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는 이륙 후 위성 모사체(위성과 중량이 같은 금속 덩어리)까지 분리되는 데 성공했지만, 모사체를 목표 궤도에 안착시키는데 실패했다. 최종 목표는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위성 궤도 안착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며 2027년까지 예정된 추가 발사를 통해 성과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누리호가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이륙하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누리호가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이륙하고 있다. /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오후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가 700킬로미터(㎞) 상공에서 위성 모사체 분리에는 성공했지만 해당 위성 모사체가 목표 궤도에 안착하진 못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위성을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미완의 과제로 남았다"며 "하지만 고도 700㎞까지 (위성 모사체를) 올려보낸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며, 한국이 우주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누리호는 21일 오후 5시 고흥 나로우주센터 제2발사대에서 1.5톤의 위성 모사체를 싣고 이륙했다. 1단 엔진과 페어링, 2단 엔진을 각각 분리한 후 최종적으로 이륙 후 15분 만에 고도 700킬로미터(㎞)에서 위성 모사체를 분리했다.

누리호 발사의 성패는 누리호에서 분리된 위성 모사체가 목적 궤도에 잘 안착했는지 여부에 달렸다. 해당 위성 모사체가 고도 700㎞에서 초속 7.5㎞ 속도로 목적 궤도에 안착한다면 누리호 발사는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은 오후 5시 15분 위성 모사체 분리 후 30분 정도 데이터를 분석한 후 목적 궤도에 안착하지는 못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항우연은 앞으로 2027년까지 누리호를 네 차례 더 발사한다. 이번 1차 발사에 이어 2차 발사는 2022년 5월에 잇다. 항우연은 세부 기술 보완을 통해 추가 발사 때 위성의 목표 궤도 안착을 노린다.

만약 항우연이 향후 발사 시험에서 위성을 목표 궤도에 안착시킨다면, 한국은 1톤급 이상의 실용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국가 목록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현재 관련 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 인도 등 6개국 밖에 없다. 한국이 세계 7번째가 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늦게 시작했지만 오늘 중요한 성과를 이뤘다. 우주를 향한 꿈을 한 층 더 키운다면 머지않아 우주 강국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다"라며 "누리호와 함께 넓은 우주로 새로운 미래를 향해 힘차게 정진하자"고 발언을 마쳤다.

고흥(전남)=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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