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5G) 이동통신 가입자가 1780만명을 넘어섰지만 5G 전용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는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큰 차별점이 없는 5G 서비스와 콘텐츠를 제공한 결과다.

20일 양정숙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 의원(무소속)은 ‘5G 전용 서비스 인식 및 이용현황’ 정책 보고서를 내고 이같은 사실을 밝혔다.

5G 전용 서비스는 5G를 기반으로 이통 3사가 각각 제공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SK텔레콤에는 5GX Cloud(클라우드) 게임과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ifland)가 있다. KT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시즌(Seezn)과 리얼지니팩, 게임박스(GameBox) 등이, LG유플러스의 경우 유플러스(U+)프로야구와 U+골프, U+아이돌라이브(Live) 등이 있다.

양정숙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 / 양정숙 의원실
양정숙 국회 과방위 소속 의원 / 양정숙 의원실
이번 정책 보고서에 따르면, 5G 가입자 중 72.1%가 5G 전용 서비스 존재를 모르고 있었다. 5G 전용 서비스 인지도가 낮은 만큼 이용률도 낮았다. SK텔레콤(79.7%), LG유플러스(66.9%), KT(59.7%) 가입자 순으로 5G 전용 서비스를 이용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 의원은 5G 서비스를 부각할 수 있는 콘텐츠가 부재했던 것이 이같은 결과로 반영됐다고 짚었다. 이통 3사가 제공하는 5G 전용 서비스가 기존 LTE 때 서비스와 별반 다르지 않은 점도 5G 전용 서비스 인식을 낮추는 원인이 됐다는 설명을 더했다.

5G 전용 서비스를 경험한 가입자가 가장 자주 이용한 서비스는 LG유플러스의 유플러스(U+)프로야구다. 매주 3~4회에 걸려 1시간 이상 해당 서비스를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5GX 클라우드 게임은 주 1~2회 30분 미만의 이용 통계가 나왔다. KT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인 시즌은 월 1~2회 60분 미만의 이용 통계를 보였다.

5G 요금제 만족도는 14.8%에 불과했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부정 답변은 47.9%를 차지했다. 5G 콘텐츠 다양성 만족도 역시 20.2%로 낮았다. 불만족 답변은 34.2%가 나왔다.

양 의원은 5G 요금제가 롱텀에볼루션(LTE) 요금제 대비 최저요금 구간에서 1만2000~2만2000원 높음에도 소비자가 LTE 서비스보다 차원이 높은 5G 전용 서비스를 누리지 못하면서 이같은 결과가 반영됐다고 짚었다.

5G 전용 서비스 인식 및 이용현황 정책 보고서에 나온 5G 요금제 가격 만족도 통계 / 양정숙 의원실
5G 전용 서비스 인식 및 이용현황 정책 보고서에 나온 5G 요금제 가격 만족도 통계 / 양정숙 의원실
5G 통신 품질 만족도에선 부정과 긍정 답변이 비슷했다. 부정 답변이 34.3%, 긍정 답변이 30.2%를 차지했다. 다만 5G 서비스 전반적인 만족도를 살핀 항목에선 부정적 답변이 38.3%로 주류였다. 긍정 답변은 23.9%로 14.4%p 차이가 났다.

양 의원은 통신 품질이 꾸준히 개선되고 있음에도 소비자가 5G 서비스에서 불만이 높은 것은 기존 LTE 서비스와의 차별화 실패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용 서비스 홍보와 소비자 체험이 부족한 점도 이같은 결과를 낳았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이통사의 투자 확대와 서비스 개선이 필요하다는 게 양 의원 주장이다.

그는 "1780만 5G 가입자는 기존과 다른, 새롭고 다양한 5G 서비스 이용을 원한다"며 "차별화한 통신 품질과 전용 서비스를 기대하면서 비싼 요금을 지불하고 있지만 정작 이통사는 LTE와 다르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통사가 수익을 좇아 가입자 늘리기에 급급하다 보면 국민 마음과 멀어지고 진짜 5G 서비스가 늦어져 장기 관점에서는 이통사에 좋을 게 없다"며 "올해 1, 2분기 이통 3사 영업이익이 총 2조2000억원을 넘어섰다. 이통 3사 이익 확대가 가입자를 위한 투자 확대로 이어져야 소비자와 이통사가 함께 성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5G 가입자는 2019년 4월 국내 첫 상용화 이후 그해 12월 466만명을 기록했다. 2020년 12월에는 1185만명으로 늘었다. 올해 8월 말 기준으로는 1780만명을 기록해 2019년 대비 3.8배 이상 늘어난 상황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