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안부·과기부, 클라우드 전환 방식 놓고 불협화음

류은주 기자
입력 2021.10.19 06:00
클라우드 전환 방향을 놓고 행정안전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입장차가 크다. 행안부는 공공이 운영 관리하는 클라우드로 시스템을 쓰겠다는 생각이지만, 과기정통부는 보안만 담보할 수 있다면 민간 클라우드를 써도 무방하다는 입장이다.

1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행정안전부 등에 따르면, 두 부처는 공공 클라우드 전환 시 민간 클라우드를 더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론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

​​▲클라우드 이미지 / 픽사베이
과기정통부는 ‘3차 클라우드컴퓨팅 기본계획’을 통해 공공부문의 민간 클라우드 우선 이용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행정·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을 클라우드로 전환하고, 6대 공공분야의 주요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구축·고도화하는 내용도 담았다.

행안부도 공공 클라우드 전환이라는 큰 틀에는 이견이 없다. 행안부는 2025년까지 모든 행정·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이 클라우드 기반 통합관리 운영 환경으로 전환한다고 7월 밝혔다.

하지만 국가안보, 수사·재판, 내부업무 등 행정기관의 중요정보와 민간클라우드센터를 통해 처리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되는 공공기관 민감정보를 처리하는 시스템의 경우 공공클라우드 센터를 이용해야 한다는 원칙을 내세운다.

공공 클라우드 센터는 국가안보, 수사, 재판, 내부업무처리 등 중요도가 높은 정보시스템을 통합 관리하기 위해 행정기관 등의 장이 설치·운영 중인 데이터센터 중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정한 데이터센터다. 현재 대전과 광주센터가 구축돼 있고, 대구센터는 구축이 진행 중이다.

하지만 일부 클라우드 업계는 공공 클라우드 센터 활성화가 민간 클라우드 이용 활성화를 저해한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실제로 민간 클라우드 확산을 추진 중인 과기정통부의 요청으로 공공 클라우드 센터 추가 지정은 보류된 상황이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이 같은 문제가 지적됐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행안부의 무지로 정부가 스스로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이상한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보다 사이버 보안 기술이 앞선 미국 정부도 민간 클라우드를 적극 이용하고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당시 윤 의원은 "클라우드 전환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를 활용해 인공지능(AI)이나 사물인터넷(IoT) 같은 신기술을 공공서비스에 도입하며, 민간이 공공의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게 하자는 취지인데 정부 주도 센터 운영은 데이터만 모아 둔 곳이 될 것이다"며 "공공 클라우드 센터장은 센터장이 책임을 지고, 민간 클라우드 이용 시 기관장이 책임지도록 규정해놓으면 기관장들이 책임을 지기 싫어서 다 공공 클라우드 센터로 가려고 할 것이다"고 질타했다.

민간 클라우드 활성화를 위해서는 행안부의 공공 클라우드 센터 추진 정책을 전면 수정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과기정통부와 행안부가 협의를 거쳐 대책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국감 이후에도 이렇다 할 논의의 진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업계에서는 행안부 산하 공공기관은 공공 클라우드 센터를 이용하고, 그 밖에 산하 공공기관은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하는 방향으로 양 부처가 협의했다는 얘기가 돌기도 했지만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단순히 부처로 공공과 민간 클라우드 사용을 나누기보다는 내부 업무시스템 내용에 따라 민간 클라우드를 쓰면 효율이 좋은 것들을 우선 민간으로 전환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그러다보니 올해와 내년 이전하는 대부분의 시스템은 민간 클라우드 전환이지만, 2023년부터 대부분 공공 클라우드 센터로 이전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공공 정보시스템 클라우드 전환 계획 / 행안부
행안부 ‘행정·공공기관 정보자원 인터넷 기반 자원 공유(클라우드) 전환·통합 추진계획’에 따르면 공공부문 정보시스템 46%가 민간 클라우드를 이용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는 그보다 더 많은 시스템을 민간클라우드로 이전하겠다는 방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민간 클라우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에서 민간 클라우드를 활용하자는 것에서는 부처가 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며 "다만, 행안부는 안정적 서비스 운영이나 망 분리 상황 때문에 공공에서는 민간 클라우드 쓰지 못하는 영역들이 많이 있다 생각하고, 과기정통부는 기술이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보안성 등의 문제 해결이 가능할 것이라 보기에 중앙부처나 지자체 내부 업무 시스템도 민간 클라우드를 쓰면 효율이 좋은 것들이 있으니 제도개선 논의를 제안하는 상황이다"

행안부는 중앙부처의 시스템은 국정자원(대전·광주)에 배치하고, 공공기관은 국정자원 대구센터에 우선 배치하고 공공물량 수용공간이 부족한 경우 신규 센터에 분산 배치하겠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7월 협의 이후 특별히 업데이트된 내용은 없다"며 "민간에서 그런 우려가 있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공공 클라우드 센터를 원하는 공공기관이나 지자체들을 수용할 수 있어야 하는 공간을 확보해야 하므로 대구 센터의 상황을 지켜본 후 결정하려고 한다"며 "대구 공공 클라우드 센터의 공간이 남는다면 굳이 추가 지정할 필요도 없으며, 아직 센터를 구축 중인 지금 논의를 하는 것이 시기상조라 판단해 공공기관의 정보시스템을 대구 센터에 넣는 것에 대한 논의를 보류시킨 상태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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