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자율주행 기술 선도를 위한 ‘자율주행 실증 테스트베드’를 현대차·기아 남양기술연구소에 구축한다.

12일 현대차는 연구원들이 다양한 자율주행 기술을 직접 실증하고 관련 소프트웨어와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도록, 자율주행 관련 인프라를 남양연구소 내부에 조성한다고 발표했다.

남양연구소 내부에서 시범 운영중인 로보셔틀의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 내부에서 시범 운영중인 로보셔틀의 모습 / 현대자동차그룹
자율주행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은 현대차가 연구 개발중인 자율주행·자율주차 기술을 기반으로 한 ▲연구소 내 수요응답형 로보셔틀 운영 ▲자율주행 차량 관제 시스템 개발 ▲원격 자율주차 기술 개발을 위한 자율주차타워 건설 등 세가지다.

현대차는 연구소 내부에 테스트베드를 구축해 미래기술 개발과 실증을 동시에 추진하고, 다양한 경험 축적을 바탕으로 자율주행 시대 진입을 위한 본격 준비에 나설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7일 현대차는 연구소 내부 순환 로보셔틀 4대의 시범 서비스를 시작했다. 시범 서비스에 투입한 차량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에서 자체 개발한 쏠라티 기반의 자율주행 차량이다. 8~9월 세종시에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한 로보셔틀과 동일한 모델이다.

로보셔틀은 레벨 4 수준 자율주행 핵심 기술을 적용했다. 차량 스스로 주행 상황을 인지·판단 후 차량을 제어할 수 있다. 일부 제한적인 상황을 제외하고는 비상 운전자가 개입하지 않는다. AI 기반 수요응답형 모빌리티 서비스인 셔클도 접목됐다. 현대차는 인공지능을 통한 수요응답 배차로 차량 이동시간을 줄이고 배차 효율성을 높일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남양연구소 내부를 순환하는 셔틀버스는 왕복 기준 총 45개의 버스 정류장에 모두 정차한다. 반면 로보셔틀은 셔클 앱을 통한 이용자 승하차 희망한 정류장에만 정차해 이동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탑승자의 수요에 맞춰 차량의 이동 경로도 실시간으로 생성한다. 앱을 통해 가까운 정류장으로 차량을 호출시, 인공지능 알고리즘으로 차량을 최적의 경로에 따라 탑승객의 호출 위치로 이동시킨다.

현대차 관계자는 "남양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연구원들이 로보셔틀을 직접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연구소내 이동의 자율성을 향상시킬 예정이다"며 "로보셔틀로 자율주행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축적 할 수 있어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 관련 자율주행 기술 개발이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로보셔틀 운영과 함께 자체 개발한 웹 기반 자율주행 차량 관제 시스템도 신규 도입했다. 자율주행 서비스에 투입한 차량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도로가 일시적으로 막히는 등의 상황이 발생해 정상적인 자율주행이 불가능한 경우 사용된다. 관제사가 차량 자율주행 시스템에 원격으로 접속해 차량 운행 경로를 새롭게 설정하는 등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율주행 실증 테스트베드 구축의 일환으로 남양연구소 내부에 주차타워도 건설된다. 원격 자율주차 기술 개발에 활용될 예정으로, 600대 이상 주차 가능한 8층 높이 건물로 건설된다. 2022년 하반기 완공 예정이다.

자율주차타워는 원격 자율주차(RPP) 등 다양한 신기술 개발에 적합하도록 맞춤 설계된다. 원격 자율주차란 주차장 입구에서 운전자가 하차하면 이후 차량이 빈공간을 탐색해 주차하고, 운전자가 복귀했을 때 차량을 주차장 입구로 다시 이동시켜 운전자가 바로 탑승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현대차는 자율주차타워에서 차량 스스로 목표 주차공간을 선별하고, 최적의 이동 경로를 생성해 자율주차가 가능하도록 다양한 환경을 구현할 예정이다.

장웅준 현대차 자율주행사업부 상무는 "남양연구소 내 테스트베드 구축을 통해 자율주행 인지·판단·제어 기술을 더욱 고도화 예정이다"라며 "이를 기반으로 앞으로도 안전한 로보셔틀·로보택시·로보배송 등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