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게임, 아마존·알리 점령했지만…쇼핑 IP 사업은 실패작

김형원 기자
입력 2021.10.21 06:00
한국이 낳은 넷플릭스 메가히트작 ‘오징어게임'이 미국 아마존 등 글로벌 e커머스 플랫폼을 점령했다. ‘달고나 키트'를 필두로 마스크와 초록색 체육복, 등장인물 번호가 적힌 티셔츠 등 관련 상품이 넘쳐나고, 트위터 등 SNS 상에서도 오징어게임 관련 상품의 인기는 쉽사리 확인할 수 있다.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오징어게임이 콘텐츠로서는 대성공을 거뒀지만, 상품 라이선스 사업측면에서는 실패작이란 평가가 나온다. 콘텐츠 지식재산권(IP) 사업은 관련 상품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라이선스 수익이 당연하지만, 오징어게임 상품이 불티나게 팔려도 넷플릭스가 가져갈 수익은 거의 없다.

오징어게임 / 넷플릭스
20일 캐릭터 라이선스 업계에 따르면, 특정 상품에 캐릭터 등 IP를 빌려주고 얻는 수익은 통상 판매수익금의 2~5% 수준이다. 특정 업체와 오징어게임 IP 사용권을 2%로 계약했다고 가정했을때 1000억원의 상품 매출이 발생하면 20억원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징어게임에 등장해 글로벌 메가히트 상품으로 등극한 ‘달고나', ‘●▲◼︎’ 도형이 그려진 마스크와 티셔츠, 초록색 체육복 등 어느 하나 라이선스 수익이 발생하는 상품이 없다. 그나마 최근 국내 온라인 패션플랫폼 무신사가 오징어게임 공식 체육복 상품을 내놓은 것이 라이선스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의 전부다.

캐릭터·콘텐츠업계 시각에서는 크게 실패한 사업이다. 콘텐츠는 상품 라이선스 사업을 통해 수익구조를 만들어야 하는데, 넷플릭스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월트디즈니가 마블 히어로 영화로 막대한 상품 라이선스 수익을 창출한다는 점과 비교할 때 상대적이다.

글로벌 메가히트작이 된 ‘오징어게임'으로 상품 라이선스 수익을 올리지 못한 책임은 전적으로 넷플릭스에 있다. 콘텐츠 완성도를 위해 제작의도를 훼손하지 않는다는 기본 방침은 박수칠만 하지만, 지식재산권을 주장할 수 있는 상품 한두개 쯤은 고민을 거쳐 드라마 속에 녹여놨어야 된다는 것이 콘텐츠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콘텐츠 업계 한 관계자는 "콘텐츠는 초대박을 쳤는데 관련 상품으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운 점이다"며 "넷플릭스는 월트디즈니처럼 상품 라이선스 사업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라고 지적했다.

오징어게임 상품 열기는 미국 아마존이나 중국 알리익스프레스에서도 옅볼 수 있다. 아마존에서 ‘오징어게임(Squid game)’과 ‘달고나(Dalgona)’를 검색하면 관련 상품이 쏟아져 나온다. 사용자 리뷰도 타상품 대비 많아 그만큼 잘 팔리고 있다는 것을 증명한다.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오징어게임 관련 상품이 빠르게 늘고 있다. 데이터분석업체 아이템스카우트에 따르면 ‘오징어게임’을 키워드에 활용해 등록된 상품수는 9월 4주(9월 19일~ 9월 25일) 2296건에서 3주만인 10월 2주(10월 4일~10월 7일)에 1996% 증가한 4만8113건을 넘어섰다.

드라마에 등장한 주요 게임 소재와 소품들의 등록상품도 증가했다. ‘달고나’는 등록상품수가 19% 증가하고 검색수가 842% 늘었다. ‘구슬치기’는 등록상품수가 10% 늘었으며, 주인공이 안주로 고른 ‘삼양라면’은 키워드 검색수가 9월 4주 4050회에서 10월 1주 1만690회, 10월 2주 1만5060회로 3주 사이에 무려 272% 증가했다. 오징어게임 등장인물들이 입은 초록색 운동복은 ‘오징어게임 트레이닝복’이라는 키워드와 함께 10월 1주부터 등록상품이 늘어 전주 4411건과 비교해 200% 증가한 1만3229건을 기록했다.

넷플릭스 오징어게임은 상품 라이선스 사업에는 실패했지만, 콘텐츠로서는 대성공을 거뒀다. 넷플릭스는 19일(현지시간) 3분기 실적 발표를 통해 유료 가입자가 438만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누적 가입자는 2억1360만명으로 늘었다.

넷플릭스에 따르면 9월 중순 오징어게임 공개 이후 4주 동안 세계 1억4200만명이 오징어게임을 시청했다. 넷플릭스는 "오징어 게임이 틱톡에서 각종 밈을 만들어내며 420억회 이상 조회 수를 기록했고 문화적 시대정신을 관통했다"고 평가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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