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칼럼에서는 판화작품의 역대 경매 거래 데이터 분석결과를 공유하려 한다.

판화는 1998년부터 2021년까지 총 454명의 작가의 3153작품이 3714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됐다. 이는 지난 21년간 약 561회의 재거래가 시도됐음을 시사한다. 지난 칼럼에서 논의했던 서예작품의 경우 총 407명의 작가의 1811작품이 2012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됐고, 1998년부터 2021년까지 총 371명의 작가의 1743작품이 1970회에 걸쳐 경매에 출품됐음을 감안하면 조각과 서예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의 판화가 거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998년부터 2021년까지 거래된 판화들의 낙찰가 평균은 약 1900만원이었고 가장 비싸게 거래된 작품은 2007년 9월 15일 삼성동 무역센터 코엑스 3층 컨벤션홀에서 열린 서울옥션의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 1부’에서 약 27억원에 거래된 앤디 워홀의 ‘자화상’ 이다.

앤디 워홀은 팝아트를 이끈 미국의 화가이자 영화 제작자로 통조림 깡통, 콜라병, 영화배우 초상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것들을 작품의 소재로 삼았다. 실크스크린이라는 인쇄 방법을 이용해 작품을 대량으로 찍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다음 표는 판화작품들의 연간 총 낙찰액 추이를 나타낸다.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위 표를 보면 판화작품들은 2007, 2008, 2010, 2014년 그리고 2020년에 총 낙찰액이 높았던 것을 알 수 있다. 2007년에 낙찰된 92억원 중 27억원은 ‘자화상’의 거래가 차지하고 있으나 이를 감안하더라도 다른 조각작품들의 거래액이 65억원이었기에 2007년 또한 거래금액이 높은 해로 볼 수 있다.

경매 전 전문가의 의견을 토대로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가 발표되며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의 차이가 클수록 작품의 가치에 대한 예측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이다. 그렇기에 컨센서스 밴드의 크기는 전문가들이 판단한 작품 가치의 불확실성의 정도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다.

다음 표는 판화 작품들의 컨센서스 밴드 추이를 나타낸다.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 아트파이낸스그룹 ‘경매데이터 분석 시리즈’
같은 기간 동안 최대 추정가를 최소 추정가로 나눈 컨센서스 밴드는 1.21에서 1.87 사이에서 변화했고 2012년까지는 1.21에서 1.48 사이를 오가다가 2013년을 기점으로 컨센서스 밴드의 레벨이 높아졌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전문가들의 판화작품에 대한 낙찰가 예측에 대한 불확실성이 2013년부터 높아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판화작품 경매의 경우 총 3714건의 경매 중 44.36%인 1649건이 최대 추정가와 최소 추정가 사이에서 낙찰됐고 55.64%인 2068건의 경매가 유찰되거나 추정가 범위 밖에서 낙찰됐다.

이번 칼럼에서는 판화작품의 경매데이터를 이용해 예술품 거래 데이터 분석이 어떻게 이뤄지고 어떠한 의미를 가질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했다. 앞으로도 칼럼을 통해 다양한 데이터 분석 결과를 논의하도록 하겠다.

이번 칼럼을 위한 데이터 분석과 해석을 도와준 아트파이낸스 그룹의 데이터분석 담당, 류지예 팀장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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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훈 교수(PhD, CFA, FRM)는 홍익대 경영대 재무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학계에 오기 전 대학자산운용펀드, 투자은행, 중앙은행 등에 근무하며 금융 실무경력을 쌓았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 박사를 마치고 자본시장연구원과 시드니공과대(University of Technology, Sydney) 경영대에서 근무했다. 주 연구분야는 자산운용·위험관리·ESG금융·대체투자다. 금융위원회 테크자문단, 글로벌 ESG, 한국탄소금융협회 ESG금융팀장을 포함해 현업 및 정책에서 다양한 자문 활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