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물건 되팔이 잡는 리셀 과세 추진

김형원 기자
입력 2021.10.13 06:00
국세청이 중고거래 물품 거래에 세금을 매기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동안은 별도의 과세 기준이 없었다. 국세청의 움직임에 전문 리셀러를 중심으로 불만이 있지만, 희귀물품을 비싼 값에 되파는 일명 ‘되팔이'가 줄어들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당근마켓 광고 일부 / 유튜브 갈무리
김대지 국세청장은 최근 국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중고거래와 관련해 기획재정부와 협의해 구체적인 과세 기준에 대한 의견을 내겠다"고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골드바 등 고가의 물품이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탈세 수단으로 이용된다고 지적한데 대한 답변이다.

박 의원이 중고장터를 겨냥한 이유는 개인간의 거래에 머물러야 할 중고거래 플랫폼을 전문 업자들이 판매장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사업자는 상품을 팔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시 부가가치세 10%와 종합소득세 과세표준에 따라 6~45%를 세금을 내야한다. 하지만, 중고거래 플랫폼에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다. 플랫폼 내 판매 수수료가 없다는 점도 업자들이 중고거래에 몰리는 이유다.

문제는 중고거래에 대한 ‘과세 기준’이 없다는 것이다. 판매자가 개인인지 전문 판매업자인지 가려내기도 어렵다. 국세청은 개인간의 거래는 과세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홍근 의원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계속·반복적으로 거래하는 사람들은 사업자등록을 하게 해 부가가치세와 소득세 등을 신고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국세청이 중고거래에 대해 세금을 매기는 것은 ‘중복 과세'라 주장하며 반발한다. 첫 번째 구매행위를 통해 세금을 냈는데, 또 다시 세금을 내는 것은 중복이라는 것이다.

중고거래 과세 이슈는 최근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MZ세대 스니커·명품 재테크 수요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과세로 수익률이 줄어 들면 중고장터 ‘되팔이’들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명품 판매열기도 사그러들 가능성이 있다.

중고장터 되팔이 감소는 소비자들에게는 환영받을 소재다. 한정된 수량 탓에 웃돈을 줘가며 사야하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고거래 업계는 국세청이 과세에 나서더라도 중고거래 규모는 오히려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다른 온라인몰과 달리 중고거래 플랫폼을 찾는 소비자들은 목적이 매우 명확하다"며 "특정 물품을 콕 찝어서 찾는 소비행태는 판매업자에게 매력적일 수 밖에 없고, 이런 소비자를 타깃으로 업자들이 몰릴 수 밖에 없다. 중고 과세가 결정된다해도 시장은 위축되지 않을 것이다"고 분석했다.

중고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근마켓은 월간이용자수(MAU)가 1600만명 수준에 이르렀고 중고나라의는 2020년 거래액이 5조원을 넘어섰다. 신세계 SSG닷컴이 올해 목표 거래액이 4조8000억원임을 감안하면 그 규모를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명품시장도 급성장세다. 하나금융연구소에 따르면 2020년 온라인 명품 결제 규모는 전년 대비 78% 증가했다. 온라인 명품몰 머스트잇의 경우 8월 32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신규 고객 수는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한 관계자는 "중고거래 플랫폼이라도 판매자의 상행위가 분명하다면 세금을 매기는 것이 맞다. 하지만, 어디까지가 개인간 거래이고 어디까지가 상행위에 해당하는지는 판별하기가 매우 어렵다"며 "국세청이 과세 기준을 세우더라도 논란의 여지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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