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차세대 운영체제(OS) 윈도11을 공식 출시한 후 구형 서피스 사용자들 사이에 불만이 거세다. 서피스는 MS의 자체 하드웨어 브랜드로, 2012년부터 시장에 나왔다. MS가 내놓았던 제품인 만큼 새로운 OS 출시 후 구형 제품에서도 윈도11이 지원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지만, MS의 선택 카드는 달랐다. 기존 제품 이용자가 희망했던 보상판매(구형 제품 반납 시 신제품을 할인해 구매하는 방식) 프로모션도 없다.

7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서피스 사용자들이 제품군 중 절반 정도는 사실상 윈도11을 지원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표한다. 구형 서피스 사용자가 윈도11을 사용하려면 하드웨어 사양에 맞는 새 기기를 사거나 기존 기기에서 2025년까지 지원하는 윈도10을 써야 한다.

윈도11과 함께 공개한 서피스 랩톱 스튜디오 / MS
윈도11과 함께 공개한 서피스 랩톱 스튜디오 / MS
IT전문매체 PC월드에 따르면, 6월까지만 해도 MS는 지금까지 출시된 25종의 서피스 디바이스 중 13종만 윈도11로 업그레이드를 할 수 있다는 방침을 세웠다. 부정 여론이 거셌는데, 그 영향으로 공식 출시를 앞둔 8월 구형 혹은 미지원 PC에서도 윈도11 설치가 가능하다고 방침을 바꿨다.

하지만 사실상 구형 서피스는 윈도11을 지원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미지원 PC에 윈도11을 설치하면 어떤 업데이트도 받을 수 없는 탓이다. MS는 미지원 PC의 업데이트를 보장하지 않으며, 보안과 드라이버 관련 업데이트 역시 보류될 수 있다.

결국 미지원 기기 사용자는 윈도10과 윈도11 모두 완전히 지원하지 않는 불안정한 운영체제를 사용하게 된다. MS 따르면 미지원 PC에 윈도11을 설치하면 블루스크린이 발생할 확률이 52% 더 높다. 구형 제품 이용자가 윈도11을 설치하는 것 자체가 위험한 일인 셈이다.

구형 서피스가 업그레이드 지원 목록에서 빠진 가장 큰 이유로 윈도11 하드웨어 요구사항 중 TPM 2.0 탑재가 꼽힌다. 신뢰할 수 있는 플랫폼 모듈(TPM)은 컴퓨터에 내장되는 보안칩이다. 랜섬웨어 등 늘어나는 보안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MS는 윈도 역사상 가장 엄격한 CPU 요구사항을 적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신형 노트북에는 탑재된 경우가 많지만 구형 노트북은 대부분 없다.

결국 안전한 윈도11을 사용하려면 새로운 기기를 구입해야 한다. 최신 서피스 기기 가격은 대부분 100만원을 훌쩍 넘는다.

기존 서피스 사용자 사이에서는 MS가 신제품 구매자에게 보상판매 형식을 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MS는 2016년 맥북과 구형 서피스를 대상으로 기기 보상판매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다. 중고 맥북과 구형 서피스를 반납하면 서피스 신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일시적 프로모션이었다.

MS 관계자는 "오래된 프로세서(CPU)나 (스펙)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않는 프로세서 제품에서의 윈도11 사용이 어려운 이유는 이용자가 더 좋은 서비스를 사용하도록 하는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며 "보안 측면에서도 예전 프로세서는 다양한 요구사항을 충족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구형 서피스에 대한 기기보상(보상판매) 계획은 현재 없다"고 덧붙였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