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독점 대해부]③ "락-인 전략은 이해진의 창업정신"

정재형 취재본부장, 유진상 디지털경제부장
입력 2021.10.15 06:00
"락-인(Lock-in) 전략은 네이버 이해진의 창업정신이다."

네이버의 성공 요인에 대해 인터넷 업계에서 널리 회자되는 말이다. 락-인 효과(Lock-in effect)는 특정 재화 혹은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다른 재화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기 어려워져 기존의 것을 계속 이용하는 효과 혹은 현상을 말한다. 고객을 가둔다는 의미로 ‘잠금 효과’라 한다.

기술력 있는 검색 엔진과 2002년 도입한 '지식iN(지식검색)' 서비스 등으로 검색시장에서 승기를 잡은 네이버는 뉴스 서비스의 확대, 부동산 정보서비스, 지역검색광고, 네이버 쇼핑 등을 통해 실제 이용자들의 생활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갔다. 개인 블로그 서비스도 성공했으며 락-인 효과로 인해 메일, 카페 등 경쟁자들이 강점을 가졌던 서비스의 이용자들도 흡수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네이버 안에서 인터넷 활동에 필요한 대부분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메일, 커뮤니티, 메신저 등에 특화된 타 포털과의 경쟁에서 승리

네이버의 초기 영향력은 야후, 라이코스, 다음, 프리챌 등에 밀려 미미한 수준이었다. 미국 포털시장 1, 2위를 다퉜던 야후와 라이코스는 자체 검색엔진을 통한 검색환경에 더해 증권, 환율, 지도, 부동산 정보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했고 단기간에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다. 다음은 메일과 카페 서비스에 특화돼 있었고 프리챌은 커뮤니티 서비스가 강했다. 2000년대 중반에는 네이트가 메신저(네이트온)로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2000년 초반 한국의 인터넷 환경은 초고속 인터넷 망과 산업 환경은 갖춰졌지만 인터넷공간을 채울 웹사이트나 웹문서는 물리적 환경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다. 1999년 중순까지도 한글 도메인 수는 5만여개에 불과했으며, 이용자가 실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웹사이트는 그보다 훨씬 적었다. 포털사이트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하던 이용자들은 정보부족에 대한 불만을 가졌고 포털 기업들은 스스로 데이터베이스를 확보할 수밖에 없었다.

포털 기업들은 PC통신 사업자들이 금융, 주식정보, 취업, 운세, 각종 상품 정보를 제공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증권, 환율, 취업정보, 날씨, 운세, 지도, 자동차, TV프로그램, 각종 사전 등 정보를 제공하기 시작했다. 특히 네이버는 영어사전을 시작으로 1999년 두산과 제휴를 맺고 두산세계대백과를 포털 내에서 무료로 제공했다.

포털 기업들이 각종 정보나 서비스가 있는 곳으로 안내하던 입구(Potal) 역할에서 벗어나 정보나 서비스를 직접 자신의 환경 안으로 포함하게 된 것이다. 지식검색 뿐 아니라 온라인 카페, 블로그, 각종 게시판 등 이용자들의 커뮤니케이션 행위를 매개하는 서비스도 일정 부분 인터넷 내의 정보 부족을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이용자들의 인터넷 소비 행태도 검색, 메일, 커뮤니티 등 개별 서비스 기능에 따라 여러 포털사이트를 이용하던 데서 특정 포털사이트 하나만 이용하는 쪽으로 바뀌게 됐다. 이 과정에서 검색 환경이 뛰어나고 데이터베이스가 많이 축적돼 있었던 네이버가 타 포털들을 압도했다. 이용자를 자신의 포털 서비스 환경에 머물게 하는 포털 기업들의 폐쇄적 전략은 한국에서 일반적이었지만 그 경쟁에서 승리한 네이버가 '락-인 전략'의 최종 승리자로 인식된 것이다.

참고로 외국의 IT 기업들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포털 서비스만을 놓고 본다면 야후를 제외하고 구글(google.com), 빙(bing.com : MS 검색포털), 얀덱스(yandex.ru : 러시아 최대 검색포털), 바이두(baidu.com : 중국 최대 검색포털) 등은 네이버처럼 포털 서비스 환경을 폐쇄적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락-인 전략의 끝판왕' 네이버, 폐쇄성과 독점적 DB 소유 정당화

네이버는 2002년 출시한 지식iN 서비스에 힘입어 2003년 포털 순방문자 1위에 올랐고 2005년 이후 검색 점유율 70% 수준으로 독점적 지위를 차지했다. 정보와 사이트 검색을 위한 입구(Potal)에서 벗어나 모든 정보를 알려주는 종착지, 즉 종합포털로 변신한 뒤였다. 네이버는 종합 포털로 변신하면서 타 기업에 대한 배타성, 폐쇄성과 독점적인 데이터베이스 소유의 정당화가 극심해졌다.

단적인 예로 네이버는 2005년 엠파스가 타 포털의 데이터베이스까지 검색 결과로 도출하는 '열린 검색' 서비스를 도입했을 때 로봇 프로토콜을 이용해 자사의 데이터베이스 접근을 막았다. 이용자들이 축적하던 데이터베이스를 전유하고 타 포털 사이트와의 연결을 차단한 것이다. 네이버의 지식iN 이용 약관(2003년) 제12조 5항은 이용자들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네이버가 사적으로 이용할 수 있음을 명시했다.

네이버는 또 실시간 검색어나 인기 검색어 서비스를 통해 순위를 매겨 인기 이슈에 궁금증을 갖게 하거나 그를 찾아보는 버릇이 형성되게 했다. 실시간 인기 검색어와 연관 검색어 서비스는 미리 설정된 검색 엔진의 알고리즘을 통해 무엇을 검색해야 하는지, 무엇이 현재 이슈인가를 알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한다. 이용자의 검색 활동을 포털이 제공하는 관심 경로에 의존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는 적은 비용으로 이용자의 검색 행위에 실시간으로 반응하고,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특정한 사실을 생산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쇼핑도 '락-인 전략', 가격비교 등 정보제공에서 직접 판매자로

네이버는 2000년대 들어 전자상거래 부문의 강화를 통해 이윤창출을 꾀했다. 이는 포털 외부의 전문 쇼핑몰사이트 등 타 산업 영역이 담당하던 서비스를 자신들의 환경 안으로 포섭하는 것이었다. 쇼핑 부문에서도 이용자들이 외부 사이트로 나가지 못하도록 락-인 전략은 구사한 것이다.

포털사이트의 초기 전자상거래 서비스 제공 방식은 관련 사이트에 대한 정보를 안내하거나, 대형 인터넷 쇼핑몰과의 제휴를 통해 상품정보를 제공하고 판매과정을 매개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대형 종합쇼핑몰과의 제휴는 주로 해당 쇼핑몰에 입점한 대형업체들을 통한 거래가 이뤄졌기 때문에 소규모 쇼핑몰들을 통한 상품 판매의 다양화가 어려웠다.

네이버는 2003년 ‘지식쇼핑’ 서비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타 쇼핑몰들의 서비스를 자신들의 포털 환경 안으로 포섭했다. 타 쇼핑몰들과의 제휴를 통해 자신들이 확보한 상품DB를 자원으로 삼아 가격 비교, 정보검색, 결제까지 가능하게 한 서비스였다. 이를 통해 네이버는 상품 정보의 제공부터 유통까지 자신들의 환경 안에서 가능하게 하는 독자적인 전자상거래 서비스를 구축할 수 있었다. 다른 포털들이 가격 비교서비스에 그친 것과 대비되는 락-인 전략이었다.

이는 자신들이 가진 방대한 데이터베이스와 이용자 규모를 활용해 인접 사업(쇼핑)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장함으로써 보다 정교한 이윤창출 모델의 도입을 꾀하는 것이었다. 구체적으로 네이버는 자신들의 쇼핑 서비스에의 입점과 상품노출을 대가로 매월 고정비와 판매수수료를 받아 이윤을 창출했다. 이러한 판매수수료 개념은 사실상 자신들이 가진 배타적인 서비스 환경과 독점적인 이용자들의 네트워크 효과를 기반으로 외부업체들로부터 지대를 수취하는 방식이었다.

네이버의 쇼핑, 즉 커머스 부문은 2020년 기준 영업수익 비중이 20.5%로 검색(52.8%) 다음으로 높다.

※이 기사는 상당 부분 2021년 9월 발간된 『메가플랫폼 네이버』(원용진 박서연 저)를 발췌·인용해 작성됐습니다.


정재형 취재본부장, 유진상 디지털경제부장 jinsang@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