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시 앞둔 인텔 12세대 CPU, ‘DDR5’ 메모리가 발목 잡나

최용석 기자
입력 2021.10.18 06:00
새로운 아키텍처를 적용한 인텔 12세대 ‘엘더레이크’ 프로세서의 출시 일자가 다가오고 있다. 벌써 해외에서는 엔지니어링 샘플 제품의 성능 테스트 결과가 하나둘씩 유출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 정식으로 발표하고, 다음 달인 11월 출시할 예정이다.

특히, 인텔 12세대 엘더레이크 프로세서는 x86 프로세서 최초로 ‘빅리틀’ 구조(고성능 코어+저전력 고효율 코어)를 채택했다. 게다가 차세대 DDR5 메모리를 처음으로 지원하는 일반 소비자용 프로세서로 업계는 물론, 하드웨어 마니아들의 관심이 높다.

하지만 인텔 12세대 프로세서의 첫 출발이 그리 순탄하지만은 않을 전망이다. 12세대 프로세서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인 DDR5 메모리가 되레 발목을 잡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11월 출시 예정인 인텔의 12세대 ‘엘더 레이크’ 프로세서 / 인텔
DDR5 메모리는 현재 주력인 DDR4 메모리의 뒤를 잇는 차세대 PC용 메모리다. 업계에서는 메모리를 제외하고 동일한 사양 기준으로, DDR5 시스템이 DDR4 시스템보다 20%에서 30% 향상된 처리 성능을 제공할 것으로 전망한다.

문제는 바로 DDR5 메모리 모듈의 공급 물량이다. 현재, 지스킬, 커세어, 게일 등 고성능 메모리 브랜드들이 너도나도 DDR5 모듈을 발표하고 있다. 세계 최대 D램 제조사인 삼성전자도 최근 14나노 EUV 공정 기반 DDR5 메모리의 양산을 시작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발표 및 양산 시작이 충분한 물량 공급을 의미하지 않는다. 12세대 CPU의 출시 예정일까지 약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전 세계 시장에 넉넉히 공급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가뜩이나 세계적 규모의 반도체 공급 부족으로 모든 산업 분야가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PC용 DDR5 메모리만 대량으로 생산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는다.

PC용 메모리 전문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현재 한두 브랜드에서 DDR5 메모리 물량이 들어오기 시작했지만, 그 수량은 매우 적은 상태다"라며 "12세대 출시 시기까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즉, 12세대 CPU가 정식 출시되더라도, 당분간은 DDR5 메모리 구입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뜻이다.

DDR5 메모리의 초기 공급 물량이 부족하면 품귀현상으로 인해 돈이 있어도 구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가격이 정상가의 2배~3배 이상으로 껑충 뛰어오를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분야는 다르지만, 그래픽카드도 ‘대란’으로 인해 물량이 부족해지자 30만원~40만원대 그래픽카드 한 장 가격이 100만원대 중반까지 폭등한 바 있기 때문이다.

인텔 12세대 프로세서가 출시되어도 DDR5 메모리의 공급 물량은 충분치 못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의 512GB DDR5 메모리 모듈. / 삼성전자
그뿐만이 아니다. 인텔 12세대 CPU와 짝을 이루는 메인보드(마더보드) 역시 당분간은 DDR5 지원 제품보다는 DDR4 지원 제품이 더 많이 출시될 전망이다. 인텔 12세대 프로세서는 기존 DDR4 메모리도 지원한다. 즉, 당장은 초기 공급 물량을 장담할 수 없는 DDR5 지원 제품보다는 재고와 물량이 넉넉한 DDR4 메모리용 보드를 먼저 출시해 초기 12세대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PC용 메인보드 유통사의 한 관계자는 "인텔 12세대 CPU에 맞춰 메인보드 신제품이 나오기 시작했지만 아직은 DDR4 전용 모델만 들어왔다"라며 "DDR5용 보드 제품군이 언제 들어올지는 아직 확실치 않다"고 말했다.

현재 인텔 12세대 CPU 출시를 기다리는 대다수의 소비자는 최대한의 성능 향상을 목표로 12세대 CPU+DDR5 메모리의 조합을 기다리는 모습이다. 그 때문에 상대적으로 관심도가 낮은 DDR4 전용 메인보드가 인텔 12세대 CPU의 초기 흥행을 주도하기란 어려울 전망이다. 인텔 12세대 CPU의 최대 장점 중 하나인 DDR5 메모리가 되레 초기 흥행의 발목을 잡는 셈이다.

삼성이나 SK하이닉스 등 주요 D램 제조사들이 생산을 늘린다고 하더라도 DDR5 메모리 모듈 제품이 일반 소비자 시장까지 충분히 공급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예상 타이밍은 아무리 빨라도 12월, 즉 연말 즈음으로 전망된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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