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13 자급제폰 비율 40% 상향에 소상공인·소비자 울상

김평화 기자
입력 2021.10.08 06:00
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를 국내 출시하면서 자급제(이통사 대리점·판매점 대신 단말 제조사나 일반 유통사에서 공기계를 산 후 개통하는 방식) 비중을 기존 20% 수준에서 최대 40%로 늘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동통신사를 통한 아이폰 구매가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기에 중소 단말 유통 업체의 시름이 깊어진다. 여기에 휴대폰 판매점을 통해 아이폰13 시리즈 구매를 원했던 오프라인 소비자 역시 기기를 제때 받지 못하면서 불만이 쌓일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아이폰13 / 애플
"가뜩이나 물량 부족한데"…애플, 아이폰13 자급제 비중 최대 40%로 확대

7일 이동통신 및 단말 유통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13 시리즈를 출시하면서 자급제 비중을 늘린 것으로 전해진다. 단말 유통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이 이번에 자급제 비중을 30~40%로 확대했다고 들었다"며 "지난 번엔 20%선 미만이었다"고 말했다.

애플은 자급제 비중이 삼성전자 등 타 제조사 대비 높은 편이다. 애플이 이동통신사를 통해 아이폰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지원금이 적다 보니 온라인 유통 채널 등을 통해 공기계를 구매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반면 삼성전자 등 국내 단말 제조사는 이통사와 지원금을 더해 소비자에게 제공하고 있다.

애플이 자급제 비중을 늘리면서 중소 휴대폰 판매점은 고민이 커진 상황이다. 아이폰13 시리즈 물량 부족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자급제 비중이 늘수록 이들 업체가 공급 받는 기기 수는 부족할 수밖에 없다.

단말 유통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도 지난 번에 16%로 (자급제 비중을) 제한했는데, 애플이 자급제 비중을 늘린 탓에 단말 유통 쪽 어려움이 크다"며 "반도체 문제 등으로 아이폰13 시리즈 물량이 지금도 부족한데, 대형 사업자를 중심으로 자급제를 늘리면 소상공인은 물량을 못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제일재경 등 중국 외신에 따르면, 석탄 공급 부족과 중국 정부의 탄소 배출 억제 정책으로 현지 공장에서 전력난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에 공장을 둔 애플 역시 아이폰13 시리즈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 톈펑증권은 아이폰13 시리즈의 심각한 재고 부족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견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애플은 1일부터 국내서 아이폰13 시리즈 사전예약을 했다. 쿠팡과 11번가 등 대형 온라인 유통 채널은 카드 할인 등을 더해 아이폰13 시리즈 자급제 모델을 내놨다. 이들 업체가 소비자에게 지원하는 할인폭이 적지 않다 보니 사전예약을 시작한 1일 자정에 곧바로 매진 사례가 나오기도 했다.

아이폰13 프로 / 애플
"아이폰13 자급제 늘릴수록 대형 사업자 살고 소상공인은 죽는다"

단말 유통 업계는 대형 온라인 유통 채널을 중심으로 자급제 모델 판매가 확대할수록 중소 휴대폰 판매점뿐 아니라 소비자까지 피해를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휴대폰 판매점에서 아이폰13 시리즈를 구매한 소비자의 경우 사전예약을 했음에도 출시 후 상당 기간 기기를 받지 못할 수도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국 휴대폰 대리점주와 판매점주가 모인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는 애플을 상대로 이같은 문제의 개선을 촉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KMDA 측은 6일 성명서에서 "대형 유통(하이마트, 하이프라자 등)과 대기업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쿠팡, 11번가 등)가 카드사와 연계해 자급제 단말을 할인해 판매하고 있다"며 "대형 유통 중심의 자급제 예약 프로모션은 자금력이 열악한 소상공인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게임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애플은 현재 계약 중인 통신사향(이동통신사에서 판매하는 단말) 물량도 원활히 공급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기업을 통해 자급제 물량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며 "기존 통신사 유통망인 소상공인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어려움에 이어 신제품 물량 부족으로 생계에 치명타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KMDA는 애플코리아 측에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도록 협조를 요청한 상태다. 윤구 애플코리아 대표에게 소유통망 중심의 통신사향 사전예약을 늘리고, 실공급을 확대하라는 내용의 우편을 보냈다.

KMDA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선 아이폰13 시리즈 출시 후 실제 개통이 시작되면 모바일 시장이 아우성일 거다"며 "기기를 언제까지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이폰13 시리즈는 애플이 8일 국내 출시하는 아이폰 신형이다. 아이폰13 시리즈는 기본형인 아이폰13미니와 아이폰13, 고급형인 아이폰13프로, 아이폰13프로 맥스 등 네 종류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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