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빅테크 창업자인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김범수 카카오의장이 국정감사장에 출석해 소상공인과 상생을 위한 협력이 미진했다는 점을 인정했다. 다만 이들은 해외 빅테크 기업과 경쟁상황을 강조하면서 규제에 대한 ‘역차별' 우려를 표현했다.

이해진 네이버 GIO(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이해진 네이버 GIO(왼쪽)와 김범수 카카오 의장이 21일 국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 국회방송 화면 갈무리
이 GIO와 김 의장은 21일 오후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종합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해진 GIO는 "네이버는 매출이 커졌다고 전자상거래 수수료를 더 받지 않았다"며 "처음 진입하거나 영세한 소상공인을 위한 특별한 프로모션도 있지만 더 낮출 수수료 문제가 있는지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소상공인 협력은 매우 오랫동안 여러 형태로 애써왔지만 여전히 미진하고 부족하다"며 "더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경영진과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김범수 의장도 "상생안에 대해서 카카오 내 계열사 대표와 모여 밀도 있게 이야기하고 있다"며 "현실적이고 적극적인 대안에 포커스를 두고 논의한 후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인적으로 플랫폼이 수수료 이익을 독점하면 안 된다는 생각이 있다"며 "미흡한 부분이 개선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특히 플랫폼 산업이 성숙해지면 수수료를 낮출 수 있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플랫폼 구축 초반에는 투자나 여러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데 문제점이 생길 수 있다"며 "생태계가 구축된 후에는 수수료나 그 속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좀 더 많은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있는 구조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카카오택시 등 사업을 운영하는 카카오모빌리티에 대해서도 "카카오택시는 아직 플랫폼 구축 과정에 있다고 본다. 수익을 안정적으로 내는 형태가 아직 아니다"라고 말했다.

빅테크 규제론엔 우려 표시 … "해외업체과 경쟁 버거운 상황"

이해진 GIO와 김범수 의장은 최근 국내에서 부상하는 테크 규제론에는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구글과 유튜브 등 글로벌 빅테크 진출로 국내에서도 충분한 경쟁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규제 도입으로 인해 국내 기업들이 ‘역차별' 상황에 놓여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GIO는 "국내 시장은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해외 업체가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며 "우리가 오히려 시장을 뺏기고 경쟁에서 버거워하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상생 차원에서 규제를 받아들여야겠지만 스타트업을 인수하고 새로운 투자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범수 의장은 카카오의 스타트업 인수합병(M&A)를 통한 ‘문어발식 확장'에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에 우려를 표했다.

그는 "글로벌 기업의 엄청난 규모와 인력에 비해 유일한 대응법은 국내의 재능있는 스타트업과 함께 하는 것이다"라면서 "카카오는 초창기부터 스타트업에 투자하고 M&A를 통해 성장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스타트업이 플랫폼이나 기술만 가지고 헤쳐나갈 수 없는 영역이 있는데, 여기에 카카오 지원을 받아 성장할 수 있는 구조다"라고 덧붙였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