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네이버는 2년, 카카오는 회원탈퇴까지

국내 인공지능(AI)스피커 보급률이 꾸준히 늘고 있다.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업체 컨슈머인사이트가 3월 발표한 ‘AI스피커 이용 현황과 모델별 만족도 조사’에 따르면 AI스피커를 이용한다는 응답은 25%로 4명 중 1명꼴이다. 표본규모는 약 4만명이다. 업계는 2020년 국내에 보급된 AI스피커가 1000만대가 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든 AI 스피커는 나의 ‘음성정보'를 차곡차곡 모아 데이터화한다. 하지만 정보주체인 이용자들은 정작 내 정보가 얼마큼 저장되는지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1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윤주경 의원(국민의힘)실과 AI 스피커업계 등에 따르면, AI 스피커별로 음성정보 수집기간이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윤주경 의원실에서 발표한 AI 스피커별 음성정보 수집·이용 동의 등 현황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윤주경 의원실에서 발표한 AI 스피커별 음성정보 수집·이용 동의 등 현황 /국회의사중계시스템 갈무리
국내에서 사용되는 주요 AI 스피커 브랜드는 네이버 클로바, 카카오 미니, SKT 누구, KT 기가지니, 구글 어시스턴트 등이다. AI 스피커별로 음성정보 분리보관과 보유기관 등이 다르다.

네이버를 비롯한 이통3사의 제품은 음성정보 보유기간이 2년이다. 카카오는 회원탈퇴 시까지 음성정보를 보유한다. 구글은 가장 특이하다. 이용자에게 선택권을 줬다. 3개월, 18개월(1년6개월), 36개월(3년) 중 보유기간을 선택할 수 있다.

윤 의원실에 따르면 AI 스피커별로 음성정보를 분리 보관하는 시점에도 차이가 있다. 카카오는 수집 즉시 분리한다. 네이버 클로바는 수집 7일 후 분리하며, SKT 누구는 수집 14일 후 분리한다. KT는 수집 2개월 후 분리하며, 구글은 아예 분리보관을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13일 열린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윤 의원은 카카오가 너무 오랜 기간 회원의 정보를 보관하는 것이 아니냐고 질의하기도 했다. 또 민감정보를 자동으로 변조하는 곳은 한 곳밖에 없으므로 민감정보 유출방지를 위한 방안을 종합감사 전까지 제출해 달라고 윤종인 개인정보보호위원장에 요청했다.

카카오 관계자는 "회원 탈퇴 시까지 정보를 보유하긴 하지만, 2019년 10월부터 이용자가 원한다면 음성정보 수집 동의하지 않기를 앱에서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며 "음성정보를 개인정보에 준하는 수준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카카오는 이용자가 요청하면 즉각 파기가 가능하도록 음성정보를 비식별화해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