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분야에서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펼치고 있는 한글문화연대가 정부와 지자체, 공공기관과 언론에서 자주 쓰는 외국어 3579개를 대상으로 쉬운 우리말 대체어와 다양한 용례, 용어에 대한 국민 인식 등의 정보를 제공하는 ‘쉬운 우리말 사전’을 공개했다.

쉬운 우리말 사전/한글문화연대
쉬운 우리말 사전/한글문화연대
이 사전은 한글문화연대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운영하는 ‘쉬운 우리말을 쓰자’(www.plainkorean.kr) 누리집에서 8일부터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또한 이 사전은 ‘공개 에이피아이(API)’ 형태로 내려받아 각 공공기관의 누리집에 탑재하거나 대화 로봇 기능을 설치할 수 있어서 일선 공무원들과 공공기관 직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쉬운 우리말 사전’은 우리나라 공공언어에서 무분별한 외국어 사용이 많아 국민의 알 권리 보장을 저해한다는 문제의식에서 마련됐다. 한글문화연대의 조사에 따르자면, 2021년 1월부터 9월까지 중앙정부 47개 부처청위원회에서 낸 보도자료 1만4956건 가운데 어려운 외국어와 로마자 표기가 들어간 것은 전체의 51.2%인 7662건이었다. 17개 광역지방자치단체에서 낸 보도자료 2만3206건에서도 어려운 외국어와 로마자 표기가 들어간 것이 전체의 57.4%인 1만3693건이었다. 정부 보도자료 절반이 "공공기관 등은 공문서 등을 일반 국민이 알기 쉬운 용어와 문장으로 써야 하며, 어문 규범에 맞추어 한글로 작성하여야 한다."는 국어기본법 14조 1항 규정을 어기고 있는 것이다.

절반 넘는 정부 보도자료에서 국어기본법을 어기고 있는 사태에 여러 가지 개선책이 필요하겠지만, 가장 시급하기로는 일선 공무원들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는 쉬운 우리말 검색 장치를 꼽을 수 있다. 이에 한글문화연대에서는 국어 전문가와 일반 시민, 시인 등이 합동으로 1년에 걸쳐 ‘쉬운 우리말 사전’을 구축해, 이를 온라인 사전으로 공개했다.

각 기관 누리집 관리자는 쉬운 우리말 누리집에서 공개 에이피아이 ‘쉬운 우리말 검색’ 을 내려받아 해당 기관 누리집의 게시판 글 작성기, 검색엔진 등에 통합할 수 있다.

어려운 외국어를 대신할 새말 정보자료는 달마다 추가된다. ‘쉬운 우리말 검색’ 에이피아이와 대화 로봇 서비스를 이용할 경우 사용자는 별도의 추가 작업 없이 최신의 자료를 계속 사용할 수 있다. 공개 에이피아이의 사용은 무료이며, 오프라인에서 사용되는 형태의 응용프로그램(어플리케이션), 방화벽 등으로 외부 접속이 불가능한 환경에서도 사용할 수 있게 제공할 예정이다.

서믿음 기자 mese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