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원계 고집하던 K배터리, 中 견제하며 LFP도 병행

이광영 기자
입력 2021.10.07 06:00
LG에너지솔루션, SK이노베이션 등 K배터리 기업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개발을 잇따라 추진한다. 그동안 집중 개발에 나선 니켈·코발트·망간 등을 원료로 한 '삼원계’ 배터리에 대한 고집 일부를 내려놓았다. LFP 배터리에 관심을 보이는 고객(완성차) 친화 행보다.

LFP 배터리는 양극재로 리튬과 인산철을 배합해 쓴다. 겨울철 등 저온에서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지만, 코발트와 니켈 등이 들어가지 않아 양산이 쉽고 안전성이 높다. 소재 특성상 상대적으로 가격도 저렴하다. LFP 배터리 가격은 삼원계 배터리 대비 20%쯤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건설중인 배터리 공장 전경 / SK이노베이션
6일 에너지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CATL의 1~8월 배터리 사용량은 49.1GWh로 전년 동기(15.8GWh) 대비 210.8% 늘었고, 점유율 30.3%로 1위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15.6GWh에서 39.7GWh로 늘어난 LG에너지솔루션은 2위(점유율 24.5%)를 기록했다.

2020년 1~8월 양사의 점유율 격차는 0.4%포인트에 불과했지만 올해 1~8월은 5.8%포인트로 커졌다. 또다른 중국 배터리 업체 비야디(BYD)도 CATL, LG에너지솔루션, 파나소닉에 이은 4위에 올랐다.

이같은 추세는 중국 전기차 시장의 팽창과 함께 완성차 업계의 LFP 배터리 발주 규모 확대가 주요인으로 꼽힌다.

CATL은 최근 테슬라와 LFP 배터리 공급계약 유효기간을 2022년 6월에서 2025년 12월로 3년 6개월 연장했다. 테슬라는 중국 상하이 공장에서 생산하는 모델3에 이어 신형 모델Y에도 LFP 배터리를 탑재한다.

BMW그룹도 9월 배터리 공급계약 규모를 기존 16조원에서 27조원으로 확대했는데, 중국 EVE의 LFP 배터리가 추가 발주 물량에 포함된 것으로 추정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주요 고객인 포드, 폭스바겐도 LFP 배터리를 전기차에 탑재하기로 했다.

CATL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모형 / CATL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신설 법인 ‘SK온’은 LFP 배터리 개발을 사실상 공식화 했다. 주행거리가 길고 충전 시간이 짧은 삼원계(NCM) 배터리와, 비용이 저렴하면서 화재 위험은 낮은 LFP 배터리로 생산을 이원화 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 수요에 대응하겠다는 의중이다.

지동섭 SK온 대표는 최근 로이터통신과 미국 현지 인터뷰를 통해 "자동차 회사들이 LFP 기술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저가 자동차와 같은 특정 용도로 개발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도 최근 파우치형 LFP 배터리 개발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통형·각형 LFP 배터리를 만드는 중국 기업과 차별화하기 위함이다. 이르면 2022년 시제품 생산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배터리 제품군 다양화를 위해 LFP 배터리 도입을 검토하는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삼성SDI의 경우 배터리 시장에서 LFP의 경쟁력을 제한적으로 보고 있어 LFP 생산 병행 보다는 기존 삼원계(NCA) 배터리 고도화에 집중한다는 판단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삼원계 배터리는 니켈 등 주 원료 단가가 비싼 것은 물론, 화재에 따른 안전성 문제까지 제기돼 LFP 배터리 도입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며 "K배터리는 삼원계 배터리 고도화의 결정체인 ‘하이니켈’ 배터리 대중화에 집중하면서 수요에 따라 LFP 비중도 서서히 늘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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