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용 ‘엔진’은 메타버스 산업·플랫폼을 구축하는 토양이라 할 수 있다. 각종 산업군에서 사용하는 대표 엔진 개발사는 언리얼 엔진의 ‘에픽게임즈’와 유니티 엔진의 ‘유니티’가 있다. 최근 두 회사는 행사와 간담회를 차례로 열어 성과를 발표하고 각 엔진의 새로운 기능과 비전을 제시했다.

에픽게임즈가 언리얼 엔진5으로 만든 ‘윈드워커 에코’. / 에픽게임즈
에픽게임즈가 언리얼 엔진5으로 만든 ‘윈드워커 에코’. / 에픽게임즈
에픽게임즈 "하나의 ‘생태계’ 구축"

에픽게임즈는 10월 12일부터 15일까지 ‘언리얼 서밋 온라인 2021’ 행사를 개최한다. 언리얼 엔진의 혁신 기술과 정보, 개발 트렌드를 공유하는 컨퍼런스로 전체 산업계를 시작으로 게임, 영화, TV&라이브 이벤트, 건축&제조 순으로 약 30여 개 기술 강연이 펼쳐진다.

언리얼 엔진은 대표적으로 포트나이트, 오딘, 리니지2M에 사용됐다. 특히 포트나이트는 글로벌 아티스트 공연 개최나 페라리 신차를 이용자가 직접 살펴보고 운전할 수 있게 하는 등 메타버스 대표 플랫폼 중 하나로 꼽힌다.

언리얼 엔진의 특징은 고품질 그래픽과 리얼 타임 렌더링 기술이다. 리얼 타임 렌더링은 기존 며칠이 걸리던 작업을 몇 분 만에 완성하도록 돕는다. 에픽게임즈가 새로 출시할 언리얼 엔진5는 기존 렌더링 보다 높은 질, 메타버스 플랫폼 위한 오픈월드 기능, 몰입감 있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디지털 휴먼과 애니메이션 기능, 사운드를 탑재했다.

에픽게임즈는 이번 언리얼 서밋 행사에서 언리얼 엔진을 통해 개발, 서비스, 퍼블리싱까지 하나의 생태계(에코 시스템)를 구축해 종합 프로세스를 제공할 계획을 밝혔다. 신광섭 에픽게임즈 코리아 부장은 "메타버스를 위해 언리얼 엔진5, 트윈모션, 퀵셀을 통한 콘텐츠, 메타휴먼 크리에이터, 캡쳐링 리얼리티, 스케치팹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얼리얼 엔진과 다양한 기능을 통해 개발자가 콘텐츠를 개발하면,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한다. 온라인 서비스는 게임과 계정 서비스로 크게 나눠 구축할 예정이다. 언리얼 엔진에만 온라인 서비스를 제공하는게 아니라 타사 엔진이나 스토어, 플랫폼에서도 에픽게임즈의 온라인 서비스를 개발자가 이용하도록 만든다. 이후 에픽게임즈 스토어에서 퍼블리싱을 진행하도록 돕는다.

이는 인터넷 플랫폼 내에 개인과 사업자가 페이지를 만들어 사업을 꾸리듯 메타버스 플랫폼 내에서도 똑같이 각자 콘텐츠를 만들고 수익을 창출하는 환경이 중요한 과제라고 봤기 때문이다. 에픽게임즈는 앞으로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고퀄리티로 만들고 메타버스에 걸맞게 몰입감을 증대할 수 있게 돕는 역할을 한다는 입장이다.

신 부장은 "에픽게임즈는 누구나 실시간 3D 콘텐츠를 만드는 세상을 지원한다"며 "개발자에게 개발 생태계를 제공해 에픽게임즈의 시스템만으로도 개발부터 퍼블리싱까지 가능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유니티 엔진을 활용한 LG유플러스의 가상 오피스. / 유니티
유니티 엔진을 활용한 LG유플러스의 가상 오피스. / 유니티
유니티 "한국에 최적화된 솔루션 제공"

유니티 코리아는 이달 6일 ‘설립 10주년 온라인 미디어 간담회’를 개최하고 지난 10년 간 쌓아올린 성과와 미래 비전을 공유했다. 김인숙 유니티 코리아 대표는 "한국 실정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해 국내 기업 성장을 돕겠다"라며 "국내 개발자가 성장의 기회와 혜택을 많이 누리도록 창작자 지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확대한다"고 향후 전략을 밝혔다.

이를 위해 10월 내로 고품질 그래픽과 재료(머티리얼)를 제공하는 템플릿 프로젝트 ‘카야’를 선보인다. 이상윤 유니티 코리아 에반젤리스트가 주도해 진행하는 프로젝트로 비주얼 이펙트 그래프, 셰이더 그래프 등 질 높은 비주얼 구현을 가능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여기에 미디어와 엔터테인먼트 종사자를 위한 웹툰 템플릿과 오픈월드 모바일 게임 개발 솔루션을 제공하는 ‘M2 프로젝트’ 등도 지원한다.

유니티가 제공하는 프로그램의 기반에는 유니티 엔진이 있다. 각종 산업군에 종사하는 개발자가 언리얼 엔진 못지 않게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유니티 엔진은 제페토, 이프(If)랜드,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에 사용됐다. 유니티는 플랫폼에 3D 개발, 운영 플랫폼과 시뮬레이션 기능을 공급하고 있다. VR챗과 오큘러스 퀘스트, 스팀 VR 등 기기에 들어간 기술도 유니티 엔진이 활용됐다.

김범주 유니티 코리아 에반젤리즘 본부장은 유니티 엔진의 새로운 기능을 소개했다. 메타버스가 떠오름에 따라 환경 구축에 필요한 기술 지원에 유니티는 유연성과 범용성을 높인 기술을 적용시키고 있다. 그는 특히 솔루션 기능을 강조했다. 심시티나 심즈를 개발한 개발사 ‘윌 라이트’의 신작은 유니티 엔진을 활용해 게임 내에서 추억을 사고 파는 기능을 삽입했다. 여기에 블록체인이나 가상화폐 분야에도 유니티 엔진을 접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유니티는 에픽게임즈를 경쟁 관계가 아닌 추구하는 방식이 다른 엔진을 개발하는 회사라고 밝혔다. 그 이유로 ‘유연성’을 꼽았다. 애니메이션, 건설 분야 등 새로운 환경에 유연하게 연동 가능해 기술의 접목이 수월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범용성’ 역시 차이점으로 들었다. 유니티 엔진은 하나의 작품과 콘텐츠를 다양한 국가와 환경에서 서비스하도록 지원하는 방향성을 지녔는 것이다. 실제로 애플 맥 OS, 혼합현실(MR) 홀로렌즈, 오큘러스 퀘스트 등 계속해서 많은 디바이스에 엔진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