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독점 대해부]⑤ '여기는 내 세상'...시장 좌지우지하는 네이버

박소영, 이은주 기자
입력 2021.10.19 06:00
"인터넷 광고 시장은 네이버가 마음대로 한다. 최근 검색광고 수수료를 15%에서 10%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인터넷 광고 대행사에 수수료를 떼어주지 않고 광고주에게 직접 받으라고 하는 마크업(Mark-up) 방식까지 추진한다는 얘기도 있다."

"쿠팡은 광고비를 받지 않는다. 상품을 검색할 때 노출되는 순위는 배송, 상품의 질, 응대 태도 등 고객경험이 최우선이다. 반면 네이버는 무조건 광고를 해야 먼저 노출된다. 검색 노출을 빌미로 소상공인들에게는 매일 출석도장을 찍듯이 2~3통의 전화가 온다. 네이버에 가게를 광고하면 검색 상단에 올려주고, 파워블로거나 인플루언서를 보내 키워드 노출에도 걸리게 도움을 준다."

"(웹툰 시장에서는) 네이버니까, 네이버니까 가능한 일(불공정 계약)이 일어난다. 네이버가 작업물을 통과시켜줘야 플랫폼(네이버웹툰)에 런칭될 수 있다. 중간사업자인 에이전시는 작품을 납품해야 하기 때문에 네이버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다수 신인작가들은 어떻게서든 네이버에서 작품을 연재하길 바란다. 네이버의 불공정 요구들을 수용할 수밖에 없다."

네이버 생태계에서는 모든 게 네이버 뜻대로 움직인다. 시장 참여자들은 네이버가 정한 대로 따라야 한다. 네이버가 국내 플랫폼 시장을 장악한 상황에서 시장 참여자들은 네이버의 방침에 반대하더라도 대응할 수단이 없다.

인터넷 광고 대행사들은 네이버가 광고 대행 수수료를 낮춰도 광고주가 네이버 플랫폼에만 광고를 올리길 원하니 따를 수밖에 없다. 네이버쇼핑 입점업체는 검색순위에 올라 상품을 노출시켜야 하니 추가 광고계약을 체결할 수밖에 없다. 웹소설이나 웹툰 작가들은 네이버에 밉보이지 않게 불공정 계약이라도 맺는다. 부동산정보제공업체는 타 플랫폼에 확인매물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독점 계약을 한다.

네이버광고 홈페이지. /네이버광고 갈무리
인터넷 광고 시장 독점력으로 광고 대행사 수수료 깎아내리기

네이버는 현재 포털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이 60~70% 정도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음(Daum)이 15~20% 수준이며, 나머지는 군소업체들이다. 인터넷 광고 시장에서 네이버는 독점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네이버 광고는 네이버가 직접 광고주로부터 광고계약을 따내는 게 아니고 인터넷 광고 대행사를 거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초창기 네이버는 포털 시장에서 야후코리아, 라이코스, 다음, 프리챌, 네띠앙 등 여러 포털과 경쟁해야 했다. 이때 대부분의 포털들은 광고 대행사들에게 30%의 수수료를 지급했다. 네이버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2005년 이후 검색 시장을 평정하면서 포털 시장점유율이 70% 수준에 달하자, '우리가 굳이 광고 대행사에게 수수료를 많이 지급해야 할까'라는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네이버는 광고 대행사에 지급하던 수수료를 30%에서 15%로 낮췄다. 최근에는 10%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광고주들은 당연히 광고효과가 큰 네이버를 선호한다. 중간에 있는 광고대행사는 네이버가 광고 수수료를 낮춰도 대응할 방법이 없다. 네이버는 '팔릴 수밖에 없는 매체’라는 게 업계의 인식이다.

인터넷 광고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시장을 독점하고 있기 때문에 광고 대행사 수수료를 마음대로 낮출 수 있었다"라며 "이게 바로 독점에서 비롯된 폐해다. 현재 검색광고와 디스플레이(배너) 광고 시장은 네이버가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수수료를 낮추면서 '새 광고형식을 도입했다'는 명분을 내세웠다고 한다. 광고 대행 수수료를 낮춘다고 직접적으로 공표하면 갑질논란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대신 우회 전략으로 광고 대행사에 "데이터에 기반한 고도화된 기술이 도입된 광고 서비스를 출시했으니 이전보다 낮은 수수료를 줄 수밖에 없다"고 고지했다.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광고.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홈페이지 갈무리
네이버쇼핑 입점업체, 결제 수수료 부담에 광고 압박까지

네이버 쇼핑은 크게 3가지 방식으로 운영된다. 개인 쇼핑몰을 운영 중이라면 상품 클릭 만큼 수수료 부과하는 방식(CPC, Cost Per Click), 월 고정비와 상품 판매 수수료를 내는 방식(CPS, Cost Per Sale)을 선택할 수 있다. 운영 중인 개인 쇼핑몰이 없다면 스마트스토어를 개설한 후 네이버쇼핑에 입점하는 방식이 있다. 스마트스토어에 가입해 쇼핑몰 개설 후 네이버쇼핑 연결에 동의하면, 추가 입점 조건이나 필수 서류 없이 입점이 가능하다.

스마트스토어의 경우 처음 개설할 때는 돈이 들지 않지만, 운영을 이어갈수록 수수료 부담이 커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입점업체들의 얘기 들어보면 입점이 편한 측면도 있지만 네이버페이를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부담감이 크다고 한다"며 "네이버페이가 간편결제 시스템이다 보니 수수료가 일반 결제시스템보다 높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네이버페이의 결제수수료율은 카드사보다 1%포인트 이상 높다. 2021년 8월말 기준 카드사 우대가맹점 기준인 ‘연매출 30억원 이하’ 가맹점 수수료는 0.8~1.6%다. 이에 비해 네이버페이를 포함한 빅테크 결제 수수료는 2.0~3.08%다.

연매출 3억원 이하 영세소상공인 적용 수수료가 신용카드는 0.8%, 네이버페이 주문형 결제수수료는 2.2%로 약 3배 가까이 높다. 30억원 초과 구간에서도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2.3%인 반면 빅테크 기업이 제공하는 간편결제 시스템의 수수료는 3.2~3.63%에 달한다.

네이버에서 쇼핑몰을 운영하면 추가 광고를 진행하라는 압박도 크다. IT조선의 취재 결과 여러 소상공인들은 "네이버에 가게를 등록하는 순간 추가 광고 계약을 체결하라는 전화를 하루에도 2~3통씩 받는다"고 증언했다. 네이버는 별도의 쇼핑 전문 광고대행사를 10~15곳 선정해 라이선스를 부여하고, 이들이 소상공인에게 전화해서 "네이버에 가게를 광고하면 검색 상단에 올려주고, 파워블로거나 인플루언서를 보내준다"고 영업활동을 한다. 네이버는 영업 실적에 따라 쇼핑 전문 광고 대행사에게 수수료나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광고대행사가 소상공인들에게 설명한 것처럼, 네이버 쇼핑은 특정 상품을 검색하면 최상단에 광고비를 많이 지급한 업체의 상품을 우선 노출시킨다. 소비자가 광고에 영향 받지 않고 원하는 물건을 찾으려면, 검색창 결과 하단까지 샅샅이 뒤져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야 한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네이버쇼핑 생태계에서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을 제대로 검색할 수 없는 또 다른 이유로 ‘공식사업자 지정 제도’를 꼽았다. 해외 제품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네이버에서는 공식사업자로 지정 받으면 ‘네이버 쇼핑 해외직구’ 카테고리에 노출이 많이 된다.

반면 쿠팡의 경우 ‘아이템위너’라는 제도를 사용한다. 최적의 상품을 제시하는 입점업체를 제일 상단에 올려준다. 이 때문에 "네이버에서는 돈을 많이 벌었는데 쿠팡에서는 못 번다"는 해외직구 판매업자들의 불만도 있다고 한다. 공식사업자가 아닌 다른 영세 사업자도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여건이 되기 때문이다.

10월 1일 문체위 국감에서 김동훈 웹툰노조위원장이 제시한 한국 웹툰의 유통구조 문제를 다룬 이미지./ 김승수 국민의힘 의원실
네이버 노블코믹스 제작 과정에서 "헐값에 노블코믹스 작품 구하고, 작가 교체 압박까지"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올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수익 비율에 있어서 전 세계 어떤 업체보다도 작가에게 가장 유리한 수익 구조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작가들의 이야기들은 달랐다. 작가들은 네이버가 은밀하게 불공정 계약들을 요구하고 관철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네이버웹툰이 수년전부터 노블코믹스 작품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신인작가들에게 ‘매절 계약'을 요구해왔다는 주장이 나왔다. 노블코믹스는 웹소설을 웹툰으로 바꾼 작품이다. 그런데 노블코믹스 제작 과정에서 네이버측이 작품 ‘매절 계약'을 요구하면서 헐값에 작가들의 저작권을 넘겨받아왔다는 것이다.

출판계와 웹툰업계에서 통용되는 ‘매절계약’은 회사가 저작권에 대한 일정 금액을 작가에게 지급한 뒤 향후 저작물의 이용권한을 모두 갖는 형식의 계약을 의미한다. 작품을 기반으로 다양한 형태로 2차 창작활동이 이뤄지는데, 만약 해당 작품이 크게 히트를 쳐서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돼 추가수익이 발생해도 원작자는 이에 대한 권한을 주장할 수 없다.

지난 8월 이날 김준구 네이버웹툰 대표는 네이버웹툰 작가들의 수익 규모를 공개하면서, “전체 대상 작가의 연간 평균 수익은 2억8000만원에 달했다”고 말했다. / 네이버웹툰의 밋업행사 화면 갈무리.
그렇기 때문에 업계 관행상 매절 계약은 저작권을 가져오는 대가로, 높은 원고료를 지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네이버는 높지 않은 원고료 조건을 제시하면서도, 작가들에게 매절 계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해왔다는 주장이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작가는 "매절은 보통 높은 원고료를 전제로 한다. 그런데 네이버는 회당 100만원쯤을 조건으로 내걸고 이같은 계약 체결을 요구해왔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런 계약은 외부 에이전시 등을 통해서 이뤄진다. 작가는 "네이버는 웹툰 스튜디오인 와이랩에 투자했고 와이랩은 웹툰 학원 아카데미를 운영한다"며 "네이버는 이같은 여러 관계망들을 이용해서 매절 계약을 체결할 작가들을 구하고 이런 식의 계약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비슷한 불공정 관행들이 3년 전쯤부터 지속돼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네이버 시리즈가 에이전시 등에 작품 하청을 주는 과정에서, 런칭 이후 3년까지는 수익을 별도로 지급하지 않는 등의 조건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진행돼 왔다고 들었다"며 "네이버가 외부 에이전시들에게 '알아서 이같은 계약을 만들어오고, 회사도 이 과정에서 알아서 수익을 가져가라'고 하는 시스템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네이버웹툰'과 함께 ‘네이버시리즈'를 통해 웹툰과 웹소설 등을 유통한다.

네이버가 비합리적인 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경우도 빈번하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에는 네이버웹툰이 초장기 웹툰 연재를 요구하면서, 한꺼번에 수익 분배와 저작권 계약 체결을 요구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네이버가 에이전시에 (일상생활 웹툰이 아님에도) 무조건 300화를 연재하자는 식의 초장기 연재 계약체결을 요구하기도 한다. 300회면 5년, 6년, 7년이다"며 "그런데 이같은 장기 연재는 중간에 작가 건강 문제나 정산 협상력의 변화들이 일어날 수 있다. 당연히 작가들은 거부한다. 중간업체들만 안달이 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인터뷰에 응한 한 작가는 "에이전시는 네이버가 작업물을 통과시켜줘야만 론칭될 수 있다. 목적이 납품이기 때문에 네이버 말을 들을 수밖에 없다. 다수 신인작가들은 어떻게서든 네이버에서 작품을 연재하길 바란다. 모두들 네이버 요구를 수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조선DB
공인중개사들, 타 플랫폼에 정보제공 못하고 "네이버가 중개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 불안감

2020년 9월 공정위는 네이버 부동산이 부동산정보제공업체(입점업체와 비슷)들이 동시에 다른 플랫폼(다음카카오)을 이용하는 것을 방해하는 ‘멀티호밍(Multi-Homing) 차단’을 했다며 네이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0억3200만원을 부과했다. 네이버가 2015~2017년 부동산정보업체(CP)라 불리는 부동산뱅크, 부동산114, 매경부동산, 한경부동산 등과 '제3자에게 확인매물 정보를 제공하지 않겠다'라고 맺은 계약이 멀티호밍 차단이라고 본 것이다.

네이버는 공정위 제재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네이버는 확인매물 정보가 네이버 고유의 발명품으로 타사와 공유가 불가한 시스템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학환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정책고문(숭실사이버대 교수)은 확인매물 시스템이 이전과 달리 네이버 고유의 시스템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네이버가 확인매물 시스템을 구축했을 당시엔 매물이 진짜인지 허위인지를 가려내는 시스템을 가진 업체가 네이버 밖에 없었다. 하지만 2020년 10월 공인중개사법이 개정되면서 중개대상물 표시 광고를 상세하게 기재하도록 했다. 허위매물을 올릴 수 없는 엄격한 구조가 된 셈이다. 허위매물이 올라오면 공인중개사에게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된다. 또 국토교통부 역시 예산을 들여 허위매물을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따라서 김학환 정책고문은 "네이버가 다른 부동산중개플랫폼업체에 매물 정보를 공유하지 못하게 막는 행위는 독점적 지위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타 업체의 시장 진입을 막은 것이다"라고 말했다.

부동산 중개업자의 불안감은 커져가고 있다. 지난 7월 네이버는 허위매물을 근절하기 위해 중개인이 네이버부동산에 매물을 내놓을 때 매물 당사자의 주소나 연락처, 네이버 아이디 같은 추가 개인정보를 입력하기로 약관을 개정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업계에서는 ‘신 홍보확인서’를 발급하겠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는 "소비자에게 매물을 내놓는 시점부터 개인정보가 수집되는데 이 정보들이 어떻게 저장되고 관리될지 알 수 없다"며 반발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계약 내용이나 매물 소유자의 재산 등 모든 정보가 입력되는데 데이터가 쌓이면 추후 네이버가 매물의 움직임이나 전월세 계약기간이나 금액을 다 가지게 되는 것이다"라며 "이렇게 모은 데이터에 기반해 네이버가 중개시장에 뛰어든다면 공인중개사 업계가 잠식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토로했다.

업계 반발이 거세자 네이버는 한발 물러선 상태다. 이들과 협의해 합의점을 찾아 대안책을 내놓겠다는 입장이다. 현재 진행 상황을 묻는 IT조선의 질문에 네이버 관계자는 "공인중개사들과 협의를 위해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답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T조선 뉴스레터 를 받아보세요! - 구독신청하기
매일 IT조선 뉴스를 받아보세요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