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선물 기반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에 장밋빛 전망이 쏟아지고 있다. 업계의 오랜 숙원 사업이 달성되면서 이달 적어도 두 개의 비트코인 ETF가 추가로 출시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다만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커 신규 투자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주식·펀드 투자자 유입 기대 ↑…"비트코인 인식·규제 변화"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프로셰어즈의 비트코인 선물 ETF가 19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되면서 가상자산 거래 경험이 없는 투자자가 대거 유입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롭게 가상자산 거래소에 가입해 계정을 만드는 등 복잡한 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주식이나 펀드에 투자했던 방식 그대로 비트코인에 간접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제 어디서나 매매가 가능한 점도 진입 장벽을 낮춘다.

마이클 사피어 프로셰어즈 최고경영자(CEO)는 CNN을 통해 "비트코인 ETF는 주식과 ETF에 익숙하지만 가상자산 거래소에 계정을 만드는 번거로움과 학습을 원치 않는 많은 투자자에게 비트코인 투자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비트코인 선물 ETF는 시카고 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을 추종한다. CME는 연방정부와 상품선물거래 위원회(CFTF)의 엄격한 관리감독과 규제를 받는다. 선물 ETF는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현물 기반 ETF보다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실물을 보유할 필요가 없어 투자 위험이 줄어든다는 장점도 지닌다.

브룩 피어스 비트코인 재단 회장은 CNN과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ETF 승인은 업계의 분수령이 됐다"며 "개인 투자자가 ETF를 통해 비트코인에 투자할 수 있는 시대가 시작되고 비트코인과 가상자산에 대한 국가와 글로벌 기반의 추가 검증 역할을 할 것이다"라고 내다봤다.

비트코인 ETF는 상장 첫날 4.9% 상승 마감으로 성공적인 데뷔를 알렸다. 자산운용사 펀드스트랫 톰리 전략가는 올해 비트코인이 10만달러(약 1억2000만원)을 돌파하고, 비트코인 ETF 시장에 500억달러(약 59조원)가 유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달 추가 승인 예상...신중론도

프로셰어즈를 시작으로 비트코인 ETF 추가 승인 가능성도 점쳐진다. 블룸버그는 이달 증권거래위원회(SEC)가 가상자산 자산운용사 발키리 인베스트먼트와 반에크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를 추가 승인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발키리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발키리가 신청한 비트코인 ETF의 종목 코드는 BTFD로 개인 투자자를 겨냥했다는 특징을 가진다. 아후 파이낸스에 따르면 리아 월드(Leah Wald) 발키리 대표는 "소셜 미디어에서 우리의 초기 시세에 대한 압도적인 피드백을 보았다"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들 기업에 정통한 관계자들을 인용해 거절 가능성이 낮다고 전하면서도 SEC가 신청의 일부 또는 전체를 승인하거나 비승인, 또는 연기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이밖에 5개의 다른 회사가 비트코인 ETF를 상장하기 위해 SEC에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에 대한 결정은 몇 달 안에 내려질 예정이다. SEC는 새로운 ETF에 대해서는 총 75일 간 검토한다.

일부 전문가, 비트코인 잠재적 위험 경고

가상자산 안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전문가도 등장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프로셰어스 비트코인 ETF에 고유한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비트코인 ETF 승인이 되레 가격 변동성을 조장한다고 우려다.

매체는 "비트코인 선물 펀드에 투자하기 전에 잠재적인 위험과 이점을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비트코인 ETF 승인이) 최근 랠리를 강화할 수 있다"는 글을 트위터에 올린 기관의 경고를 소개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규제 기관이 암호화폐에 대한 불신을 완전히 버리고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SEC는 여전히 비트코인에 대해 회의적이라고 보도했다. 아울러 감독기관은 비트코인 ETF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면서 더 많은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압력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현물기반 비트코인 ETF가 승인될 가능성을 낮게 봤다.

일각에서는 비트코인 ETF가 출시될 수 있다는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의 발언을 과대 평가해서는 안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가상자산 투자사 아르카의 제프 도먼 최고 투자 책임자(CIO)는 "시장은 겐슬러 위원장이 시카고상품거래소와 비트코인에 대해 언급했던 공식 멘트를 지나치게 강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존 컨리프(Jon Cunliffe) 영란은행(BOE) 부총재는 가상자산 거래 규모를 근거로 들며 비트코인이 금융 안정성에 문제를 발생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가상자산 시장 규모는 2조3000억달러(약 2704조원)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서브프라임 모기지 담보부 증권 시장의 규모는 1조2000억달러(약 1411조원)이다.

조아라 기자 archo@chous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