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클라우드의 명과 암

류은주 기자
입력 2021.10.23 06:00
아시아 최대 클라우드 업체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한국에 첫 데이터센터를 세우며 국내 시장 공략을 본격화한다. 저렴한 비용으로 클라우드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보안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엇갈린다. 국내에서는 중국 기업의 정보보안 문제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 쿠팡은 중국 계열사에서 이용자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것을 두고 국회의 질타를 받았다. 고객 정보를 유출한 적이 없다고 강하게 부인하던 쿠팡은 결국 21일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림네트워크의 개인정보 위탁 처리 기능을 한국 또는 안전한 지역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중국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것에 국내 여론이 민감하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네이버도 7월 네이버차이나의 개인정보 수탁 업무를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발 개인정보 유출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예방 조치로 풀이된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이미지/ 알리바바 클라우드
중국 빅테크 기업인 알리바바 클라우드도 데이터 보안에 대한 리스크를 해결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최근 온라인 기자간담회를 열고 데이터센터 구축 계획을 밝힌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한국 고객들이 보안 규정 준수와 데이터 주권 문제에 관한 걱정없이 자사 제품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보안 정책이나 계획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이점도 물론 있다. 국내에서는 게임과 미디어 산업이 발달함에 따라 콘텐츠전송네트워크(CDN)와 클라우드의 수요가 늘고 있는데,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2만8000개에 달하는 CDN 노드를 보유하고 있다. CDN 노드 수가 많을수록 빠른 서비스가 가능하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는 가격대비성능(가성비)가 좋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2016년 한국 시장 진출 후 일정 기간 무료 프로모션을 적극적으로 전개 중이다. 국내에서는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사업을 하는 기업이 알리바바 클라우드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해당 지역 국가의 인프라를 활용하는 것이 사업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네이버제페토, 11번가 등도 알리바바 클라우드의 고객사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무료 체험판 안내 이미지 / 알리바바 클라우드 홈페이지 갈무리
알리바바 클라우드가 한국에 데이터센터를 설립하는 목적도 여기에 있다. 국내 데이터를 해외에서 처리하면 법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보호법 준수를 위해 국내 리전을 구축하는 것이다. 보안 리스크를 줄여 더 많은 고객사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개인정보 유출 논란 등 정보보안 리스크가 잔존한다. 국내 데이터가 중국으로 흘러 들어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직원의 부주의나 실수로 유출되는 사례들도 적지 않다. 게다가 중국은 2017년 제정한 국가보안법을 통해 기업들이 국가의 정보 수집에 필요한 자료 제공에 협력하는 것을 의무화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이 중국 정부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것은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다. 알리바바 산하 핀테크 기업 앤트그룹은 중국 정부의 강력한 규제와 단속으로 휘청거린다. 최근 알리바바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의 '공동부유' 기조에 발맞춰 1000억위안(18조원)을 내놓은 것을 두고서 ‘정부 눈치보기’라는 해석이 주를 이룬다. 중국 규제당국은 알리바바를 비롯한 기술기업의 반독점 규제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최대 인터넷 기업 텐센트도 500억위안(9조원) 기부를 약속했다.

알리바바 클라우드뿐만 아니라 해외 클라우드 기업도 비슷한 리스크를 안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유독 중국 정부에 대한 불신이 크다. 이통사들이 5G 장비 구축 당시 중국 기업 화웨이의 통신장비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반발이 유독 강했던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이러한 우려를 잠재울 수 있는 국내 데이터의 구체적인 보안 확보 방안에 대해 질의하자 알리바바 클라우드 측은 형식적인 답변만을 전해왔다.

알리바바 클라우드 측은 "당사는 현지 규정 및 업계 표준을 준수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전 세계적으로 80개 이상의 보안 관련 규정을 준수한다는 내용의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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