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애플, 구글 등 IT 공룡들이 잇따라 IT 신제품을 공개 중이다. 제품 흥행에 따라 이들에 미니LED·OLED 패널을 공급하는 디스플레이 업계도 덩달아 특수를 누린다. 기대감이 클 수밖에 없다.

애플은 18일(현지시각) 미국 캘리포니아 쿠퍼티노의 본사 애플파크에서 온라인로 진행한 행사를 통해 고성능 노트북 ‘맥북프로’를 공개했다. 16인치와 14인치 모델로 출시되는 맥북 프로는 아이패드 프로에 활용된 미니 LED 기술을 탑재한 ‘리퀴드 레티나 XDR 디스플레이’를 장착했다.

신형 맥북프로 14·16인치 모델 / 애플
신형 맥북프로 14·16인치 모델 / 애플
시장조사업체 DSCC에 따르면, 맥북 프로에 탑재된 미니 LED는 LG디스플레이와 샤프가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패드 프로에도 같은 미니 LED를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아이폰13 기본형과 미니에 OLED 패널을 삼성디스플레이와 함께 공급하고 있다. 애플이 2023년 12.9인치 아이패드 신제품에 도입할 OLED 패널 공급을 놓고도 LG디스플레이와 삼성디스플레이의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중소형 OLED 패널 투자를 확대하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장악해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LG디스플레이는 8월 파주 사업장 내에 3조3000억원을, 베트남 하이퐁 캠퍼스에 1조6200억원을 각각 투자해 중소형 OLED 생산라인을 구축할 방침이다.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왼쪽)와 갤럭시플립3 / 삼성전자
삼성전자 갤럭시Z 폴드3(왼쪽)와 갤럭시플립3 /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폰 시장 확대라는 호재를 만나 더 큰 수혜가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갤럭시Z폴드3, Z플립3가 출시 39일 만에 국내 판매 100만대를 돌파하면서 흥행에 성공했다. 20일에는 소비자가 원하는 색상을 직접 고르는 ‘갤럭시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을 추가로 선보였다.

삼성전자에 폴더블 OLED를 독점 공급하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폴더블폰 패널 생산 대응을 위해 베트남 공장 폴더블폰 모듈 라인 증설을 추진 중이다. 증설에 나설 경우 폴더블폰 패널 생산능력은 연간 1700만개에서 2500만개로 50%쯤 늘어난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갤럭시Z 시리즈 공급이 본격화된 3분기에 폴더블 OLED 370만개를 출하했다. 4분기에는 출하량이 450만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옴디아는 폴더블 OLED 출하량이 올해 1000만개에서 2025년 6600만개로 가파르게 증가해 향후 5년간 연평균 61%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구글이 19일 공개한 신형 스마트폰 픽셀6 프로에도 120㎐ 주사율을 지원하는 LTPO 방식 OLED 패널을 전량 공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120㎐의 주사율을 지원하는 LTPO 기반 OLED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유일한 제조사다. 아이폰13 프로와 프로맥스를 삼성디스플레이가 단독으로 공급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폴더블 아이폰 출시에 맞춰 폴더블 OLED 시장 진출 기회를 엿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2023년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애플과 LG디스플레이는 갤럭시Z폴드처럼 안으로 접히는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패널을 개발하기 위해 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진다.

디스플레이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기기용 OLED 시장이 점차 역성장 하는 추세지만 폴더블 OLED와 같은 신기술을 확보한 기업에는 향후 몇년이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는 시기다"라고 설명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