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이 남성보다 '내집'을 선호하는 이유

서믿음 기자
입력 2021.10.20 06:00
[북리뷰] 자본 체력

빚이 1800만원인 A와 빚이 1억8000만원인 B가 있다. 누가 더 자산이 많을까? A? 아니다. 정답은 B다. 이는 ‘빚'과 ‘부채'의 해석과 연관되어 있는데, 같은 말 같지만 실은 두 단어는 미세한 차이를 지닌다. 빚은 흔히 ‘빚독촉' ‘빚더미’처럼 부정적인 뉘앙스로 많이 사용되며, ‘갚아야 하는 것’에 그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반면 부채는 금융언어로 "갚아야할 재화나 용역인 동시에 자산으로 묶인다는 뜻"을 지닌다. 예를 들어 순자산 30억원에 부채 20억원이면 총자산은 50억원이란 얘기다. "타인자본을 가지고 내 자산으로 표시하는 언어가 바로 ‘부채'인 것"이다. 그래도 빌린 건 내 돈이 아니지 않느냐고? 금융학적으로는 돈을 빌리는 능력인 ‘신용’도 ‘자산'으로 평가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신용자산'이라고 『자본 체력』(알에치코리아)의 저자 닥터마빈은 말한다.

신용자산이 가장 흔히 적용되는 대상은 집이다. 집은 인간의 보편적 욕구와 관련있는 ‘부동산'으로, 놀랍게도 매슬로우의 인간 욕구 5단계에 모두 적용된다. 먼저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는 주거로서의 집으로 인간의 기본 욕구를 해소한다. 둘째로 안전과 재테크 수단으로, 신체적 위험으로부터 안전과 보호를 유지하려는 욕구이다.

셋째는 소속의 욕구로 집단에 소속되고 싶은 욕구를 충족한다. 강남4구, 마용성(마포, 용산, 성동)이란 말이 인기를 끄는 건 그런 이유에서다. 넷째는 계층과 계급으로 존경받기 원하는 욕구로 계급화를 원하는 소속 욕구와 맥을 같이 한다.

재미있는 건 남자보다 여자가 집을 살 확률이 더 높다는 점이다. 저자에 따르면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남녀가 조금씩 다르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부동산 시장을 ‘분석'하는 경향"이 있고 여자는 "실제 필요와 본능을 고려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8년 기준 1인 가구 성별 주거 점유 형태를 보면, 여성 1인 가구 주거 형태의 42.7%는 ‘자가'인 반면 남성 1인 가구 자가 비율은 18.3%에 불과했다. 자가 비율이 여성이 남성보다 2배 이상 높게 나온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이유에서일까. 첫째 ‘안전의 욕구'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2018년 사회조사결과'에 따르면 사회의 주된 불안 요인으로 남자는 ‘국가안보(20.9%, 1위)를 꼽았고, 여자는 ‘범죄발생(26.1%, 1위)을 꼽았다. 즉 "여성은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생활 안전에 더 민감하고 남성은 대외적으로 일어나는 국방, 안보에 더 민감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여성은 외부 불안 요소로부터 나를 보호해 줄 수 있는 나만의 집을 필요로 하며 주택보다는 아파트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둘째는 ‘주거 안정성’이다. 저자는 일반적으로 ‘내 집'이 생기게 되면 "여성은 임신, 출산 계획에 관대해지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2세 계획에 부담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한다. "누군가는 전월세나 자가나 같은 집인데 뭐가 다르냐고 묻지만, 옮겨 다니거나 눈치 볼 필요 없는 내 집이 주는 안정성은 다른 이야기"라고 첨언한다. "실제로 임신, 출산 시기에 집에 오래 있는 사람이 여성"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런 부동산, 아니 투자 지식을 여러 사례와 함께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서믿음 기자 mese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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