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사회 명암…구현모 AI 강조한 날 KT 인터넷은 장애

김평화 기자
입력 2021.10.26 06:00
KT가 자사 인공지능(AI) 사업 전략을 대외로 발표한 날 전국에선 인터넷 접속이 되지 않는 유·무선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KT가 비통신 사업에 주력한 사이 통신 사업에서 중대한 결함이 드러났다. 피해 발생 시간은 1시간 정도였지만 비대면 사회로 접어든 만큼 피해는 삽시간에 전국 단위로 커졌다.

서울 동작구에 있는 KT 고객센터 / KT
5000억 매출 목표로 AICC 사업 키운다는 KT

KT는 25일 오전 온라인으로 기자간담회를 개최해 자사 AI 주력 분야로 AICC(AI 기반 컨택센터) 사업을 꼽았다. KT는 이 자리에서 대기업과 공공 분야, 소상공인에 이르기까지 전 분야에 AICC 서비스를 제공해 ‘모든 국민이 언제나 쉽게 AI를 쓸 수 있는 시대'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KT는 국내 최대 규모인 자사 고객센터 데이터를 학습한 AI 능동복합대화 기술이 타사와 구별된 KT만의 AICC 전략 핵심이라고 짚었다. 능동복합대화 기술이 대화의 맥락을 파악하면서 고객에게 선제적으로 질문을 제안해 의도를 분별하는 기술을 갖췄다는 설명도 더했다. 이같은 기술로 2025년 AICC 사업에서 5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KT는 AICC 사업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AI 통화비서 서비스를 출시했다. 소상공인이 24시간 365일 전화 응대를 할 수 있도록 고객 요청, 주문 사항 관련 전화를 AI가 대신 받아 내용을 앱으로 안내해주는 서비스다.

구현모 KT 대표는 "200여명 개발자가 연구한 KT AI 능동복합대화 기술을 기업사와 공공기관 고객센터로 확산해 24시간 365일 AI가 응답하는 일상을 만들겠다"며 "AI 고객센터와 AI 통화비서 등 AICC 서비스는 AI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KT는 이같은 사업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비통신 사업에 투자와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발언을 더했다.

송재호 AI/DX융합사업부문장은 "KT가 지난해 디지코(디지털플랫폼 기업)를 선언하면서 ABC(AI, 빅데이터, 클라우드)에 본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2년간 매년 2000억원 이상의 투자를 해왔다"며 "앞으로 3년간 1조원 넘는 투자 계획을 정확하게 수립해서 진행하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이어 "900명 이상의 ABC 인력을 확보했다. 앞으로 2000명 이상의 인력을 확보할 계획이다"며 "기술력과 사람 양쪽을 다 강화해 ABC 리더 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덧붙였다.

25일 오후 KT가 자사 홈페이지에 전국 단위 인터넷 장애와 관련한 공지사항을 올린 모습 / KT 홈페이지 갈무리
ABC 강조한 KT, 같은날 통신 장애로 곤욕

KT가 디지코를 앞세우며 ABC 신사업 전략을 강조하는 사이 통신 사업에선 빨간불이 떴다. 이날 기자 간담회가 끝난 직후 전국 단위에서 KT 유·무선 인터넷 장애가 발생했다. 총 장애 발생 시간은 1시간 내외지만 2018년 KT 아현지사 화재 당시 24시간 이상 통신 서비스가 마비됐을 때보다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번 인터넷 장애는 25일 오전 11시 20분경 발생해 낮 12시 45분 복구됐다. 전국 단위에서 인터넷 장애가 발생한 데다 코로나19 확산 이후 비대면 문화가 보편화한 점이 피해 규모를 키웠다. 직장에선 재택근무와 비대면 회의 등에서 문제가 발생했고, 전국 학교에선 영상 수업이 중단됐다.

여기에 점심 시간대였던 만큼 식당과 카페, 편의점 등에서 카드 결제가 불가해 다수 소상공인 사업자와 손님 모두가 불편을 겪었다. 코로나19 특수로 늘어난 배달 주문도 인터넷 장애를 피할 수 없었다. 배달의민족 등 배달 앱 서비스 접속에 문제가 발생해 주문이 불가했다.

KT 망을 쓰는 인천 백령도에선 KT 인터넷 장애로 섬 전체가 고립되는 사태를 겪었다. 인터넷 접속이 끊기고 일부는 전화까지 불가해 백령도 주민의 불편이 컸다.

앞서 KT 아현지사 화재 때는 서울 강북 등 일부 지역에서 통신 장애에 따른 피해가 발생했다. KT는 자체적인 보상 기준을 마련해 110만명의 개인 사용자에게는 1~6개월 통신비를 감면해주고, 1만2000여명의 소상공인에게는 최대 6개월 치의 보상금을 지급하면서 총 70억원을 들였다.

KT는 현재 이번 인터넷 장애와 관련해 보상 여부나 절차 등을 공식화하지 않았다. KT 약관을 기준으로 보면 이번 피해는 보상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 다만 KT 아현지사 화재 때처럼 자체 기준을 마련해 보상에 나설 경우 보상금 지급 규모는 전국 단위인 만큼 과거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KT 측은 문제가 지속하지 않도록 대응에 힘쓰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KT는 홈페이지를 통해 "통신 장애로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장애로 인한 불편이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통신 주무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역시 문제 원인을 찾고재발 방지 대책 등의 후속 절차를 진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는 이날 오전 11시 56분 정보통신사고 위기 경보를 ‘주의' 단계로 발령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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