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조각 작품의 역대 경매 거래 데이터 분석결과를 공유하려 한다.

조각은 1998년부터 2021년까지 총 371명의 작가의 1743작품이 1970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됐다. 이는 지난 21년간 약 227회의 재거래가 시도됐음을 시사한다. 9월 22일자 칼럼에서 논의한 서예작품의 경우 총 407명의 작가의 1811작품이 2012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되었음을 감안하면 조각과 서예작품은 비슷한 숫자가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8년부터 2021년까지 거래된 조각들의 낙찰가 평균은 약 5800만원이다.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은 2018년 10월 1일 서울옥션의 홍콩 H 퀀즈빌딩에서 열린 ‘홍콩경매’에서 약 95억원에 거래된 루이스 부르주아의 ‘Quarantania’ 이다.

루이스 부르주아는 ‘마망’ 이라는 거미 조형물로 유명하며 거미들의 어머니라고 불리기도 한다. ‘Quarantania’의 경우 2015년 10월 5일 서울옥션이 르네상스 홍콩 하버뷰 호텔 8층에서 개최한 ‘홍콩경매’에서 약 54억원에 낙찰됐다. 그러므로 2015년 10월에 ‘Quarantania’를 구매한 컬렉터 또는 펀드는 3년 사이에 약 76%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음 표는 조각 작품들의 연간 총 낙찰액 추이를 나타낸다.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위 표를 보면 조각 작품들은 2010년, 2011년, 2015년 그리고 2018년에 총 낙찰액이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 2018년에 낙찰된 160억원 중 95억원은 ‘Quarantania’의 거래가 차지하고 있으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다른 조각 작품들의 거래액이 65억원이었기에 2018년 또한 거래금액이 높은 해로 볼 수 있다.

경매 전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가 발표되며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의 차이가 클수록 작품의 가치에 대한 예측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컨센서스 밴드의 크기는 전문가들이 판단한 작품 가치의 불확실성의 정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다음 표는 조각 작품들의 컨센서스 밴드 추이를 나타낸다.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같은 기간동안 최대 추정가를 최소 추정가로 나눈 컨센서스 밴드는 1.17에서 1.83 사이에서 변화했다. 2010년까지는 1.17에서 1.38 사이를 오가다가 2011년을 기점으로 컨센서스 밴드의 레벨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전문가들의 조각 작품에 대한 낙찰가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이 2011년부터 완만하게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조각 작품 경매의 경우 총 1970건의 경매 중 43.63%인 860건이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 사이에서 낙찰됐고 56.63%인 1111건의 경매가 유찰되거나 추정가 범위 밖에서 낙찰되었다.

이번 칼럼에서는 조각 작품의 경매데이터를 이용해 예술품 거래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떠한 의미를 갖을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칼럼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논의하도록 하겠다.

칼럼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해석을 도와준 아트파이낸스 그룹의 데이터분석 담당, 류지예 팀장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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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