"며 "의원님(김영식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는 국내 인터넷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충분히 고려해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넷플릭스는 2019년 한국에서 1859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2020년엔 4154억원의 매출을 기록해 전년 대비 123% 더 많이 벌었다. 올해도 가입자 증가에 따른 매출 증가가 전망되는 상황이다.

국회에선 넷플릭스가 국내서 기록한 매출 다수를 본사로 넘기는 과정에서 세금을 회피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양정숙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무소속)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지난해 매출액 4154억원 중 3204억원을 본사 수수료로 지급하면서 매출 원가를 높이되 영업이익률은 낮추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21억원 지급했다.

국세청은 넷플릭스 세금 회피 의혹이 있자 2020년 8월부터 올해 4월까지 넷플릭스 세무조사를 착수해 약 800억원의 세금을 추징한 바 있다.

양 의원은 "넷플릭스는 K-콘텐츠 흥행에 힘입어 전체 매출이 늘고 기업가치가 상승한 만큼 한국에서도 책임을 다해야 한다"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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